점심식사 그리고,

소소 일상

by 우사기
tempImageFM6a7t.heic

점심식사 그리고


오늘의 늦은 점심은

송송 썬 대파가 여기저기서 활약하는

평소보다 큰 밥그릇이 돋보이는 집밥이었다.


주말에 주문한 책장이

금요일 도착한다는 문자가 있었고,

내일은 월차라고 바람을 쐬러 가자는

동생의 제안이 있었고,

그럼 다 함께 고기를 먹자는

엄마의 의견이 있었다.


퇴사한지 4개월째가 되니

쉬어가는 것도 재충전도

6개월이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롱베케이션이 너무 롱롱해지지 않도록

나를 잃어가지 않도록

작은 발돋움이 필요할 것 같다.

봄이 오면

다시 뛸 수 있도록

발끝에 힘을 조금씩 모아보기로 했다.




tempImagekFhSCo.heic

눈내림


밤새 눈이 내렸다.

올겨울 마지막 눈일지도 모르는.

짧은 외출이 있었고

그 사이사이 마주치는 눈 풍경이 있었다.

가는 겨울이 아쉽기도 하고

오는 봄이 기다려지기도 하고

몸은 아직 춥지만

옷장은 빨리 정리하고 싶은,

그런 애매한 계절과 계절 사이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




tempImage6ZrSeP.heic

토스트


적당히 마트 나들이가 힘겨워졌을 때

마켓컬리를 알게 되었고

적당히 익숙해진 어느 날

컬리 팜에 빠졌다.

그리고

두 번의 토마토와 한 번의 양파를 받았고

이번엔 드디어 통밀 식빵이 도착했다.

매일매일 착실히

작물에 물을 주었을 뿐인데

마법처럼 식빵이 되어 내게로 온 것이다.

그 식빵으로 나는 맛있는 토스트를 구웠다.

tempImageuVLV2w.heic

하얀 식탁은

주방 옆으로 자리를 옮긴 후

한층 더 아늑해졌다.

나는 거실을 바라보는 풍경보다

그릇장이 보이는 소담스러운 풍경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마음을 평온하게 해주는

나의 오래된 아이들에 둘러싸여

그렇게 토스트를 즐겼다.

이전 06화히요코/온전한 휴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