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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민수 Jul 21. 2022

브런치를 시작하는 이유 ③

솔직해지는 연습

책 『UX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습니다』 목차 일부


출간이라는 경험이 준 선물 같은 깨달음, 미완의 자신에 대한 미련 그리고 미안함의 반작용으로 나를 솔직하게 표현할 무대로 이 브런치를 열었다.




솔직해지는 연습


플랫폼 특성상 브런치 활동을 통해 작가가 되고 싶은 이들이 많을 것이다. 어쩌다 출간 작가가 된 직후 입성한 반대의 경우다 보니, 한편으로는 책을 내야 한다는 목표나 욕심에서 심적으로 자유로워 활동 부담이 적은 게 오히려 장점 같다. 이렇듯 외적인 확장보다도 내적인 표현에 관심이 큼과 동시에 '시작'의 이유 또한 눈치보다는 '용기'에 방점을 찍었으니 상황과 마음 내외면의 결이 잘 호응한다.


어떻게 하면 잘 팔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스트레스보다 속 시원한 글을 써내는 데에 더 집중해볼 것이다. 그러니 이제 필요한 것은, 글을 통해 더 솔직해지는 연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브런치 모드의 설정값

멘토링 활동에서는 질문한 사람에게 맞는 최적의 답변을 하면 되었지만, 책은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만큼 부담이 컸다. 결국 멘토에서 저자 모드로 바꾸기 위한 시간이 필요했다.

- 머리말 중

머리말 첫 소제목이 '멘토에서 저자로'이다. 그만큼 어떤 마음가짐과 퍼소나로 임해야 했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과정이 처음부터 필수였고, 무엇보다 중요했다.


결과적으로, 전체 집필의 과정은 수많은 시선과 관계 속 눈치 게임이라는 본질을 벗어날 수 없었다. 항상 독자를 염두하고, 소속된 회사를 의식하며, 출판사 측과 함께 저울질을 해야 했다. 이 과정이 불만족스러웠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다만 그 과정에서 원재료의 맛이 순해질 수밖에 없었기에 여분의 재료를 통해 그 맛을 되살려보겠단 것이다.


마치 책이 정갈하게 떠낸 회라면, 브런치를 통해 하고자 하는 것은 남은 식재료로 끓인 매운탕에 비유해볼 수 있겠다. 만약 다른 길로 가게 된다면, 끝내 나의 콘텐츠는 뒷힘을 잃고 흩어버리고 말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내가 진짜, 진정으로 담고 싶은 이야기는 그 정체가 실은 '쓴소리'이기 때문이다.



글빚 vs. 쓴소리


나를 제대로 표현해내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 말을 남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말에 대한 빚을 지기 싫다 보니 글에 대한 빚도 부담스러워지기 마련이었다. 말과 글이 주가 되는 멘토링 활동은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트라우마의 치유 활동이 된 셈이었다. 결국 언젠가 받았던 작은 상처들, 멘티로부터 받았던 작은 응원들이 상쇄돼 부채감을 털 수 있었던 것이다.


상황이 이런데 공개적인 출간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음에도 출간제의를 수락할 수 있었던 것은 해내야 한다는 사명감 따위도 물론 있었지만, 언젠가부터 내 말과 글이 어느 정도 잘 작동해 누군가에겐 빛이 될 수 있음을 확인했기 때문이었다.


이를 통해 내가 배운 가치 있는 콘텐츠란 내가 아니라 질문자를 향하는 것이니 필연적으로 쓴맛이 조금씩 담길 수밖에 없다. 어느새 6년을 향해 가는 멘토링 활동이 의도치 않았던 훈련과 준비의 시간이 되면서, 이제는 못다 한 미련이란 걸 역으로 느낄 수 있을 만큼 나 또한 성장한 것이다.




집필 과정에서 편집된 뒷 이야기를 통해 나 자신이 좀 더 솔직해지는 연습은 물론, 책의 독자들로 하여금 보다 풍성한 이해를 돕는 일종의 주석에 해당되는 글을 쓰려한다. 책 자체가 기존 이론서나 실용서와 곁들여 보기 좋은 참고서를 지향했는데, 여기에 해설서까지 더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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