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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여행하는 기획자 Jul 03. 2022

왜 아마존은 007 제임스 본드를 9조에 샀을까?

아마존 역대 최고의 투자, MGM 인수 

본의 아니게 트렌드 리포트를 쓸 일들이 많다. 흥미로운 투자, 인수 등등 쉼 없이 움직이는 회사들을 보면 사람처럼 회사도 끊임없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가끔은 너무나 큰 인수합병과 과감한 투자를 결정한 회사들을 보면 그 부지런함과 빠른 추진력에 더욱 흥미롭게 바라보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삼성, 인텔 등 다양한 회사들이 지금도 경쟁에 살아남기 위해 결단을 하고 행동에 옮기고 있다. 그중에서 '아마존'은 어떤 전략으로 움직이려고 하는지 앞으로의 귀추가 궁금하다는 생각이 들만큼 매번 화끈한 인수나 투자를 겹 이어 발표하고 있다. 특히 올해 3월에 진행한 MGM 미디어사 인수는 아마존 역대 2번째 투자라고 할 만큼 엄청난 사건 중 하나이다. 


*아마존은 무엇에 집중하고 있을까?


아마존의 화끈한 인수 이력


2006년 첫 번째 아마존 식료품점


유통계의 거대 공룡 아마존은 그동안 숱한 인수를 하면서 사업 다각화를 추진한 바 있다. 아마존의 역대 최대 금액의 투자는 바로 홀푸드마켓의 인수이다. 아마존은 2006년 처음으로 오프라인 식료품점을 개점하였다.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1200개 이상의 식료품/공산품을 오프라인에서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월마트, 크로거와 본격적인 경쟁관계에 놓이게 되었다. 여기에 더해 2007년 아마존 프레시를 시작하면서 신선식품 배송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아마존 신선식품 배송은 어마어마한 충성고객을 확보하게 만들었다. 오프라인 시장의 강자였던 '월마트'의 아성을 위협할 만큼 아마존은 오프라인에서의 입지가 두터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온/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확실한 시장 우위를 만들 수 있는 전략적 투자를 감행하였다. 바로 아마존 최대의 결단인 '홀푸드마켓(Whool Foods Market)' 인수이다. 


"홀푸드마켓 인수 이후 아마존이 얻은 것"

당시 홀푸드마켓은 부유하면서 상업화 수준이 높은 주요 거점 지역에 460개 이상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미 2007년부터 아마존은 아마존 프레시를 시작하면서 빠르게 신선식품을 배송하고자 하였지만 1-2시간 내 미국 전역 내 식료품을 배송하기 위해선 거점이 필요했다. 아마존은 홀푸드마켓의 오프라인 거점들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당일 배송, 1-2시간 내 빠른 배송을 추진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덕분에 아마존은 온/오프라인 유통시장을 장악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들에게도 엄청난 경각심을 미치게 되었다. 코스트코, 월마트 모두 당일 배송, 로봇 배송 등의 방식을 도입하는 등 아마존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유통의 혁신을 만들어 나가기 시작하였다. 



유통의 강자가 된 이후 아마존이 노리는 것 


2006년 이후 유통산업은 더디게 성장하는 가운데 아마존은 다시 한번 혁신이 필요했다. 이때 아마존이 주목한 것은 고객 관점에서 비즈니스를 재구성하고 고객과 깊은 관계를 맺으면서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는 비즈니스에 초점을 두었다. 그중 하나의 일환이 아마존 프라임이다. '프라임'을 개발해 사람들이 콘텐츠를 소비하고 쇼핑을 하며 그야말로 아마존 왕국에서 오랫동안 시간을 투자하길 바랬다. 



"아마존 프라임(의 원조, 아마존 언박스"

아마존은 본래 서점에서 시작한 만큼 콘텐츠 사업에 관심이 높았다. 2006년 아마존은 디즈니를 제외한 모든 주요 영화 스튜디오와 제휴해 7.99-14.99달러 사이에 다운로드하여 영화를 볼 수 있는 아마존 언박스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영화를 구매하면 30일 이내 영화 감상을 할 수 있지만 한번 영화를 감상하기 시작하면 24시간 동안만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였다. 물론 이 서비스는 실패로 끝났지만 훗날 아마존 프라임 미디어 서비스 사업을 할 때 아마존 언박스 사업 경험은 발판이 되어 추진할 수 있었다. 





"드디어 그 유명한 아마존 프라임 5000개의 콘텐츠가 무료로 풀리다"


아마존은 프라임 충성 고객들에게 혜택을 주고 lock in을 위해 미디어 콘텐츠 사업을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약 5000여 개의 미디어 콘텐츠를 무료로 소비할 수 있도록 서비스화하였고 DVD 대여업체인 영국의 Lovefilm을 인수하였다. 빠른 콘텐츠 확보와 파격적인 비용으로 2018년 아마존은 넷플릭스에 이서 2번째로 거대한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로 거듭나게 되었다.



미디어 스트리밍 회사로서 입지를 다졌지만 미디어 분야는 유통에 비해 어려운 점들이 많았다. 먼저 미디어 자체 보유회사들의 스트리밍 진출이 아마존 입장에서 위협적이었다. 디즈니는 2019년 이미 자체 콘텐츠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디어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었다. 마블 시리즈, 어벤저스, 디즈니 애니메이션 등 유수의 콘텐츠를 무기로 자체 스트리밍 사업을 하다 보니 2년 만에 미디어 스트리밍의 산업의 지각을 흔들만 하였다. 


두 번째로 미디어 콘텐츠 제작에 대한 경험 미숙이다. 아마존 역시 단순히 미디어 콘텐츠를 수백 개, 수천 개 확보해서는 경쟁에서 이기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였다. 중요한 건 킬러 콘텐츠를 타사와 나눠 갖지 않고 독자적으로 선보일 수 있는 것이 필요했다. 그래서 아마존 역시 자체 미디어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하였지만 투자에 비해 결과는 참담했다.


아마존이 제임스 본드와 손을 잡은 이유




제임스 본드 시리즈, 록키와 같은 영화는 추억의 향수가 있다. 명작의 가치를 아는 사람에겐 두고두고 회자되는 영화이기도 하다. 연이은 흥행 참패로 부도 위기에 처한 MGM에게는 자본이 필요했고 아마존은 실질적인 미디어 콘텐츠 제작 능력과 아마존만의 미디어 소유권이 필요했다. 이미 MGM에겐 4000여 개의 콘텐츠 소유권이 있었고 아마존은 해당 영화들의 소유권을 독자적으로 확보해 자체 서비스로 활용하길 희망하였다. 


아마존 프라임 입장에서 MGM과 손을 잡은 이유는 아마존만은 콘텐츠를 확보하고, 아마존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를 갖기 위해 인수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때문에 단순히 9조 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규모의 금액을 투자했다고 보긴 어렵다. 그렇다면 왜 굳이 콘텐츠일까? 기존에 잘하고 있던 유통에 더 큰 투자를 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홀푸드 투자처럼 제2의 홀푸드 투자를 해도 되지 않았을까?


아마존은 사람들의 관심, 가치를 알아볼 수 있는 수단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바라보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나아가 사람의 시간을 아마존 프라임 내에서 사용해 결국 아마존의 충성도를 전략적으로 향상하고자 한다. 더 많은 시간을 아마존 안에서 사용할수록 더 많은 고객 정보는 확보가 된다. 쇼핑을 할 때, 물품을 배송할 때 충분히 얻은 고객 정보로 타깃 마케팅, 광고, 신규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다. 고객의 시간을 아마존 안에서 많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동시에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유통 다음의 집중 사업을 콘텐츠 사업으로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대규모 투자가 집행된 것은 한 회사의 방향성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보여주는 나침반이 된다. 앞으로도 고객들의 생각과 욕구를 알기 위해 가장 고객이 오랫동안 시간을 소비하는 산업으로 돈과 관심이 몰릴 것이다. 아마존은 지금도 쇼핑 데이터를 넘어 미디어 콘텐츠의 취향까지 고객의 데이터를 모으고 있다. 고객의 데이터만 충분하다면 고객이 원하는 기능만 쏙쏙 뽑아 적재적소에 넣는 상품이나 서비스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어쩌면 아마존이 대단한 것은 그 어떤 회사보다 고객이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알아낼 수 있는 인프라를 점점 갖춰나가고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아마존의 앞으로 사업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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