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두 명의 아이들과 살고 있다. 6세, 19개월. 이 사랑스러운 아이들과 손을 잡은 경험을 바탕으로 좋은 점 6가지를 찾아보았다.
1. 따뜻함
아이들과 길을 걸으면 늘 손을 잡고 다닌다. 평소에는 인식하지 못했는데 아이와 손을 잡으면 좋은 점을 쓰기로 생각을 한 이후부터 아이들의 손 온도에 민감해졌고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브런치에 감사 저널을 쓰려고 하지 않았다면 깨닫지 못했을 것이다. 빨리 이동하고 위험요인으로부터 아이를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손을 잡았는데 이제는 아이의 따뜻한 온기를 느끼기 위한 목적 하나가 추가됐다.
2. 교감하기
아이와 손을 잡고 슈퍼나 공원을 다니면 아이와 하나 된 느낌을 받는다. 나와 아내에 의해 태어난 존재와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는 순간이다. 깍지를 끼기도 하고,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바꾸기도 하면서 손을 잡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면 세상 부러울 게 없다.
3. 손톱깎이
2주에 한 번씩 아이들의 손톱을 깎아준다. 아이의 한쪽 손을 잡고 손톱을 깎으려고 하면 작은 손과 손톱이 눈 앞에 선명하게 보인다. 얼마나 작고 예쁜지 가만히 손톱 깎아주기를 기다리는 아이를 보면 웃음이 나온다. 고사리 손을 잡고 손톱을 자르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진다. 아빠와 손을 대보면서 "아빠 손은 엄청 크다!"라고 말을 하면서 깔깔거리고 웃는 시간이 참 소중하다.
4. 글씨 쓰기
6세 아이는 이제 글씨를 배우고 있다. 연필을 잡고 글을 쓰기 전 내가 연필 잡는 법을 알려주기 위해 아이의 손을 잡는다. 아이의 손가락이 작고 얇다. 힘들게 자세를 가르쳐 주고 써보라고 하면 바로 흐트러진다. 자기만의 방식으로 연필을 꽉 쥐어 잡고 글씨를 쓰는 모습이 기특하면서도 귀엽다.
5. 손 씻겨주기
19개월 된 둘째는 사고뭉치다. 이것저것 안 만지는 것이 없다. 부엌에서 간장을 만지고, 안방에서 엄마 로션 뚜껑을 열어 손을 로션 범벅으로 만들어 버린다. 그런 아이의 손을 씻겨주는 것은 내 담당이다. 매번 아이의 손을 씻겨줄 때마다 짜증과 함께 기분이 좋다. 손을 씻겨줄 일이 또 생겼구나라는 생각과 동시에 손에 비누 거품을 묻히고 닦아주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아이도 즐거워한다. 별 것 아닌 것 가지고도 놀고 웃는 그런 상황들이 좋다.
6. 손 잡고 자기
어느 날은 첫째가 자다가 아빠 무서워라고 하면서 내 손을 꽉 잡았다. 아마 악몽을 꾼 것 같다. 걱정은 됐지만, 그래도 내 손을 잡고 안심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편안하게 잠을 잤고 나도 아이의 손을 잡고 잠이 들었다.
아이의 손을 잡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다. 따뜻함, 유쾌함, 귀여움, 재미, 안정 등 좋은 경험들의 종합 선물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