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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베니 Jun 22. 2024

부재중 트라우마

2장. 서툴게 찾아온 이별

 소중한 사람과의 이별.

조금 더 나이가 들면 찾아올 거라 생각했던 이별은 생각보다 빨리 나를 찾아왔다.

그것도 죽음이라는 슬픈 결말을 들고.


 너의 소식을 들은 건 바로 다음 날.

다음 수업 교과서를 꺼내고 있을 때 담임 선생님께서 심각한 표정으로 나를 불렀다.

그러고는 아이들에게 자습시간을 주시고는 나를 데리고 나갔다.

유난히 어수선한 교무실에 들어서자 정체 모를 불길함이 나를 긴장시켰다.

영문도 모른 교무실로 불려 온 내게 선생님은 여러 질문을 던졌다.


 "00이와 많이 친했니?"

"혹시 00이가 힘들다는 얘기를 하진 않았니?

"00이가 다른 친구들한테 괴롭힘 당하는 걸 알았니?"


 다른 질문들에는 아는 대로 대답했지만 마지막 질문만큼은 답할 수 없었다.

괴롭힘이라니 처음 듣는 말이었다.

반이 다르긴 했지만 나름 가까운 공간에 있다고 생각했는데, 믿을 수가 없었다.

설마 그것 때문에 나를 피했던 걸까.


 마음이 급해진 나는 그 아이가 괜찮은 지 물었지만 선생님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침묵했다.

몇 초간의 정적 끝에 돌아온 말은 네가 극단적인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말도 안 되는 소식이었다.

순간적으로 머리가 새하얗다 못해 멍해지며 누군가 뒤통수를 세게 걷어 찬 느낌이었다.


 선생님께서 말하시길 그 아이의 휴대폰에서 발견된 마지막 통화 기록이 바로 나였다고 한다.

바로 어제 너무나 쉽게 여기고 받지 않았던 그 전화였다.


 몇 년 전 아빠가 던진 냄비가 머리를 스쳤을 때와 똑같은 느낌이 들었다.

점점 숨 쉬기가 힘들어지고, 머릿속에서 삐- 하는 소리가 울려 퍼지며 견디기 힘든 어지러움에 정신이 혼미해졌다.

정신을 차렸을 때 이번엔 병원이 아닌 보건실 침대에 누워있었다.


 눈을 뜨자마자 바로 본 것은 울먹이는 엄마와 담임선생님.

그 모습을 보자 정말로 꿈이 아니라는 걸 깨달았다.


 그 아이는 나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전화를 걸었던 걸까.

그때 그 전화를 받았다면 우리는 아직 함께 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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