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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ewist Jul 11. 2021

그럼에도 불구하고 잊힐 거라믿는다.

번아웃과 우울이 다시 찾아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들 때

다시 오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들이 다시 찾아온 것 같다. 사실 매개가 될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누워있으면 생각의 생각이 꼬리를 물기 시작하고, 책상에 앉아있기가 힘들어지고, 침대를 더 좋아하기 시작한다. 생각을 잊으려 일부러 밖에도 나가 보고, 친구도 만나고, 스트레스를 내보내려고 노력하지만 뭔가 붕 떠있는 느낌이 길어만 지는 것 같다. 주말에도 새벽 5시 정도에 눈이 떠져서 잡생각이 드는데, 정말 유쾌하지 않고 더 자지도 일어나지도 못하는 상황이 생기고 있다. 나에게 별다른 충격의 사건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몸이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또 이상한 거 같기도 하고 그냥 그런 기분이다.


일단은 내 마음을 존중하기로 했다. 생각이 흘러들어오면 흘러들어온 채로 살아가고, 생각이 없어지면 잊히는 걸로 생각하기로 했고 힘들면 힘들다고, 좋으면 좋다고 생각하며 내 감정에 충실하기로 했다. 그리고 운동을 조금 하면서 일단 몸을 다시 움직이며 에너지를 얻기로 다짐했다. 운동을 하지 못하면 열심히 타자를 치면서 다리라도 떨기로 했다. 물론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엮여버리면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일단 피하는 게 편하면 피하고, 같이 있는 게 좋으면 함께하고. 다른 사람들의 사회도 중요하지만, 우선 나부터 챙기기로 한다.


잘 모르겠지만, 내 인생이 완벽하고 싶었던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 아니 그냥 내실은 없지만 그렇게 보이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던 것 같다. 그렇게 보이길 원하다 보니 남들이 미워지기도 했고, 그 미움이 얼굴과 입 밖으로 나와 상처를 주기도 했다. 때론 내가 그 상처를 받기도 했지만 그냥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은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내 모습이 아닌 것만 같은 나를 만나기도 했고, 내 모습 같은 나를 만나기도 했다. 그렇게 나아지다가도 심해지다가도 나도 잘 모르겠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언제 가는 잊힐 거라는 확신을 한다. 

그리고 다짐을 한다. 내 공부를 꾸준히 하고, 다음 스텝을 위해 준비하고, 더 당당한 나를 만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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