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ADHD Sep 27. 2023

남편에게 쓰는 편지.

사랑하는 남편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것 같아.

나에게 아빠이고, 친구이고, 애인이고, 팬이고,

나에게 모든 것이 되어 주는 당신.

나는 여보에게 무엇이 되어 줄 수 있을까?


아직 한없이 부족하고 철이 없는 내가 당신 덕분에 이만큼 살아냈어.

여전히 나는 당신에게 의지하고 기대기만 하고 있지.

삶을 버텨내느라 힘겨운 당신의 어깨에 나마저 짐을 얹고 있어.

이제는 당신에게 나도 힘이 되고 싶은데,

이제는 나도 당신에게 기댈 곳이 되고 싶은데,

나는 아직도 어리고 여린 어린아이에 머물러 있어 당신에게 보채기만 하고 있네.


나를 버텨주느라 힘들?

나를 견뎌 내느라 지치기도 하?


마음이 요동치는 나를 잡아주느라, 들쑥날쑥 삐죽거리는 나를 달래주느라, 제 멋대로 뱉어버리는 내 말들을 받아주느라  여보 그동안 많이 버거웠?


나는 당신을 만나기 전에 나로 살지 못했던 거 같아.

당신이 나를 찾을 수 있게 길을 밝혀 주었어. 내가 나일 수 있게 나를 끌어주었어.

당신 앞에서만 나는 나일 수 있어.

그러니 나에게 당신은 모든 것이.

당신이 없으면 나도 없어.

못난 나도, 모진 나도, 서투른 나도, 게으른 나도, 이기적인 나도 모두 사랑해 주어 너무나 고마워.

나를 낳은 부모님도 못해 주신 사랑을 당신이 주고 있어.

나는 당신 덕분에 깨어나고 피어나고 있어.

얼어있던 내 마음을 녹여주고, 잠겨있던 내 가슴을 열어 준 당신.

당신 덕분에 나 살아내고 있어.


그러니, 여보

여보는 대단한 사람이야. 나를 살린 사람이야.


당신,

당신도 힘들 텐데, 기대고 싶을 텐데,

울고 싶을 때도 많을 텐데,

불안하고 초조해 주저앉고 싶을 때도 많을 텐데

오늘도 힘을 내 일어나 우리를 지켜주는 당신.

너무나 고맙고 미안해.


이제는 좀 힘을 빼도 된다고, 너무 애쓰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해 속상해...

내가 당신에게 힘이 돼주지 못해 너무 미안해..


사랑하는 여보,

우리 같이 힘을 모아봐요.

나도 이제 힘을 보탤게. 어리광 부리지 않을게.

당신 옆에 당당한 내가 될게.

당신이 내게 힘을 준 만큼 강하고 단단해질게.

당신도 당신의 길을 갈 수 있게 내가 힘이 될게.

약속해요.

내가 나를 찾았듯이 당신도 당신을 찾을 수 있게 내가 앞을 밝혀줄게.

좀 더 자신을 돌봐요. 자기를 지켜요.

당신이 없으면 아무것도 없는 거야.

당신을 좀 더 챙겨요. 내가 더 챙겨줄게요.

내가 잘할게요.


나 진짜 잘할게.

당신이 주는 사랑 아깝지 않게 나도 잘할게.

당신이 주는 만큼 나 좋은 엄마, 예쁜 부인될게

나 기다려줘서 고마워.

나 믿어줘서 고마워.

사랑하고 또 사랑해.


우리 지금처럼 영원히 행복하자.

                                          

                                         9주년 결혼기념일에

                                         당신의 못난 예쁜이가...

  








이전 13화 날 닮은 아이가 불편하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