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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틴 제이 Nov 21. 2019

폭우 속에서도 안전한 민항기 착륙

젊은 후배 민항조종사들을 위한 TECHNIQUE을 소개하는 글입니다.

필리핀이나 호찌민 등 동남아 국가들은 우기 동안 특히 밤에 폭우가 내리는 경우가 많다. JAY도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에서 예보에 없던 폭우에 조우해 1차 착륙 시도 중 GO AROUND 하고 2차 접근에서 정말 간신히 착륙한 적이 있다. 지금도 이날 착륙은 잊을 수 없는 악몽이다. 연료가 고갈되가는 비상상황이었다.
그럼 왜 민항기들은 악천후 속에서 착륙 중에 활주로를 이탈하는 걸까? 단순히 날씨가 안 좋아서 또는 조종사의 과실이라고 말하려고 이 주제를 꺼낸 것은 아니다.
조종사에게는 이런 야간에 폭우가 쏟아지는 활주로에 착륙할 때 딜레마가 있다. 이 딜레마를 적절한 시기에 해결할 훈련이나 경험을 해보지 못한 젊은 조종사들은 언젠가 매우 곤란한 상황에 빠진다.
BLACK HOLE APPROACH
칠흑같이 어두운 주변 환경 사이에 오로지 활주로 등만 보이는 곳에서 주로 발생하는 이 VISUAL ILLUSION(시각적 착각)은 조종사로 하여금 극단적으로 낮은 고도로 접근을 하도록 착각을 주며 결국 활주로에 미착해 추락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런 시각적 착각을 방지하기 위하여 조종사는 늘 마지막 순간까지도 외부 시각 참조 물(활주로의 모양과, 접근각 지시등, 접근 및 착륙등 등)에만 의지하지 않고 내부 계기를 같이 모니터 하며 접근과 착륙을 수행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이러한 이유로 착륙 중 조종사는 안과 밖을 번갈아 보며 접근율과 활주로 정대를 종합적으로 판단한다. 그런데 활주로 상공에 폭우가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는 이런 일반적인 테크닉이 오히려 위험한 상황을 초래한다. 야간에 익숙지 않은 공항에서 폭우로 간신히 와이퍼가 빗물을 밀어내는 착륙 직전 상황에서 밖을 바라보던 조종사의 시선이 계기를 확인하려 안으로 옮겨졌다 돌아오면 조금 전 그의 머리에 기억했던 활주로의 모습은 이미 빗물에 번져 왜곡되고 사라진 후다. 이때 밖을 바라보고는 있지만 상황판단력을 이미 상실한 상태가 된다. 조종사가 곧바로 GO AROUND 하지 않는다면 이후 항공기에는 Lateral Drift가 발생한다. 만약 활주로 CENTERLINE 등이나 접지 등, 접근 등이 부작 동이라면 폭우 속에서 좌나 우로 DRIFT 되는 것을 인지하는데 시간이 더욱 오래 걸린다. 그리고 그때는 이미 100피트 이하 당김 고도에 도달한 이후다. 이런 Drift 상태로 미끄럽고 시계가 제한되는 야간에 그것도 폭우 상태에서 억지로 접지하면 조종사들 말로 활주로를 '쓸고 다니는 현상'이 발생한다. 그러다 활주로를 이탈하고 운 좋으면 다시 활주로에 돌아와 정지하기도 한다. 경험상 이런 환경에서 착륙할 때는 마지막 단계에서 PF(PILOT FLYING)는 외부 시각 참조 물에 집중하고 Vertical보다는 Lateral 컨트롤에 더 주의해야 한다.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것은 PM(PILOT MONITORING)에게 맡겨두고 활주로 정 중앙에 DRIFT 없이 착륙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 PM은 내부 계기에 집중해 Vertical Drift를 모니터하고 높아지거나 낮아지는 상황을 명확히 "1000 에프피엠" 또는 "700 에프피엠" 식으로 CALL OUT 해주어야 PF가 제한된 시계 조건에서도 주의력을 계기로 돌리지 않고도 안정적으로 강하율을 조절하여 착륙할 수 있다.
하드랜딩은 TECH LOG에 기입으로 끝나지만 Lateral Drift에 이은 활주로 이탈은 조종사의 경력이 끝나게 됨은 물론이고 항공기와 인명의 손상이 초래되는 사고로 이어진다. 어느 쪽에 집중할 것인가?
위에 언급한 상황에서의 당김은 기계적이어야 하고 PF와 PM사이에 건전한 CRM과 완벽한 팀워크 상태에서만 안전하게 이루어질 수 있다. 명심하자. 누구나 꼭 한 번쯤은 겪는다. 그런 코너에 몰리지 말아야 하지만, 살다 보면 꼭 내려야만 하는 순간이 있다.  

https://youtu.be/ElvzLPtsB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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