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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Jan 13. 2020

[에세이 83] 발가락이라도 움직이자

[하비엘의 크루에세이 09] 새로운 시작을 앞둔 이에게 해주고 싶은 말.

 창업을 하겠다고 처음으로 결심했던 건 고등학교 2학년, 아메리칸드림을 이뤄낸 한 자본가가 학교에 특별 강연을 오셨을 때다. 단순히 내가 일하는 시간에 대한 보상이 아닌 내가 이뤄낸 성과에 대해 보상을 받고 싶다면 사업을 하는 게 더 좋은 선택이 될 수도 있다는 그분의 말씀에 창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창업에 관심은 생겼지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나에게 그 목표는 너무 막연했다. 하지만 창업에 대한 흥미는 자연스럽게 나를 성공한 사업가들의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는 책으로 이끌어주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들이 창업을 어떻게 시작했는지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배경지식들은 대학생이 된 나에게 추진력을 더해주었다.

 

 비록 지금은 그때와 달리 시야가 훨씬 넓어졌고 나에 대해서 깊이 있는 고민을 하는 시기를 겪으면서 무조건 창업을 하겠다는 패기 넘치는 모습은 사라졌다. 하지만 실제로 큰 금액은 아니지만 투자를 받아서 사업을 해봤고 그 경험을 토대로 스타트업을 인큐베이팅해주는 공공기관에서 일을 해본 경험을 쌓을 수 있었던 건, 고등학생 하비에르가 처음 목표로 했던 그 이상의 결과물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이 모든 결과는 막연하다고 주저앉지 않고, 책을 읽는 아주 작은 행동이라도 바로 실행에 옮겼던 덕분에 시작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사업에 대해서 치열하게 고민하고 도전했던 1년의 시간이 있었다. 성과를 내야 했기 때문에 매번 새로운 사업들을 기획하고 바로 실행에 옮기고 다시 빠르게 피봇 해서 시도하고 도전했다. 그랬기 때문에 길게는 2주일 짧게는 하루 간격으로도 사업을 바꾸고 다시 도전하는 그런 나날이 계속되었다.


 말 그대로 매일매일이 새로운 시작이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코치님들이 하신 말씀은 책상에 앉아있지 말고 현장에 나가서 뭐라도 직접 해보라는 말이었다. 움직이지 않으면 시간은 그대로 흘러가고 오늘의 내일은 어제의 내일과 달라지는 게 없으니 말이다.


 놀랍게도 그 당시에 나와 함께 사업을 도전했던 분들 중 지금까지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신 분들을 보면 새로운 사업을 두려움 없이 계속해서 실행하고 실천에 옮기신 분들이다. 


 첫 발걸음을 뗀다는 것은 실로 엄청난 두려움을 이겨내는 것이다. 우리의 정신은 무의식 중에 우리 몸을 보호하려는 본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를 계속 익숙한 환경에 두기 위해서 새로운 시작을 방해하는 건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목표를 잘 이뤄내는 사람들은 무의식의 보호본능을 이겨내는 법을 매우 잘 아는 것처럼 보인다. 


 나 또한 아직까지 목표는 수없이 많이 세워도 결국 이뤄내는 것은 극히 적은 사람이지만, 내가 이뤄냈던 목표들을 보면 목표를 세울 당시에 내가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지 알고 있던 목표들이었던 것 같다.  길을 알면 발을 떼기 쉽지만 막연한 목적지에는 두려운 마음에 첫 발걸음을 떼기조차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목적지가 막연할 때에는 단계별로 목적지를 세분화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나 또한 너무 막연한 목표를 생각할 때보다 지금 당장 혹은 단기간 내에 성취할 수 있는 목표에 몸이 더 잘 움직여졌다. 예를 들어서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멋진 몸을 만들어 보자는 목표를 세웠을 때 보다 몸무게를 3킬로 감량하자는 목표를 세웠을 때 운동량이 많았던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시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찾아서 행동에 옮겨야 한다. 행동에 옮겨야 0.000001%라도 변화가 생기고 그 변화가 어제의 나보다 오늘의 나를 목표에 더 가깝게 해 준다. 


 그래서 나도 올해 새로운 목표를 향해 발가락이라도 움직여 보려고 한다.


 다음 에세이는 여니님에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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