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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Jan 06. 2020

[에세이 82] 작심삼백육십육일

[지원의 크루에세이 05] 올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요즘 며칠에 한번씩은 꺼내보는 짤이다. 지금 나는 얼만큼 솔직하고 착하고 용감한 어른이 되고 있는 걸까나.

새해가 밝아버렸다. 그리고 어느새 일주일.

작심삼일조차 시작 못해보고 6일이 흘렀다.

새해가 밝았다는건 한 살을 더 먹은 것이고, 나는 이십대 후반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인데, 그 말은 나도 모르게 어른이 되고 있다는 것일까.(싫어,안해.)


사실 올해는 나에게 꽤나 특별한 기분인데, 내 인생 첫번째 직업을 마치는 해이자 두번째 직업을 갖고자 준비를 시작하는 해이기도 하다. 그래서 2020년은 더욱더 꾹꾹 눌러담아서 살아보고 싶은 생각이다. 매해 계획대로 살아본적 거의 없는 나였지만 계획없이 일년을 시작하자니 심심하기도 하고, 습관을 스킵한 것 처럼 아침에 양치를 하지않고 하루를 시작하는 기분이 들어 서둘러 책상에 앉았다. 나는 무언가 계획하거나 머릿속을 정리할때면 가급적 큰 종이에 적는걸 좋아해서 이번에도 스케치북을 꺼내들었고, 2020이라는 글자를 큼직하게 적어둔 다음 가만히 떠올렸다.


올해 내가 우선 뭘 하면 좋을까?
.
.
.


사실 답은 정해져 있었지만 그거말고 또 다른 거, 뭔가 중요한건데 내가 잊고 지내온 거..뭐 없을까?


1. 건강 되찾기

이건 진짜 잊고 지내긴 했던 것 같다. 특히 작년의 나는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적응해버리고는 흘러가는 하루하루에 몸을 맡긴채 귀찮으면 식사도 거르고, 운동도 소홀히 하고, 선크림도 안바르고, 로션도 안바르곤 했다. 이와중에 청소는 꼬박꼬박 하고 빨래도 꼬박꼬박 하면서 정작 내 몸 건강에 대해선 참 무신경 했던 것 같다.


사실 그나마도 모르고 지나칠 뻔 했었으나 작년 겨울무렵 비저너리의 몇몇 크루멤버들이 중요성을 꾸준히 상기시켜주면서 곰곰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친누나보다도 더 가족처럼 밥과 피부를 걱정해주는 비저너리 덕분에 행복하고 감동 가득한 연말이었다. 그에 대한 감사 때문에라도 올 해는 최대한 밥도 밥답게 먹고 얼굴에 크림도 바르고 입술에 립밤도 바르고 살아보려 도전할거다.


2. 영어 공부

영어랑 근육은 비슷한 점이 있다. 며칠만 쉬고 몇 주만 쉬어도 곧바로 손실이 온다는 것. 근손실처럼 찾아온 영어능력 손실은 눈앞에서 서서히 놓치기엔 너무나 아까웠다. 토익시험을 신청하면 시험을 위해서라도 공부를 하지 않을까싶어 작년말 토익도 신청해보았으나, 하하하. 게으름이 이기고 말았다.


그래서..! 올해는 계획으로 아예 상정해두고 맘잡고 해볼까 한다. 토익도 이번엔 목표를 잡고, 회화는 꾸준히 해보면 좋을 것 같다. 내년엔 영어로도 크루에세이를 쓸 수 있는 사람이 되자!(회화공부를 핑계로 위 베어 베어스를 대놓고 보기 위한 마음 속 합리화일지도 모르겠다 흐흐)


3. 부모님께 좋은 기억 남겨드리기

작년에 내가 한 일들 중에서 정말 잘한 것 중 하나는 부모님 방 장롱 속 케케묵은 90년대 홈비디오 테이프들을 디지털 파일로 변환시킨 일 이었다. 이제 비디오 스테이션도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영상도 손상 되어 가다보니 사라질 영상들이었는데 찾아보니 MP4파일로 만들어주는 업체가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디지털 변환을 마치고 12월의 마지막 날을 가족들과 보내며 소소하게 앉아 옛날 영상들을 보는데, TV화면을 바라보시는 부모님 표정에서 참 많은 감정들이 넘칠락말락하고 있었다.


2020년에도 부모님께 해드릴 수 있는 건 절대 미루지말자고 다짐하면서 이 날 새벽이 되어서야 침대로 들어간 나는 많은 생각들을 덮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비디오가 잘 살아있어줘서 다행이었다. 사진은 태어난 지 일 년 채운 날인데, 거울보니 많이 크긴 컸다..!


작년의 나는 매번 작심만 하며 살았다고 생각한다. 마음을 고쳐먹고 또 마음을 먹고 새롭게 마음 먹고 계속 마음만 먹고 살았다. 그런데 마음 먹는 것을 작년 일 년간 꾸준히 해보니까 적어도 중심은 잡아가며 살 수 있는 것 같다는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올해도 작심일년을 해보려 한다. 올 해는 특별히 하루가 보너스로 더 붙은 366일이니까 작심삼백육십육! 앞서 이야기한 세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삼고 일년을 꾹꾹 눌러담아서, 얼른 꽉찬 내가 되고 싶다.


노력은 저기(?) 하지 않을테니까!


참, 그리고 올해 에세이부터는 릴레이 형식으로 질문을 주고 받기로 했다. 하비에르님이 어떤 글로 답해주실지 기대하며,


새로운 시작을 앞둔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2020년은 나에게 어떤 해가 되었으면 좋겠나요?

[에세이 81] 마음이란


한해를 무사히 보낸 내게 해주고싶은 말이 있다면

[에세이 80] 미련 없이 떠나보내는 법


당신에게 2019년이란?

[에세이 79] 나의 2019년을 돌아보기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에세이 78] 올해 가장 기억 남는 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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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저너리는 일론 머스크를 만나 인터뷰하러 가겠다고, 다 같이 우주여행을 가자며 출발한 비영리 소모임(이자 우주 먼지들의 모임)입니다. 우리들의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놓아 청춘들을 응원하자는 마음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로 브런치와 팟캐스트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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