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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저너리 Nov 18. 2019

[에세이 75] 일상 속의 작은 감사

감사할 순간들이 이토록 많았다고!?

언젠가 여행에서 만난 한 친구로부터

"하루에 하늘을 세 번 이상 보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래요"라는 말을 들었다.

'에? 그걸로 어떻게 행복하다고 할 수 있지?' 생각했었는데 요즘은 지하철이나 대중교통을 타지 않아도

길을 걸으며, 혹은 운전을 하다 신호가 바뀌기 전인 잠깐 등 일상 속에서 스마트폰에 얼굴을 파묻고 사는 우리의 모습이 당연시되고 있기에 하루에 하늘 세 번 보기 = 행복한 사람이라는 말이 이해가 된다. 스마트폰이 자리 잡은 이후로 나 역시도 화장실에서 혹은 지하철을 기다리며, 아니 더 짧게는 라면에 물을 붓고 기다리는 3~4분여의 잠깐인 시간에도 사색을 하기보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으니 요 근래 하늘을 한 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었다.

떴다 떴다 비행기 (사진 : 홍자까)


몽글몽글한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을 보면 마음도 같이 몽글해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그러나 계속되는 황사와 미세먼지로 인하여 1년에 맑은 날을 볼 수 있는 날들이 갈수록 더 줄어들고 있다고 느껴진다. 이번 달의 질문 중 눈에 들어온 하나.

이번 한 주, 하루에 한 번씩, 마음속에 감사할 일을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몇 년 전 까지는 책을 참 많이 읽었다. 미래가 불안하고, 현재가 답답해서 온라인/오프라인 강의도 정말 많이 찾아다녔으며, 분야는 거의 다 자기 계발이었다. 불안한 마음이 클수록 현실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에 많이 부족해 보였다. 물 컵 안의 물을 보고도 '물이 반이나 남았네' 여기는 것과 '물이 반밖에 안 남았네' 여기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같은 것을 보더라도 누구는 '가진 것'에 집중하는 반면에 누구는 '없어진 것'에 집중을 한다. 나는 안정적인 직장과 적지 않은 월급 그리고 좋은 복지들을 비롯하여 많은 것을 가졌음에도 늘 부족했고, 부족함을 느끼면 느낄수록 갈증이 타오르듯이 만족을 몰랐다. '어디 회사는 초봉이 얼마라던데, 어디는 상여금이 얼마라던데, 어떤 팀은 맨날 칼퇴라던데' 등등 남들과 비교하며 현실에 만족하지를 못하였었다. 그러나 회사를 그만두고 시간이 좀 흐르지 이후부터는 나만의 속도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각각의 꽃은 스스로의 계절이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피는 것처럼 나만의 계절이 언젠가 오리라 믿으니, 이전보다 마음은 분명 가벼워졌다. 


가진 것 vs 없어진 것, 어떻게 볼 것인가?


각자의 속도와 방향대로  (사진 : 홍자까)


먼저, 마음속으로 정말 감사한 일 하나.

휴전 이후 경제성장을 이루어 안정기에 접어든 지금 이 시대에 북한이 아닌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도 정~~ 말 먹을 게 없고, 세계적으로 가난한 나라였을 때 1963년 ~ 1977년까지 실업문제 해소와 외화획득을 위해 독일로 젊은 청년과 여성들은 탄광으로 그리고 간호사로 파견을 보냈다고 한다. 언어도 통하지 않고, 문화 또한 다른 타국에서 고향에 있는 나의 가족과 조국을 위하여 강도 높은 노동을 했어야 했다면? 누구보다 가족이 아닌 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나이기에 더더욱 상상이 안 간다.


감사한 일 두 번째.

시각, 청각, 후각, 미각, 촉각으로 이루어진 다섯 가지의 감각인 오감

이 오감으로 오롯이 보고 듣고, 느끼고 맛보고 그리고 만질 수 있다는 것이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여겨진다면 띠용? 하려나?  언젠가 여자 친구가 함께 가고 싶은 곳이 있다고 예약하여 찾아간 곳의 이름은 '어둠 속의 대화'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곳이었다. 체험 기간 동안은 컴컴한 어둠 속에서 오로지 안내자의 목소리만 듣고 따라가는 프로그램으로 직접 체험해 보니 왜 세계적으로 확산이 되었고, 또 개인적으로 더 확산되었으면 싶은 마음이 드는지 알게 되었다. 더불어 오롯이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고, 맛볼 수 있는 등 오감의 존재가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지 다시금 깨달을 수 있는 경험이었다. 이날 이후로 일상에서 당연하게 느끼는 보는 것이 얼만큼 소중하고 감사한 지..!



마지막으로 감사한 세 번째

다가올 내일이 혹여나 마지막일까 걱정하고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

최근, 11월인 어느 날 장례식장에 다녀왔다. 너무나 당연해서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누군가의 갑작스러운 부재, 생각만 해도 참 슬퍼진다. 내가 혹은 나의 가족이나 가까운 이들 중 '죽음'을 선고받고, 기다린다면.. 감히 상상할 수가 없다.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이다. 짜증 섞인 한 마디로 시작하는 오늘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바라던 내일일 테니 오늘도 소중하고 감사하게 보내야겠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전화를 한 번 드려야지. 미루지 말고, 사랑한다고 말하리라.


구스타프 클림트의 '키스' (사진 : 홍자까)

비저너리의 크루 에세이 시즌 2부터는 비저너리 달력 뒤에 있는 그 달의 질문 중 하나를 골라한 주에 한 번, 월요일 아침, 크루들의 진솔한 답변으로 채워 나갑니다. :)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바쁜 일상 속 생각에 잠기실 수 있도록 최근 한 달(4개)의 질문들을 공유합니다. 그리고 이번 한 주는 다음 질문 중 하나를 깊이 생각해보면서 어딘가에 답해 보는 시간을 갖는 건 어떨까요?

이번 한 주, 하루에 한 번씩, 마음속에 감사할 일을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어제 나는 부분적으로 죽고 말았다

[에세이 74. 지난 한 주, 예상치 못한 일이 있었나요?]


매일 나를 눈뜨게 하는 원동력이 무엇인가요?

[에세이 73. 알람 없는 하루]


•나의 죽음으로 세상을 원하는 대로 바꿀 수 있다면 죽음을 택하실 건가요?

[에세이 72. 나는 우리가 살기를 바란다]


•죽음이 올 때 당신은 어디에 있고 싶나요?

[에세이 71. 남겨진 이들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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