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브런치북 final job 06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정태성 Nov 17. 2019

75세에 강사가 된 이모부

늦은 시작은 없다

 이모부는 정년퇴직을 하고 노인 복지관에서 바둑과 장기를 두며 소일하다가, 노인에게 부족한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정보 이해 및 표현 능력)였다. 관련 책과 인터넷, 특히 유튜브를 보며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고 지금은 노인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한다.

스마트폰 사용 방법과 동영상 편집과 업로드, SNS 및 사진 기술까지 다양한 콘텐츠를 강의한다. 물론 이 분야의 전문 강사들은 많다. 하지만 이모부의 최대 강점은 70~80대의 생리를 잘 알기에 수준에 맞는 맞춤 강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모부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하게 됐다면서 행복해한다. 나보다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뛰어나서 나도 이모부의 도움을 받는다. 늦은 시작은 없다.



 반대로 대학을 졸업하고 20대 중반에 강사가 되는 여성도 많다. 이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데,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자신의 경험적 콘텐츠가 없기에 다른 사람의 콘텐츠를 빌려와서 강의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려운 이론 등을 잘 풀어서 자기만의 색깔로 전달하는 것은 가능하다.


 강사를 하면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결혼도 하면서 아이도 낳으면 점점 콘텐츠는 풍성해지고 삶의 경륜이 녹아난 강의가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초반에 발로 뛰어야 하는 부담은 있다. 쉽사리 불러주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강사 양성과정 아카데미의 원장님도 이른 나이에 교육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불러주는 곳은 없어서 고속버스를 타면서 안내양(예전에는 안내원이 있었다)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모델하우스의 안내원도 유심히 관찰해서 어떤 부분이 미진한지 보고서와 함께 강의계획서를 해당 기업에 제출했다고 한다. 강의 경력이 없으니 기업에서는 부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그 노력하는 모습에 감명받은 직원이 연락을 했다고 한다.

'제가 그때는 결정권자가 아닌데 이제는 승진해서 결정권자가 되었습니다. 우리 그룹 모두 서비스 강의를 해주십시오."

이후 그분은 승승장구하여 유명한 스타강사가 되었고 교육사업도 번창하였다. 이 분도 처음에 강사 양성과정 아카데미를 수료하고 강의를 하기 위해 발로 뛰었던 초보강사였다.


 프랜차이즈 커피숍이 많다. 커피숍뿐만이 아닌 다양한 프랜차이즈 업소들이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커피를 마시지 말고 직원의 인사, 복장이나 얼굴 표정, 서비스 멘트 등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을 모니터링하고 부족한 부분에 대한 설루션을 담아서 기업에 강의 제안서를 제출하면, 가만히 앉아서 강의가 들어오기만을 기다리는 기존 강사보다 강의할 기회는 많다.  병원, 은행, 관공서, 호텔, 공항, 극장 등 모니터링 대상은 많다.


 택시기사는 손님이 없다고 난리이고 손님은 택시가 없다고 아우성이다. 강사는 강의할 기회가 없다고 아우성이고 기업은 강의해줄 강사가 없다고 난리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강의할 의지가 있고 발품을 팔고 고민하고 연구하는 자에게 기회가 올 것이다.

이전 05화 첫 강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