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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나 Oct 14. 2024

내 이름의 폰트는 무엇인가요?

방황 속에서 발견한 나

내 이름은 왜 자주 바뀐 걸까?

새로운 직업을 가질 때마다

나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누군가 내 이력서를 내밀었을 때

그 위에 남겨진

이직의 흔적은 그리 반갑지 않았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나이대의 나로서는

내 이력서가 반갑지 않을 수밖에.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한 회사에서 5년을 넘기지 못했다.

매번 다른 일을 해왔고,

그때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나의 이름은

매번 새로운 폰트로 쓰였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신입"이라는 폰트가 분명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해갔다.


그 과정에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고정된 정체성 없다는 불안감으로

정처 없이 떠도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길을

꾸준히 걷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그래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여겼다.


문득 깨닫게 된 것은,

내 이름의 폰트가 바뀐다고 해서,

그게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컴퍼스가 그린 원처럼

내 이름은 그 중심에 있었고,

나는 내 반경을 넓혀가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는 나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맞게

나만의 고유한 모양새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자주 바뀌는 직업이나 역할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가?


괜찮다.

이름의 폰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폰트가 지금의 당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이다.


나의 성장과 변화를 마음껏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폰트를 찾아가는 것이 어떨까?


아직 가장 마음에 드는 폰트를 찾지 못했을 뿐,

결국 우리는 우리만의 가장 아름다운 폰트로

이름을 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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