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의 폰트는 무엇인가요?
방황 속에서 발견한 나
내 이름은 왜 자주 바뀐 걸까?
새로운 직업을 가질 때마다
나는 마치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누군가 내 이력서를 내밀었을 때
그 위에 남겨진
이직의 흔적은 그리 반갑지 않았다.
한 직장에 오래 머무는 것이
미덕이라고 여겨지는 나이대의 나로서는
내 이력서가 반갑지 않을 수밖에.
이유가 어찌 되었든,
나는 한 회사에서 5년을 넘기지 못했다.
매번 다른 일을 해왔고,
그때마다 새로운 일을 하게 되었다.
그 결과, 나의 이름은
매번 새로운 폰트로 쓰였다.
처음 일을 시작할 때만 해도
"신입"이라는 폰트가 분명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변해갔다.
그 과정에서 나는 혼란스러웠다.
고정된 정체성 없다는 불안감으로
정처 없이 떠도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한 가지 길을
꾸준히 걷는 사람들을 부러워하며
나도 그래야 제대로 사는 것이라고 여겼다.
문득 깨닫게 된 것은,
내 이름의 폰트가 바뀐다고 해서,
그게 틀린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컴퍼스가 그린 원처럼
내 이름은 그 중심에 있었고,
나는 내 반경을 넓혀가고 있었던 것이다.
변화는 나를 흔드는 것이 아니라,
그 배경에 맞게
나만의 고유한 모양새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자주 바뀌는 직업이나 역할 때문에
혼란을 느끼고 있는가?
괜찮다.
이름의 폰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폰트가 지금의 당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이다.
나의 성장과 변화를 마음껏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나만의 폰트를 찾아가는 것이 어떨까?
아직 가장 마음에 드는 폰트를 찾지 못했을 뿐,
결국 우리는 우리만의 가장 아름다운 폰트로
이름을 쓰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