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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엘리나 Oct 17. 2024

버릴 수 없는 명함

실패 속에서 찾은 나의 흔적

버리지 못하는 명함이 있다.

직장을 떠나 새로운 일을 시작하면서도

내 이름과 직함이 찍힌 그 작은 종이를

쉽게 버릴 수 없었다.


그 명함은 

어쩌면 중간에 포기한

내 실패의 흔적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남들에게 내밀 수 없는 명함을

버리지 못한 채, 

책장 어딘가에 숨겨두었다.


처음 명함 받던 날,

얼마나 설레었는지 모른다.

그 작은 종이가

나조차 확신 할 수 없는

나의 쓸모를

증명해 주는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 손으로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했을 때,

나는 실패자라고 생각했었다.

새로운 명함을 손에 쥐면서도

"또 실패하면 어쩌지?" 하는

두려움이 앞섰다.


누군가 말하길,

실패는 내 세계를 넓히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정확히 누구의 말인지 모르지만

나에게 큰 위로가 된 것은 분명하다.


실패라고 여겼던 그 경험들은

돌이켜보면 나를 성장시키고 있었다.

한낱 종이조각 일지라도,

버리지 못한 그 명함은

내 경험의 흔적이었기에

내가 품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지금 나는 당당하게 건넬 명함이 없다.

그럴 때면 자꾸 위축되지만

나는 다시 일어서고 

또 도전하고 있다.

언젠가 정말 나다운 명함을 만들기 위해서.


차마 버리지 못한 명함이 있다면,

그것을 실패의 흔적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시간과 노력을 떠올려보자.


실패가 두려울 때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을 할 때마다

애쓰던 내가 

지금의 나에게 용기를 건네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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