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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Apr 25. 2021

#6 또 다른 그녀 2 - 정말이지 세상에 공짜는 없다

직장 생활 소고

얻는 게 있음 잃는 게 있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진리를,


나는 '또 다른 그녀'를 동기 결혼식에서

보면서 느꼈다.

https://brunch.co.kr/@viva-la-vida/43


그녀는 동기 결혼식에 한참 귀여울 나이의 딸을 데려왔다.

그녀의 딸은,

그녀의 뛰어난 패션 감각으로도 어찌할 수 없었다.


한마디로 못생겼다.

정말로 못생겼다.

내가 본 아이들 중에 제일 못생겼다.

형부 판박이었다.


'대학원이나 가던가?'에 대해

제대로 대꾸를 못했던 그날의 패배감은,

이렇게 속으로 치졸한 통쾌함으로 상쇄되었다.


물론 그녀는 아랑곳하지 않을 테지만 말이다.

(아무도 모르는 나 혼자) 1승!




이것도 세월이 흘러 흘러, 다른 동기와 그 언니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나는 강남 쪽에서 취준생 대상으로 강의를 하고 있었는데,

그 동기를 어쩌다 마주한 것이다.

동기는 반가웠는지, 주저리주저리 이야기를 하다가,


"난 누구 누구(또 다른 그녀)랑 연락하고 지내."

"OO언니(또 다른 그녀)도 몇몇 동기들만 연락한다더라."

"시간 지나면 동기들도 다들 그냥 비슷하고 말 통하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거지 뭐."


별생각 없이 주고받는 일상적인 대화지만,

그 동기의 말에서 나는,

그 동기 기준에 내가 비슷하지 않은 부류란 걸 알아차렸다.


비슷하지 않은 건 맞다.

난 누가 봐도 열심이었으니까.

- 그러나 그녀가 말한 비슷한 부류는 아마도 다른 기준이었으리라.


암튼 그리하여 나는,

그날 의문의 2패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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