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는 장난감이 아닙니다
강아지 똥을 안 치우는 사람들
이건 뭐 강아지를 키우기 전이든 후든 상관없이 이해가 안 되는 사람들이다. 아파트 단지 내 산책을 하다가도 강아지 똥을 보면 기분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강아지를 키우고 나서는 백만 배쯤 더 싫어졌다. 왜냐면 우리 쭈니가 그 똥을 먹거나 밟거나 하는 상황이 오면 화가 나기 때문이다. 강아지 산책을 하다 보면 수많은 반려견 주인을 만나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손에 강아지 줄만 들려있는지 아니면 배변 봉투도 들려있는지 자꾸 확인하는 습관이 나도 모르게 생겼다.
어느 날 산책길에 만난 어떤 할머니의 손에는 강아지 줄과 모종삽이 있었다. 저건 무엇을 하는 건가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강아지가 똥을 싸자 그 삽으로 똥을 퍼서 아파트 화단 어딘가로 휙 던져버린다. 설마 강아지똥을 거름이라고 착각하는 건가? 목구멍 너머 ‘그러시면 안 됩니다!!’라는 말이 새어나 올 뻔했지만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요즘은 남의 일에 신경 쓰다가는 뒷일이 무서운 세상이 되어버렸기에 섣불리 나설 수가 없다. 반려견을 키우며 가장 싫은 사람은 그냥 강아지 똥 안 치우는 사람이다. 제발 그러지 맙시다.
강아지 목줄 없이 산책시키는 사람들
얼마 전에 강형욱 훈련사가 하는 말. 강아지에게 목줄은 팬티다! 와우. 이런 신박한 발언을 하다니. 맞다 맞아하면서 박수를 쳤다. 사람도 속옷 안 입고 살지 않듯 야외에서 강아지에게 목줄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물론 나도 우리 쭈니가 넓은 공원 잔디밭에서 맘껏 뛰어놀 수 있도록 목줄을 빼주고 싶다. 하지만 강아지를 좋아하는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도 함께 사는 공간이다. 하물며 강아지를 싫어하는 강아지도 있는 법. 반려견을 키우면 서로를 배려해야 함에도 본인 강아지 행복만 중요한지 그냥 목줄을 풀어놓는 강아지 주인을 종종 보게 된다. 이런 사람들 때문에 반려견을 키우는 사람들이 마치 동일집단으로 취급되는 현실이 안타깝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물 흐리듯이 이런 사람들 때문에 반려견마저 따가운 시선을 받게 될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제발 강아지 팬티 좀 입히고 나옵시다. 제발 제발!!
밤늦도록 짖어대는 강아지를 그냥 놔두는 주인
요즘 강아지 키우는 집들이 참 많다. 저녁 시간에 공원 산책을 가면 이건 강아지 반 사람이 반이다. 우리 앞집도 강아지를 키우고 아랫집도 강아지를 키운다. 강아지가 짖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어디선가 밤 12시가 다 되어가는 데 강아지가 미친 듯이 짖는다. 두 시간 내리 짖어대는 강아지 소리에 저러다 강아지 목이 상할까 걱정이 되었다. 더는 참고 있을 수가 없어 관리실에 전화를 했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해졌다. 이건 뭐냐... 사람이 집에 있음에도 강아지가 짖든 말든 신경을 안 쓰는 거였다니.
강아지는 기분이 좋을 때는 절대 짖지 않는다. 무슨 문제가 생기거나, 낯선 사람을 보거나,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날 때 짖는다. 더욱이 마음이 불편하면 더 짖는 법. 사람이 관심을 주고 사랑을 주면 짖지 않을 텐데 두 시간 내내 짖도록 그냥 방치하는 건 동물 학대가 아닌지 의심이 간다. 물론 집주인도 그 소리가 오죽하겠느냐만 그래도 강아지가 너무 불쌍하다. 자기가 그렇게 불러대는 대도 주인이 쳐다봐 주지 않으니... 강아지에게 주인은 엄마이자 세상의 전부다. 그 전부가 나를 외면하면 얼마나 가슴이 아플까. 강아지가 짖을 때 관심을 가져주세요. 아이가 아프지는 않은 지 어디가 불편하지는 않은 지.
강아지를 때리는 키울 자격 없는 사람들
꽃으로도 사람을 때리지 말라고 하는데 가끔 강아지를 때리는 주인을 보게 된다. 이것 또한 공원 산책을 하다 마주한 상황이다. 남자와 여자는 각자 강아지를 한 마리씩 안고 갔다. 그러다 무슨 일인지 남자가 강아지 머리를 쥐어박는다. 날카로운 음성과 함께. 무슨 일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작은 아기를 때릴 곳이 어디 있다고 때리는지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겨우 3~4kg 나가는 작은 아이를. 사람으로 치면 이제 막 세상 밖으로 나온 신생아 몸무게이거늘. 다른 사람이 보든지 안 보든지 공개된 공간에서 아이를 때릴 정도면 집에서는 어떨지 심히 걱정되었다.
얼마 전 한 지인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자기 집 근처에도 강아지를 여러 마리 키우는 집이 있는데 밤마다 강아지가 깨갱하면서 괴성을 지른다고. 강아지가 그냥 왈왈 짖는 것도 아니고 깨갱하며 짖을 때는 분명 강아지 몸에 고통이 가해졌을 경우다. 우리 쭈니는 어쩌다 어딘가에 부딪히면 꼭 깨갱하며 고통을 표시한다. 지인은 그런 강아지 소리를 들을 때마다 동물 학대인 것 같아 신고하고 싶지만 어디에 신고해야 하는지 혹시나 본인이 오해한 것은 아닌지 확신이 서지 않아 그냥 놔두었다고 한다.
누구나 강아지를 본인이 원하면 키울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입양되었다가 버려지는 강아지도 엄청 많다고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키우고 싶으니까 강아지 한 마리 데려다 키우다가 본인의 필요 여부에 따라 아무런 죄책감 없이 버리는 일. 그건 사람으로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강아지를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부모로서 자격이 없는 것이다. 강아지가 집에 오면 그날부터 강아지는 한 생명체로 가족이 된다. 절대 아프다고, 돌 볼 수 없다고 해서 버려서는 안 된다. 자식을 키우 듯 강아지도 사랑으로 키워야 한다. 강아지는 장난감이 아니다. 당신에게 맞아야 하는 이유가 강아지에게 있을 리 없다. 강아지가 당신에게 주는 사랑의 무게는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무거울 테니.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4kg 매거진 더 둘러보기
https://brunch.co.kr/@viviland/50
https://brunch.co.kr/@viviland/45
https://brunch.co.kr/@vivilan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