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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안녕 Jul 03. 2024

다시 무언가를 향해 달려보고 싶어.

새로운 목적지를 설정하기.

그렇다. 내가 이렇게 스스로를 괴롭히며, 자기비판을 하며 일기같은 글을 쥐어짜는 이유.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다시 달려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 속에서 어디로 달려갈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향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전력질주해보고 싶은데, 어떤 곳으로 달려야 할까? 마지막이라 하니 너무 거창하긴 하지만...


 OO가 되면 어떨까? OO들은 어떤 삶을 살까? 내가OO를 하면 남은 평생 만족하며 살아갈까?

 요즘 내 최대 관심사였다. "직업", 구체적으로는 타인의 직업,  일하는 사람들을 관찰하자 궁금해졌다. 사람은 어떻게 저렇게 자신의 일에 확신이 있지? 어떻게 저렇게 전문적이지? 어떻게 저렇게 확신을 가지고 미래에 대해 말할 수 있지? 모두들 대단해 보인다. 나만 빼고 삶에 대한 애정이 흘러넘치는 것 같다.


 어째서 나는 학창시절부터 긴긴 시간 동안  '자아'라는 녀석을 발견하지 못한걸까? 이제와서 나는 누굴까라고 질문한다면 너무 늦은거 아닌가?

 거기서 의문이 생겼다. 자아라는 것이 정말로 존재하는 것일까? 사람은 상황과 세월에 따라 변하기 마련인데... 존재한다면 사람의 운명은 정해진 것일까?

 '자아' 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 자기 자신에 대한 의식이나 관념


 그렇다면 그 의식이나 관념을 가지는 것도 나이니, 내가 나라고 생각하는 모습을 오랜 기간 동안 확립해 나간 것이 자아가 아닐까?


  비로소 내가 왜 여전히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안정이 부족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갔다. 나의 시선은  늘 타인을, 그리고 외부를 향해 있었다. 함께 어울리는 사람들, 내가 접하는 영화와 책들, 언젠가 될 지도 모를 미래의 나와 그 곳에서 매력적인 캐릭터들...

 수 많은 스토리의 등장인물들에 빠져있었지만 정작 스스로의 현실에는 무관심 했던 나.

  삶의 가장 큰 숙제를 긴긴 겨울방학동안 한 자도 쓰지 않고 묵혀둔 일기쓰기처럼 미뤄놨던 댓가는 혹독했다. 삶이라는 무대에서 주도권을 잃어버린 것, 늘 타인의 삶을 부러워하는 것.


 이제라도 속성으로 '자아'를 찾아보자한다.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꽤나 흥미롭고(낯선 나를 발견한다)괴롭고 지루하다.

 

 그럼에도 내가 나를 안다고 자부하는 것 중 하나는,

 - 무척 감정적인 사람이라는 것

 (사실 이런 부분은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로써 생활속에서는 더욱 풍부한 경험의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어딘가 쓸모가 있지 않을까?)

 물론 내 안에 수 많은 내 모습이 있다. 내게 익숙한 것도 아닌 것도, 그 중 내가 스스로를 위해 내보인 모습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런때의 '나'는 만족스럽고 사랑스럽다 느꼈을 때는 언제였을까?

 이제는 돈, 타인의 의식, 사회적 역할을 벗어나 내가 원하는 것을 향해 달려가고싶다.

 10대 소녀의 방황처럼 아직 그 미로 속 어딘가에서 끝나지 않은 길찾기를 계속 하고 있는 나를 도와줘야겠다.

 어디로 달려볼까? 조급해 하지말고 스스로의 내면으로 깊숙히 들어가보자.


   7월부터 그림챌린지라는 것에 참여했다. 일종의 1일1그림 그리고 인증하기인데 이것부터 시작해보려한다.  내가 즐거워하는 일에 몰두하는 것, 그것을 업으로 삼을 수 있을지 실험해보는 것.

 물론 이걸로 뭔가 될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의심많은 내가 버티고 있다.

 전공자도 아니고 그림을 잘 그리는 것도 아니니까... 하지만 3일차,오늘은 어떤 그림 미션이 떨어질지 벌써부터 설렌다. 내 손끝에서 탄생한 색들이 한 장의 그림으로 완성되었을때 어디에 자랑하고 싶어 죽겠다.


 그럼 일단 발을 뗀 거 아닐까? 달려가는 길의 끝에 아무것도 없을지라도... ...

 그때 또 다른 방향으로 달리면 되지. 일단 달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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