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할 무엇

버려지는 상태는 슬프다

處理

사물이나 사무에서 사용될 말들이 사람에게 적용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언젠가부터 타인은 처리되어야 할 무엇이 되었다

감정이 배제된 대상으로서의 타인은 공포 그 자체가 된다

처리할 것은 사람이 아닌 사람이 들고 있는 사물이나 사람이 하는 사무이어야 한다

정보를 처리하고 음식물을 처리하던 일사불란함이 관계에까지 영향을 주는 듯하다

부드러운 말투로 휘두르는 행위는 문제가 되는 사람을 처리하는 것과 다름 아니다

귀찮거나 번거로운 일들로 연결된 사람일수록 다루고 감수하는 단계를 넘어 처리를 고려하게 된다

빌런이라고 부르면서

진상이라고 부르면서

상황이나 처지가 그 사람의 전부는 아닐지언데 처리할 무엇이 되면 호칭과 존재는 일치가 된다

어떤 각을 세우는 때가 아니더라도 나의 리듬에 어긋나면 배제의 칼로 처리하려는 꼴은 옳지 않다

처리의 끝은 지우고 버려지는 상태이므로 사람에게는 쓰지 않는게 좋겠다

존재 단속 중

책의 쓰임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