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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잘해봐야지
잘하자고 해도 잘 될 일이 아니 될 것도 아니고 잘 안 될 일이 극적으로 잘 되는 것도 만무하다
옷깃을 여미는 것의 가치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작정 다지는 것의 맹신도 경계한다
오늘은 잘 존재할 거야
차라리 행위보다 존재에 집중한다
운이 좋게도 잘 되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이전에 잘 존재하는 것이 더 스스로 대견하다
지금 현상적으로 살아 있으니 존재가 당연하다 여긴다면 이 또한 자만이자 욕심에 가깝다
애써야 하는 것은 잘 '하는' 것보다 잘 '있는' 것이 아닐까
존재를 살피는 일은 행위를 수행하는 것보다 수고롭다 그래서 회피하거나 뛰어넘는다
행위만이 결과를 보장하고 증명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존재는 겉으로 아무것도 보장하거나 보증해주지 못하는 듯 보인다
마치 기타는 기타 소리를 내는 것이 의심스럽지 않아 보이지만 그 자체를 유심히 바라보면 기타 소리의 다양한 존재의 결을 촉각 할 수 있을 것이다
기타가 제대로 존재해야 소리로 이어질 수 있다 그것의 존재양식은 모양일 수도 있고 기운일 수도 있고 연주자와의 연결일 수도 있다
인간은 기타보다 복잡하다
대상이 되기도 하고 주체가 되기도 하기에 존재의 인식은 행동들 간의 사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존재들 사이에 행위가 있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 역에 대한 탐구가 더 흥미롭고 미세하다)
행위는 가만히 돌이켜보면 모두가 존재의 변죽이었다
존재의 확장일 뿐 행위가 저절로 나서서 이룬 것들은 없다
어그러짐과 무질서는 존재의 내부를 돌보지 않은 순간 도드라진다
그래서 합리적인 행위는 애를 먹는다 존재 밖에서 찾으니 더 고달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