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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숲오 eSOOPo Nov 10. 2024

소통의 낭송

0882

바야흐로 소음의 낭송에서 소통의 낭송으로 넘어가고 있다 적어도 김종철시낭송대회는 그렇다


시끄러워서 소음이 아니라 고민 없이 반복되는 모든 것은 소음이 된다 현재의 시낭송 문화가 서글프게도 그러하다


어제의 김종철시낭송대회는 이런 문화를 배반한다


소리를 높여야 제 존재가 부각되는 소음이 아닌 대상을 향해 마음 다해 다가가는 소통이 관건이다


심사위원들의 시선이 시 안의 활자가 아닌 낭송자의 마음으로 향해 있다 좋은 낭송은 활자 안에 있지 않고 발음 안에 있지 않기 때문이다


수상자들은 하나같이 낭송의 길이보다 긴 사연 같은 소감을 쏟아낸다 그것은 낭송의 연장선이다


이야기는 낭송을 관객에게 가 닿도록 하는 추진력이자 원동력이 된


내 낭송이 품은 이야기가 풍부하고 깊을수록 울림이 크고 여운이 길다 이야기가 없는 낭송은 쉬 휘발되고 공허하다 겉으로는 안을 채워줄 수 없다


어제 대회는 모든 경연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낭송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가늠되는 기준은 이야기의 진정성이나 이야기의 몰입도가 된다


곱게 낭송하거나 돋보이려 낭송하는 기법들은 소통의 낭송에 위배되며 대중으로부터 외면받는다


소통으로 접근하는 낭송은 결과에 상관없이 카타르시스를 경험한다 이미 그 자체가 목적이므로


소음의 낭송은 낭송하고 나서 내 안이 속 시끄럽고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비교를 하고 흉내를 계획한다

 

소통의 낭송을 할수록 겸허해지고 차분해지지만 소음의 낭송은 할수록 번잡해지고 어수선해진다


소통의 낭송의 삶과 나란히 성장하며 걸어가나

소음의 낭송은 삶과 분리되어 수시로 탈주한다


소통의 낭송은 낭송 후 못다한 이야기를 곱씹지만

소음의 낭송은 낭송 후 결과에 치중하여 후회한다


나의 낭송은 소음인가 소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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