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초록의 푸르름이 눈을 시원하게 해주는 계절이다. 가만히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절로 되는 초록잎들의 향연.남한강 자전거길을 가다 보니 "발 가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라는 문구가 적혀있다.잠시 자전거를 멈춰 사진을 찍어본다. 우리의 인생도 발길 닿는 대로 마음 가는 대로.. 가다 보면 이처럼 멋진 뷰가 펼쳐지게될까?
언젠부터인가 사람이 많고 북적이는 실내는 피하게 된다. 사람들의 앙칼진 목소리가 뒤엉켜 천장을 타고 울리면 이것만큼 시끄러운 소리가 없다. 집 앞 놀이터에서 들리는 아이들의 뛰노는 소리는 낮잠을 자기에 딱 좋은 자장가로 들리는데 말이다.
이렇게 하늘이 청명하고 미세먼지도 없이 깨끗한 날이면 아침부터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을 한껏 즐길 생각에 설렌다. 오늘은 바쁜 일정은 잠시 접어두고 저녁노을까지 꽉꽉 채워 하루를 즐겨보리라~
가만히 눈을 감고 피부에와닿는 산들바람을 느끼며 사각사각 나뭇잎이 서로 비벼대는 소리를 듣고 있자면 일주일 동안의 피로가 절로 풀리고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이다. 이보다 더 행복하고 감사할 일은 없을 것만 같다.
"왜 나이 들수록 자연이 좋아질까?"
"맞아 맞아.흙을 비집고 솟아나는 연약한 새싹이 그렇게 예뻐 보이더라"
"저기 산 좀 봐. 겹겹이 겹쳐있는 산이 이렇게 예뻐 보일일이야? 초록초록 정말 예쁘다!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사람들이 나이 들수록 자연이 더 끌리는 게 무슨 이유가 있지 않을까?"
"글쎄..."
그 이유가 무엇일까.. 잠시. 오래도록 궁금했다.결국 인간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라 본능적으로 마음이 끌리는 걸까?
일상에 살다 보면 나만의 속도대로 나만의 스타일대로 하루를 살기도 쉽지가 않은데, 자연이야말로 각자의 속도대로 때론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알아서 자기 하고싶은대로 흘러가니 그 모습이 보기에 편안한 걸까...
무언가를 요구하지도 질문하지도 과하게 알려주려 하지도 않기에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하고 마음에 힐링을 주는 게 아닐까.. 문득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아이들 생각이 났다.
아이들이 커갈수록 점점 아이들만의 세상이 만들어지는 게 느껴진다. 늘 의논 상대가 되어주고 바라봐주고 격려해주려 하지만, 어떤 순간에라도 내가 하는 섣부른 조언이나 충고가 사랑을 빙자한 강요나 개입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그 자연이 우리에게 아무것도 강요하지 않고 오롯이 바라보기 좋기만 한 것처럼 , 항상 같은 자리에 한결같은 든든함으로 굳게 서있는 아름드리나무 같은 부모가 돼야겠구나.. 싶었다. 나 또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는 아름드리나무옆에 기대앉는 것만으로도 든든한 마음이 들었으니까. 이것이 앞으로도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전부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