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을 위한 운동, 2구간 달리기

마음을 건강하게 만드는 최고 효율의 운동을 소개합니다.

by 월든

꾸준히 요가를 하던 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날도 좋은데, 오랜만에 나가서 달려볼까?'


집에서 5분만 걸어가면,

하천을 따라 달릴 수 있는 곳이 있었다.

그 길을 따라 조금씩 달리기 시작했다.


항상 비슷한 길을 달렸다.

내가 정한 목적지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코스였다.

달리기를 마치면 바로 집으로 가지 않았다.

근처 공원으로 가서,

벤치에 앉아서 명상을 했다.

이것은 요가의 루틴을,

정확히는 '사바아사나'를,

달리기에 적용한 것이다.


이전 글에서 말했듯,

요가의 마무리 동작은 시체처럼 힘을 빼고 누워있는,

사바아사나다.

공원 벤치에 누워있을 수는 없어서

사바아사나 대신 명상을 하게 되었다.

내가 하는 명상법은 간단하다.

1. 그늘진 벤치에 찾는다.

2. 눈을 감고 바르게 앉아 명상 자세를 한다.

3. 바깥소리에 집중한다. (새소리 나 바람이 나뭇잎을 흔들어 연주하는 소리들)

4. 바람이 땀을 식혀줄 때 느껴지는 시원함과 상쾌함을 온전히 집중한다.

5. 땀이 어느 정도 마르면 집으로 간다.


4번을 할 때 기분이 너무 좋아서,

말을 만들어 보았다.

'바람이 땀을 식혀줄 때 느낄 수 있는 마약 같은 쾌락'을 줄여서,

람. 땀. 뽕.

이후에 더 그럴듯한 이름을 지었다. wind와 endorphin을 합쳐서 '윈도르핀'으로. 그러나 초두효과의 힘은 강했다. 항상 람땀뽕이 먼저 생각났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람땀뽕으로 부른다. 동남아 어느 나라에 있을 법한 말이다.


어떤 행동을 지속으로 하려면 외부 동기보다는 내부 동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외부 보상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행동 자체에서 즐거움을 느낄 때,

우리는 더 오래 할 수 있는 것이다.


'사바아사나'는 요가를 지속하게 해 주었고,

'람땀뽕'은 달리기를 꾸준히 하도록 나를 이끌었다.


어느 날 강의 중에,

한 학습자가 다른 사람들에게 달리기 앱 하나를 추천했다.

달리기에 앱을 쓴다고?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좋을 것 같았다.

그것은 달리기에 불을 붙인 두 번째 계기가 되었다.


지금도 그 앱을 쓰고 있다.

앱으로 달린 거리가 1000km를 달성할 때마다,

나에게 러닝화를 선물로 준다.

그 선물은 달리기 자체가 내게 준 선물에 비하며 보잘것없다.


달리기는 내가 가장 사랑하는 운동이 되었다.

난 건강을 위해 억지로 달리지 않고,

달리고 싶어서 달린다.


마음 안녕에 가장 좋은 운동,

짧은 시간에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하는 운동을 뽑으라면,

달리기를 뽑겠다.

정확히는 '2구간(zone 2) 달리기'다.

달리기를 강도에 따라 1단계에서 5단계까지 나눈다면, 2번째 단계인 중저강도의 달리기가 '2구간 달리기'다. 숨은 차지만 대화는 할 수 있을 정도의 강도로 달리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2구간 달리기'는 좋은 점이 많다.


1. 마음 건강에 가장 효율적인 운동이다.

사람들에게 운동을 하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가장 많이 나오는 것이 '시간 없어서'다.

마음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한다면

'2구간 운동'을 한 주에 3번, 한 번에 30분만 해도 충분하다.


2. 많이 힘들지 않아 운동에 대한 부담감이 적다.

사람들이 운동하지 않는 이유로 두 번째로 많이 꼽는 것이,

힘들어서다.

'2구간 달리기'는 약간 숨이 차는 강도로 운동을 하기에,

마음의 부담이 적다.

대회를 나갈 것이 아니라면 숨이 넘어가도록 달리지 않아도 된다.

운동화만 있으면 되니 돈에 대한 부담도 거의 없다.


3. 다이어트에 큰 도움이 된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힘들게 운동할수록 살이 (특히나 지방이) 많이 빠질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우리 몸은 고강도로 힘들게 운동할 때는 주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쓴다.

우리가 쓰기 원하는 에너지원은 무엇인가? 지방 아닌가?

예상하겠지만 중저강도로 달릴 때 우리 몸은 지방을 주 에너지원으로 쓴다.

많은 분들이 당장 달리겠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4. 학습이나 일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화 신은 뇌'라는 책이 있다.

그 책에는 미국의 한 고등학교의 얘기가 나온다.

학생들에게 0교시에 1마일을 달리게 했다.

그렇게 하니,

학업 성취도와 인지 능력이 눈에 띄게 높아졌다고 한다.

1마일은 1.6km 정도 되는 짧은 거리다.

이 정도만 뛰어도 학업이나 업무에 큰 도움이 된다는 얘기다.


과연 이 짧은 시간을 투자해 이런 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 또 있을까?

꾸준히 한다면 수명까지 연장시켜 주며,

많은 병을 예방하기까지 한다.


나는 항상 나가서 달린다.

달린 날의 하루는 달리지 않은 하루와 다르다.

일의 능률이 다르고,

창의성이 다르고,

마음의 상태가 다르다.


일찍 강의가 있는 날을 달리는 못할 때도 있지만,

다행히 강의가 많지는 않다.


정말 마음 건강을 바라고,

최고의 생산성을 발휘하고 싶다면,

꼭 운동을 하자.

무엇을 할지 고민하지 말고,

'2구간 달리기'를 하자.


2구간 달리기를 시작하려는 분들께.

1. 운동을 전혀 안 하는 분이라면 무릎 보호대를 차고 달리기를 권한다. 무릎이 상하면 달리고 싶어도 달리지 못한다. 다이소에서 파는 무릎 보호대도 충분히 도움이 된다.

2. 처음에는 집에 있는 적당한 티셔츠와 운동화로도 충분하다. 새 러닝화는 3개월을 뛰고 자신에게 선물하자. 내부 동기가 더 좋지만, 외부 보상도 행동을 지속하는 데 도움이 된다.

3. 달리기 앱을 깔아서 역사를 기록하자. 1000km를 달성했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면 정말 뿌듯하다. 그때 두 번째 러닝화를 선물하자. 내 주변 사람들을 둘 중 하나의 앱을 쓴다. 런데이 or 나이키런

4. 바쁜 날은 15분 만이라도 달리자. 나도 15분만 달리는 날도 많다. 15분은 24시간의 1% 정도의 시간이다. 하루의 1%의 시간만 달리기에 투자해도 하루의 질, 적어도 오전의 질이 달라진다.

5. 가능하면 하루의 시작을 달리기로 하자. 최고의 하루를 위해서.

6. 달리기가 끝나면 람땀뽕도 꼭 하자. 마음 건강에 좋은 두 가지를 모두 하는 것이다.

7. 무리하지 말자. 빠르게 걷는 것만으로도 숨이 찬다면, 그것이 2구간 달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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