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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라랜드 Apr 11. 2021

대중 공포증이 있는 내가 과대표를 한다고?

대중 공포증이 있는 내가 과대표를 한다고?

 

2010년 스물한 살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한 대학의 부동산학과에 입학하고 듣게 된 첫 수업은 부동산학개론이었다. 부동산의 산실로도 불리 우는 교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첫 과제로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부동산에 3곳에 직접 방문해서 상담을 받고 상담 후기를 작성해 오라고 하셨다. 부동산을 혼자 방문하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도 떨리고 어려운 일이었다. 용기를 내어 소사역에 있는 부동산에 방문했다. 부동산학과 학생이라고 솔직히 밝히고 우리 집의 향후 미래가치에 대해 물었다. 사장님께서는 신이 나셨는지 그림을 직접 그려 주시면서 알려 주셨고, 나도 긴장을 풀고 사장님의 강의를 들을 수 있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낯선 어른들과 대화하는 거부감을 줄일 수 있었다. 


나의 성향은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대중 공포증을 가지고 있었다. 되도록이면 여려 명이 있는 자리에서 주목받고 이야기하는 일이 없길 바라는 성격이었다. 나서는 것을 싫어한다고 해서 친구와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10학번 친구들을 전부 알고 있었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많았다. 특히 1학년 2학기에 학교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대학생활이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같은 학과 친구 H와 Y와 같이 같은 호실을 쓰게 되었고, 기숙사 게시판에 올라온 기숙사 같이 쓸 여성 3명을 구합니다. 채널을 통해 만나게 된 유아교육과, 컴퓨터 공학과, 행정학과의 선후배 6명이 기숙사 생활을 같이 하게 되었다. 


나와 같이 방을 쓴 두 살 위의 K언니는 모범생이었다. 언니 덕분에 학기 내내 면학 분위기가 조성되어 학점도 잘 받게 되었고, 깨끗하게 방을 쓰는 법을 배우게 되었다. 언니는 정말 다정하게 나의 첫 독립생활을 도와주었다. 옆에 방에는 유아교육과 H언니와 행정학과 Y가 방을 같이 썼는데 이 둘은 같이 게임하는 것을 좋아하고 H언니는 듣기 좋은 팝송을 잘 추천해 주었다. Y는 SK이글스의 팬이었는데 야구를 자주 보았고, 덕분에 야구에 대한 관심이 생기기도 했다. 나의 동기 두 명은 칵테일을 좋아하고 노는 것을 좋아했다. 이 친구들과 어울려 강남과 홍대 클럽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6명이 함께하는 기숙사 생활은 나의 자아가 1개에서 6개가 되어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공동생활이었다. 

 

 2학년이 되면서 학회장 선배가 나를 불렀다. “나라야 네가 10학번 과대표를 맡아 주지 않을래?” 내향적인 나에게는 너무나도 큰 마음의 짐이었다. 친한 친구들이 많긴 하지만 그것과 과대표는 너무 다른 일이었다. 자리에 욕심이 나서 이은 지 그래도 도전해 보고 싶었다. 나는 결국 과대표를 맡게 되었고 내향적인 나는 과대표를 하면서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는 자리라 늘 불편했지만 조금 스트레스를 받더라도 나를 조금 더 적극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으로 만들어 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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