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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슬 Oct 09. 2023

11. 살다

우울증의 시작은

외로움.


견디면 끝날 줄 알았던 

외로움은 습관이 되었고 

우울감으로 몸집을 불려 나갔다. 


내 우울증은

가족으로 부터 

관계로 부터

날씨로 부터 왔다.


아버지의 외도, 부모님의 이혼, 남편의 외도

햇볕이 안드는 유럽의 날씨

나를 사랑하는 법을 몰랐던 어린 시절

유학시절의 고립

문화차이 극복

이 모든 것들의 콜라보가 

내가 죽고 싶었던 이유다. 


죽으려고 보니 

무서웠다. 


그 때 우연히 이어령 선생님, 이근후 선생님, 허지웅 작가님 등

죽음에 대한 이야기와 책을 접하게 되었는데

부모님이 가르쳐 주시지 못한

사는 법을 

알려주시는 것 같았다. 

죽고싶지 않았다. 


우울해 보지 않은 사람은 모른다. 

나는 살고 싶은데 죽고싶은 감정이 든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고장난 로봇처럼 

우울함이 나를 조종하지 못하도록

매일 산책한다.

햇볕을 쬔다.

요구르트를 마신다. 

나에게 친절한다.



*남편은 나보고 배부른 병이라며 이해하지 못했다. 고생을 안해봐서 그런거라나. 

 남편은 외도를 했고, 뉘우쳤고, 지금은 잘 지내는 중이다. 

* 브런치 키워드에는 왜 '살다'는 없는가. 

* 신경정신과(동네병원)에 전화하면 2주뒤에 오라고 한다. 그 동안 죽으면 어떡하라는 건지 당황했었다. 

   - 그럴 땐 무조건 뛰세요. 그렇게 십몇분 뛰면 그날은 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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