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ril 18, 2025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

by 헤매이는 자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오늘은 새로운 시작의 날이다. 신기하게도 브런치 6권째 시작의 날이기도 하고.

그녀는 나의 매일을 새로이 만드는 힘이 있다. 하지만 오늘이야말로 정말 새롭다.

우리는 어제까지의 삶을 끝맺음하고, 마침점을 찍고, 작지만 새로운 출발의 발길을 내딛는다.


그녀는 오늘 마지막으로 퍼스널 트레이닝을 받았다.

선생님과 '서로 잘 되시라' 는 훈훈한 덕담과 함께 잘 마무리한다. 뭔가 후련하단다.

처음에는 '잘 맞지 않으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을 하던 그녀인데,

결국 서로 얼굴 붉히는 일 없이, 끝까지 잘 마무리한 그녀야말로 훈훈하고 후련하다.


그녀는 이제 짐을 싸기 시작했다.

새로운 여행가방 등도 주문하고, 힘들지만 부지런히 이사 준비를 한다.

그녀는 여행할 때도 '뭔가 까먹은 것 같은 기분' 이 항상 드는 사람이다.

의연하고 시원하면서도, 세심한 사람이라 그런 것 같다.


나야말로 편집증적인 사람이지만서도 항상 한두 가지를 까먹는다.

그녀는 언제나 나의 그런 부분을 채워줬다.

우리는 살다보면 아무리 빈틈없이 준비해도, 망각하거나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그런 부분들까지도 서로 보완해주고, 함께 채워나갈 생각을 하니 행복하다.


나는 이사를 마치고, 오늘 처음으로 '우리의 집' 에서 출근했다.

정리할 것이 아직 많지만, 숙제라기보다는, 어서 시작하고 싶은 즐거운 놀이로 느껴진다.


오늘의 새로운 시작에 어울리는 노래를 들어본다.

점심을 픽업하며, 내가 제일 좋아하는 랩퍼 중 한 명인 The Notorious B.I.G. 의 Juicy 를 듣는다.

이 명곡은 'It was all a dream!' 라는 아이코닉한 라인을 뱉으며 시작한다.


Super Nintendo, Sega Genesis

When I was dead broke, man I couldn't picture this

50" inch screen, money green leather sofa

Got two rides, a limousine with a chauffeur

Phone bill about two G's flat

No need to worry, my accountant handles that

And my whole crew is loungin'

Celebratin' every day, no more public housin'

Thinkin' back on my one-room shack

Now my mom pimps a Ac' with minks on her back

And she loves to show me off, of course

Smiles every time my face is up in 'The Source'

We used to fuss when the landlord dissed us

No heat - Wonder why Christmas missed us

Birthdays was the worst days

Now we sip champagne when we thirsty ...


1994년 8월 9일에 발매된 노래다. 그리고 몇년 후 나는 이 노래를 처음 들었다.

그때의 나는 빵 두 쪽 먹을 여유도 없는 학생이었다.

수퍼 닌텐도나, 세가 제네시스나, 50인치 텔레비전, 소파, 샴페인 따위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런 삶이 부러웠던 건 아니었다.

안타깝게도 결국 몇년 후 저 랩퍼는 총에 맞아 운명을 달리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의 나를 돌아보고, 또 과거의 나를 되돌아보면, 지금 내가 얼마나 감사한 사람인지 안다.

지금의 나는 30년 전의 내가 살고 싶었던 삶을 살고 있다.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의 나는 22년 전의 내가 좋아했던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

게다가, 지금의 나는 그녀를 처음 사귈 적 바랐던, 둘이 함께 사는 삶을 살게 됐다.


내 자신에게 오늘도 말한다.

기억해라.

It was all a dream. But it alllllllllllllllllllll came true.


그녀는 나의 꿈을 이뤄주는 사람이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기 때문에.




오늘의 그녀는 어제를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모습을 안아주고 싶었고,

후련한 마음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고,

나와 살아갈 준비를 하는 모습이 아름다웠다.


그녀는 안아주고 싶고, 본받고 싶은, 아름다운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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