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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스히 Apr 10. 2021

꿈과 미련 그 사이


나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던 아이였다.


자주 그림을 그렇던 탓인지 선생님은 문득 내 그림을 보고 칭찬을 해주셨다. 조용 학생이었던 내게 그 한 마디는 장차 미래의 결정을 하는 데 있어 큰 역할을 했다. 부모님의 그늘 아래에서 벗어나 내 꿈을 되찾겠다며 자그마한 마음속 독립운동을 외쳤고, 반대하는 부모님과 수없이 다투었다.

 

무엇을 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부모님의 뜻대로 열심히 공부했던 아이가 갑자기 디자인과를 가겠다며 선포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선포에 부모님은 내게 실망하신 듯했다. 하지만 어차피 좋은 대학에 가기 어려웠고 또 취업이 잘 되는 과를 대충 골라 가기도 싫었다. 너무 늦게 내버린 내 용기는 고3 수시 원서 접수 날이 다가와서야 아차 싶은 마음에 하고 싶은 공부를 하겠다며 디자인 학과에 지원 해 버린 것이다.


결국 나는 원하는 학과를 가게 되었고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에 정말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가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니. 밤샘 작업을 해도 참 즐거웠었다. 열심히 공부해 시간이 흘러 졸업하게 되자 큰 현실에  맞닥뜨렸다. 취업이라는 큰 관문은 나를 너무 지치게 했고 나를 쓸모없는 사람으로 느끼게 했다. 시간이 흐르자 나는 알게 모르게 마음에 조급함이 쌓였고 그 조급함은 내가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하게 했다.


이제는 내가 정말 이 길을 내가 원해서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을 이루고 싶다는 미련인지 알 길이 없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마기쁘지 않은 것은 현실에 지쳐 버린 아니 이젠 지쳐야 하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다.


꿈과 미련 그 사이. 그 사이에 있는 나는 이걸 꿈을 향해 가고 있다고 해야 할지 에 대한 미련로 가고 있다고 해야 할지 점점 모르겠는 하루이 쌓이자 내가 이젠 뭘 좋아하고 잘할 수 있을지 알 수가 없었다. 오늘은 내 꿈에 조금 지친 하루다.


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는 은 참 지치고 외롭기도 하다. 끝없는 질문을 내 자신에게 하며 내 자신을 의심하고 있는 나를 더 외롭게 만든다. 어느 밤은 그래 어디까지 고민하는지 보자며 날을 잡았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해서 질문이 떠올랐다. 어느 틈엔가는 스스로도 지쳤는지 더는 생각도 하고 싶지도 않고 머리만 쥐 날 듯이 아팠다.


' 어차피 답도 안 나오는 거 고민은 뭐 하러 하나.'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그래. 그냥 미련이든 꿈이든 그 사이든 나는 그냥 계속 가보자. 꽉 움켜쥐며 욕심 내지 말고 하루를 살아내보자' 하고 생각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어차피 지금 살고 있는 방향을 바꾸어 살 마음도 없으면서  스스로를 의심하 갈아먹고 있을까. 스스로가 미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상처 받는 어른이다.


그래. 나 스스로라도 나를 괴롭히지 말자. 그냥 누구의 말 따라 오늘 하루 그냥 열심히 살자. 대신 후회 없게. 그렇게 살자 하고 결론이 나니 머릿속이 정리되는 기분이다.


머릿속에 떠다니는 이 문장과 감정들을 글로 며 다시 한번 마음을 정리한다.


꿈이던 미련이든 그 사이이던 나는 그냥 나대로 살자.

머리 아픈 고민을 해도 어차피 답은 안 나오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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