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삶이라는 이름의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면서,
누가 먼저 내릴지도 모르면서
그저 묵묵히, 창밖을 바라보며 달리고 있죠.
가끔은 부끄러운 과거가 백미러에 비치고
어두운 현실이 앞유리에 안개처럼 서려
눈앞이 흐려질 때도 있었습니다.
불안한 미래는 내비게이션에조차 찍히지 않아
어디쯤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더군요.
만약 환승이 가능하다면,
가볍게 갈아타고 싶었습니다.
지금보다 조금 덜 아픈 버스,
조금 덜 외로운 노선으로요.
하지만 말이에요,
어차피 이왕 탄 버스라면
다음 버스를 기다리기보다는
지금 달리는 이 버스에서
조금 더 용기 내보는 게 낫지 않을까요.
그리고 중요한 사실 하나.
이 버스의 운전자는
다름 아닌 나라는 걸요.
우리가 그동안 냈던 수많은 사고들,
그건 어쩌면
살아있다는 증거였는지도 모릅니다.
처음 운전을 배우는 초보처럼
서툴렀고, 그래서 자주 흔들렸지만
그게 그렇게 잘못된 건 아니었어요.
앞으론 부디,
접촉사고도,
크고 깊은 사고도 없기를.
그 바람 하나 가슴에 안고
부끄러운 과거는 세차하듯 씻어내고
어두운 현실을 조심스레 닦아
조금씩 아름답게 바꿔봐요.
그러다 보면 불안했던 미래가
조금은 기다려지는 내일로
바뀔지도 모르니까요.
나이가 많다고 늦은 게 아니에요.
적다고 부족한 것도 아니고요.
우리는 아직,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에 있어요.
넘어지더라도 괜찮아요.
일어설 수 있다는 걸
이 버스를 타며 배워왔잖아요.
그러니 겁내지 말아요.
아직 해는 뜨지 않았고,
이 밤은 끝나지 않았어요.
달이 천천히 지고,
우리가 다시 운전대를 잡을 수 있을 때까지
조금만 더, 견뎌봐요.
오늘 하루,
당신이 지나온 모든 정류장을
조금은 다정하게 바라봐 주었으면 해요.
비록 낡고, 고장 난 순간들이었더라도
그건 당신이 살아냈던
소중한 여정의 조각들이니까요.
그러니 오늘,
조금은 망가져도 괜찮은 우리 모두,
이 하루를 아프지만 멋지게 살아가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