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by 세현

해가 뜨기 직전의 시간을 우리는 새벽이라 부른다.


그것은 아침이 다가오기 전 마지막 어둠이자, 가장 깊은 고요가 머무는 순간이다. 아무리 캄캄해도 그 끝에는 반드시 해가 떠오르고, 아름다운 아침이 세상을 밝힌다. 그래서 새벽은 어둠 같지만 사실은 빛을 품고 있는 시간이다.


우리는 종종 이 새벽을 지나며 아침을 기다린다. 길이 보이지 않고, 모든 것이 멈춘 듯 정적만이 흐를 때, 사람은 본능적으로 아침이 오기를 바란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이 새벽이야말로 아침을 준비하는 과정이 아닐까. 어둠이 깊을수록 빛은 더욱 눈부시게 다가온다. 그 기다림의 시간 속에서 우리는 버티고, 또 꿈꾸며, 결국은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게 된다.


인생도 이와 다르지 않다. 누구나 쉽게 걷고 싶지만, 누구나 빛을 보고 싶지만, 그 길에는 반드시 어둠이 깃든다. 좌절과 고통, 지독한 외로움이 차오를 때 사람은 끝내 포기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이 새벽이다. 포기하지 않고 조금 더 걸어가면, 마침내 햇살이 터져 나와 세상을 물들이는 순간이 온다. 새벽을 견뎌낸 자만이 아침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씨앗이 땅속 깊은 어둠을 뚫고 올라와야만 꽃을 피우듯 우리도 고통과 슬픔이라는 시간을 지나야 비로소 행복이라는 꽃을 만날 수 있다.


씨앗이 어둠을 두려워하지 않듯, 우리도 새벽이라는 시간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 오히려 그 시간을 조금은 즐기며, 나를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면, 어둠조차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새벽은 단순한 어둠이 아니다. 그것은 빛으로 가는 길목이며, 우리가 성장하는 증거다. 힘들기만 하던 시간을 낙담 대신 낙천으로 바라볼 수 있다면, 우리는 어느새 그 시간을 지나 새로운 아침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니 혹여 지금이 너무 캄캄하고 숨 막히는 시간이라 하더라도 기억하자. 이 순간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해가 떠오르기 전 가장 짙은 새벽일뿐이다.

곧 밝아올 아침을 위해,

지금의 새벽을 조금 더 따뜻하게 안아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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