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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Nov 26. 2020

퇴사를 하고, N 잡러를 해보았다.

처음부터 N 잡러 가 되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던 것은 아니었다. 재밌게 하고 싶은 것들을 하나둘씩 해나 가보자는 마음이 먼저였는데, 어느새 지금은 사람들이 소위 말하는 N 잡러 가 되어있었다. N 잡러 가 된 지 약 4개월간의 과정에서 얻게 된 생각과 팁들을 기록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말하는 N 잡러는 대단한 창업가도, 벼락부자도, 프리랜서도 아니다. 수익을 내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가지고 있는 이를 의미하려 한다.)



1. 새로운 시도들을 아이데이션 하는 데에는 몇 가지 룰을 만들어두는 것이 좋았다.

재미가 있을 것(지속가능성의 문제), 돈은 못 벌어도 배우는 것이 있을 것(자기 계발의 문제), 돈을 버는 것을 제1의 원칙으로 삼지 말 것(가치관의 문제) 등 나만의 룰들을 가지고 있으니, 우선순위를 정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2. 10개를 시도하면 1-2개만 성공했다.

하고 싶은 일들을 주르륵 나열해보았다. 어느 정도의 데스크 리서치를 마치고 난 다음엔, 일단 해보기로 했다. 대부분의 것들이 실패(재미가 없어졌든, 지속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든)로 돌아갔지만, 1-2개의 것들이 약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3. 노력과 성공이 비례하지 않았다.

내가 공들이는 것이 제일 성공하는 것은 아니었다. 간단하게 툭툭 시작했던 일들이 보란 듯이 자리를 잡아가기도 했다. 생각해보면, 컨셉과 타겟이 명확한 일들이었기 때문에 크게 고민하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술술 굴러가는 일들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런 일들이 시장에 나왔을 때, 사람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나 생각된다. 


방향을 잡는 것에는 머리를 잘 써야 했고,
방향을 잘 잡았다면 노력과 성실은 그다음 단계에서 빛을 발했다.


4. 하고 싶은 것들 적어 내려 가고, 시도하는 것을 반복했다.

반복했더니, 처음엔 10개를 시도했을 때 1-2개만 성공했지만, 그다음엔 10개를 시도할 때 2-3개가 가능성을 보여주고. 점점 더 나은 결과가 창출되는 느낌이 들었다.


5. 실패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실패가 아니었다.

수익적으로 0원을 기록한 시도들도 있었으나, 시간이 흐른 뒤 그것은 실패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애초에 돈을 버는 것이 제1의 목표가 아니기도 했다. 돈을 벌고, 먹고사는 문제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음 시도들을 계획할 때 분명히 도움을 주었다. 그것은 다음 시도들의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체험을 했다.


6. 작은 성공보다 더 어려운 것은 지속하는 것이다.

처음엔 '나 혼자 돈을 벌다니! 그것도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신기했다. 하지만 이내 또 다른 고민들이 찾아왔다. '경쟁자를 어떻게 물리치지? 어떻게 매출을 더 올리지? 어디서 고객을 더 찾을 수 있지?' 등. 


처음의 성공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곱절의 노력과 고민이 필요했다.


7. 불안정과 불확실함에 무뎌져야 했다.

지금 돈을 벌게 해주는 것이 다음 주, 다음 달에도 돈을 벌게 해 줄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그렇게 만드는 것은 내 몫이었다. 마인드 컨트롤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쉴 땐 확실히 쉴 수 있는 마음을 갖추는 것. 고민하는 시간에, 하나라도 더 행동할 것. 새겨야 하는 마음가짐들이었다. 불안정과 불확실함의 늪에 한 번 빠져들기 시작하면 시간 갈 줄 몰랐다. 


포기해야 할 이유, 실패할 이유, 후회할 이유들은 너무나도 많았다. 


그 생각의 늪에 빠지지 않을 방법을 갖추는 것이 중요했다. 나의 경우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을 가볍게 하는 것이 정신을 맑게 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8. 1-2개의 작은 성공들이 모여 서로 시너지를 냈다.

예상하지 못했던 부분들이지만, 1-2개의 작은 성공들이 지속되면서 그 성공들이 서로 시너지를 냈다. 영역은 전혀 다를지라도 '문제 발견 > 고민 > 문제 해결 > 노하우 획득'이라는 패턴이 반복되면서 얻어낸 인사이트들이 서로 뒤섞여가는 느낌을 받았다.


9. 자동화 시스템을 추구해야 했다

처음에는 내 손으로 모든 것을 해나가야 하지만, 종국에는 내가 빠지더라도 일이 굴러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 그래야만 내가 놀든, 자든 돈이 들어오게 할 수 있었다. 지금 당장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한 수익의 파이프라인은 많지 않다. 하지만 일단 그것을 목표로 두면, 지금 해야 하는 일들과 우선순위가 달라졌다.


10. 시간으로 돈을 맞바꾸려 하지 말아야 했다.

N잡의 길로 들어선 순간,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한 재화였다. 회사를 다닐 때는 정해진 시간을 채우는 것이 목표가 될 수도 있었지만, 혼자 일하는 순간 이 시간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사용하느냐에 모든 것이 달린 느낌이 들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비용도 아끼지 말아야 했다. 시급 단위로 수익이 느는 방식의 일들은 N 잡을 유지 하는데 제약을 주었다. N 잡러라는 영역 안에서 시도한 일들은 대부분 나의 시간 투자에 비례하지 않더라도 수익이 날 수 있도록 고민했다.


11. 생각하지 못한 기회들이 찾아왔다. 단, 지속했을 경우.

처음에는 계획하지 못했던,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내가 잘 자리를 잡고, 개성을 갖추며 고유의 영역을 만들어 나갈수록 나를 먼저 찾는 이들이 생겨날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기회들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아도 꾸준히 내가 해온 일들의 축적이 바탕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앞으로도 별일이 없어도 꾸준히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별일은 불현듯 생기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12. 제일 중요한 건 실행력이었다.

당장 떼돈을 벌겠다고 시작하면 100% 실패한다. (돈을 버는 것이 제1의 목표가 되지 않아야 한다는 나의 룰과 일치했다. 그것이 제1의 목표가 되면, 가치가 없어도 돈을 벌 수 있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들이 생겨났다. 또한, 돈을 벌지 못한 경험들은 실패라는 결론에 귀결시켜야 했다.)


벼락부자 같은 시작은 아예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모든 시작은 미약하고 초라한 것이 마땅했다.


일단 해보면 무엇이 문제였는지 깨닫는 순간들이 온다. 그것을 수정하고, 다시 실행하고. 수정하고, 다시 실행하고. 반복. 몸소 부딪히며 깨달은 인사이트들은 나에게 고스란히 쌓여 더 나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데 도움을 주었다.






모든 것은 언제든 변할 수 있다고 믿기에 지금의 생각이 절대적인 진리라고도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지금 이 생각으로 하여금 내가 벌이는 현재의 일들을 충만히 즐겨봐야겠다고 생각할 뿐이다. 계획과 행동의 궤도를 수정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역시 함께 브런치에 기록해둘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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