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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물킴 Oct 28. 2020

퇴사를 하고 시작한 SNS에 협찬이 들어왔다

퇴사를 하고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새로운 계정의 인스타그램 운영도 시작했다. 나를 드러내지 않고 익명으로 운영하고 있고, 테마는 '음식'이다. (일명 먹스타)



운영을 시작한 뒤 첫 협찬이 들어오기까지를 기록하자면,



1. 먹스타그램을 시작한 이유는 사실 만만해서였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하루에 최소 3회 이상은 무언가를 먹어야 하고,

수준 높은 미식가는 아니지만 맛있는 음식을 사 먹고 요리하는 것에 재미를 붙여가는 중이었다.


2. SNS 채널 운영방법을 설명하는 상당히 많은 숫자의 유튜브 콘텐츠를 훑다.

나도 마케터 출신이고 회사 SNS을 오랫동안 운영해왔지만,

1인 인플루언서들이 말하는 각각의 노하우를 비교학습해보고 싶었다.


3. 그러고 나니, 노하우들의 일정한 패턴과 키워드를 확실히 발견해낼 수 있었다.

많지만 몇 가지를 꼽자면, '찐 소통' / '진정성' / '꾸준함' / '개성' / '가치' 등이었다.


4. 인스타를 하면 목격하게 되는 '소통해요~'댓글을 참 싫어했다.

회사에서 열심히 SNS를 운영하면서도 묘하게 질려서 내 개인 계정은 항상 비공개로 운영했었다.

하지만 먹스타그램을 시작하면서 '진짜 소통'을 필연적으로 해나가게 되었다.


5. 여기서 찐 소통이란,

'한번 좋아요를 달면 > 상대방의 아이디가 익숙해지고 > 댓글을 달게 되고 > 개인적인 얘기들을 더 나누게 되고..'를 반복하는 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다 보면 나도, 상대방도 서로의 취향에 대해 이해하게 되고 묘한 신뢰감을 쌓아가게 된다.


6. 처음 한 달은 무지막지하게 돌아다니면서 좋아요 누르고 댓글을 달았다.

내가 답방해달라고 사정을 하지 않으면 좋아요/댓글 회수율은 약 50% 정도에 그치는 것 같았다. 퇴사하고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다른 사람들은 어디서 뭘 먹고살고 있나 구경하는 것이 재밌기도 했다. 몇 가지 레시피들은 저장해뒀다가 집에서 따라 만들어봤다.


7. 팔로워 1~1000까지는 계정을 키우겠다는 뚜렷한 목표 없이도 팔로워를 확보하는 것이 가능해 보였다. 

운영자들도 단순히 갤러리에 사진을 저장하듯, 먹는 사진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이 많은 구간이다.


8. 팔로워 1000~2000까지는 본격적으로 체계를 잡아서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들이 생기는 구간이다.

포토샵으로 사진과 텍스트의 톤 앤 매너를 잡아나가기도 한다. 대부분 이 단계에서 첫 협찬을 받는 것 같았다.

(나 역시 이 구간에서 첫 협찬을 받았고, 계정을 운영한 지 약 2달 만이었다.)


9. 팔로워 3000 진입부터는 진정성 있는 꾸준함이 없다면 단시간에 진입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대체로 3000 이상부터는 계정을 나름의 노하우들로 프로페셔널하게 운영하거나, 운영한 지가 매우 오래된 계정들로 보였다.


10. 팔로우를 아무나 하면 안 된다.

처음엔 팔로워 숫자를 늘리려고 아무 계정이나 먼저 팔로우하게 되고, 그게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계정을 장기간 성장시키고, '찐 소통'을 하려면 '괜찮은 팔로워'를 찾아야 한다. 나는 각 팔로워들이 얼마나 게시글을 자주 올리는지, 게시글을 올릴 때 나름의 브랜딩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지, 달리는 댓글에 답글을 어떤 식으로 달아주는지 등을 파악한다.


11. '우량 팔로워'라고 생각되는 계정에는 나도 정기적으로 방문해서 좋아요, 댓글 등을 남긴다.

단순히 사진을 대충 보고 좋아요만 기계적으로 남겨주는 것이 아니라, 업로드된 포스팅 문구 내용에 대한 피드백을 남기는 방식으로 소통을 이어가며 내 아이디를 각인시켰다.


12.지속하다보면 성장의 선순환이 온다.

많은 인플루언서들이 일단 시작하라는 조언을 하는 이유. 일단 어설프게라도 시작하면 > 게시물에 대한 천차만별의 반응 속에서 노하우가 쌓이고 > 이를 반영한 게시물을 올리게 되고 > 더 나은 게시물과 반응을 얻게되고 > ...  반복.


13. 내 계정에서 engagement를 발생시킨다.

단순히 오늘 점심을 드셨나요~?를 물어보라는 것이 아니다. 내 계정에 브랜딩과 스토리텔링을 넣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나는 해산물을 유난히도 좋아해서 내가 추천하는 해산물 맛집은 찐이다.', '나는 주부지만 요리를 수준급으로 해서 아이들 도시락 하나는 부럽게 싸줄 수 있는 팁이 많다.' 등 나만의 색깔을 넣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는 것이다. 그것을 은은히, 꾸준히, 반복적으로 콘텐츠 내에 녹여가면서 계정의 색깔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


13. 첫 협찬 콘텐츠는 다채롭게 찍어 편집한 영상으로 업로드했다.

협찬을 해주신 체인점에서 무척 마음에 들어하셨고, 내가 올린 영상을 본사 계정 / 사장님의 개인 계정에서도 퍼가시며 덩달아 내 계정이 홍보가 되기도 했다. (아마 그 영상을 보고 또 다른 협찬사에서도 문의를 주고 계신 것 같다.)






2달 전 인스타그램에 첫 사진을 올리고, 어느 세월에 계정이 커질까 생각하며 한숨을 쉬었었다. 하지만 맹목적인 팔로워 확보보다는, 나 스스로 재밌는 푸드라이프를 즐기고 그 모습을 솔직하고 재밌게 공유해보자고 생각했다. 진짜 내가 즐기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공유만 꾸준히 해나가 보자고.


요즘엔 새로운 식재료를 발견하고, 손질해서 건강한 음식으로 만들어 먹는 재미를 듬뿍 느끼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즐기며 알게 된 '푸드 라이프'에 대한 정보와 새로움을 누군가에게 계속 공유 해나가 보려고 한다.


또 다른 마일스톤이 생긴다면, 역시 브런치를 통해 함께 공유해 나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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