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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식작가 Nov 03. 2022

야구

한 해의 끝자락에서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너와 김치찌개를 먹은 적이 있다


너는 야구에 푹 빠져 있었고

나와 응원하는 팀이 같았던 너는

나와 야구를 보며 김치찌개를 한 숟갈 떴다


평범하게 한 해의 끝자락, 그 날의 말미에

밥숟갈을 뜨며 야구를 본 것이다


나는 이상하게 그날이 자꾸만 떠오른다

일상에 가까웠을 그날이 생각난다


너와 묵묵히 일상을 보내고 그것이 익숙해졌음이

아마 좋았던 모양이다

켜켜이 쌓인 시간과 일상에 뭉근하게 녹아든 우리가

좋았던 참이다


일상이어서 평범했고 평범해서 특별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우리가 우승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네가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한 끼를 먹은 것을 제외하면

네가, 내가 익숙해졌다는 것을 제외하면

그 모든 것을 함께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우리는 우승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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