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4세 아들과 함께 한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
언어는 모든 학습의 기본이 됩니다. 특히 초등학교까지의 과정에서는 '국어'를 잘 하는 아이가 모든 과목을 잘 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국어 교육의 가장 기본이 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한글의 학습입니다. 그래서 만 3세 이후가 되면 공부에 관심이 있는 부모님들은 아이의 한글 학습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역시 한글의 학습을 첫 번째 엄마표 학습의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이유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학교 성적으로 표현되는 공부만 잘 하는 아이보다는, 자신의 삶을 살아가면서 흥미가 있거나 필요한 것을 스스로 공부해 나가는 아이로 키우고 싶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는 앞선 글에서 다룬 적이 있습니다. 제가 앞으로 엄마표 학습을 하면서 실천해 나갈 자기주도학습, 프로젝트학습, 몬테소리교육 이론이 궁금하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 주세요. (물론 자기주도학습을 잘 하는 아이가 학교 성적이 낮기는 어렵다고 생각하지만, 학교 성적은 덤일 뿐, 최종 목표는 아닙니다.)
https://brunch.co.kr/@waysbe/85
그런데 자기주도학습이나 프로젝트학습을 할 때에도 언어나 수학의 기초는 중요합니다. 그것이 되어 있지 않다면 중간중간 막히는 부분이 생겨서 학습의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곤충을 주제로 아이가 스스로 주제를 정해서 프로젝트 학습을 한다고 했을 때, 곤충 박물관을 가고, 공원이나 산에서 곤충을 관찰하고, 집에서 곤충을 키우는 활동을 하는 것이야 한글이 필요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글을 할 줄 아는 아이는 마인드맵을 그려서 무언가를 계획하거나, 배운 내용을 정리할 수 있고, 자신이 쓴 것을 게시하여 살펴보면서 장기 기억으로 가져가기가 좋습니다. 도서관에 가도 엄마에게 덜 의존하고 책의 제목을 보고 관심 있는 책을 뽑아올 수도 있어요.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문자를 아는 것은 배움의 독립성, 자유도를 높여준다!
이것이 제가 엄마표 학습의 첫 타자로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를 선정한 두 번째 이유입니다. 첫 번째 이유는 몬테소리 교육 이론에 의하면 만 3-4세 무렵 쓰기와 읽기의 민감기가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이 시기에 한글과 영어 파닉스를 가르치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만 4.5세에 엄마표 학습을 시작했기 때문에 다른 프로젝트 학습보다 한글과 영어 파닉스를 먼저 하기로 한 것입니다. 문자 교육의 적기를 놓치고 싶지 않았거든요. 만약 만 3세에 엄마표 학습을 시작하였다면 주제를 중심으로 하는 다른 프로젝트를 먼저 했을 수도 있어요.
WAYSBE 엄마표 학습의 첫 번째 프로젝트 : 한글 파닉스 떼기
'불필요하게 힘든 시간'과 '힘들지만 필요한 시간'
어제 지인과 이야기를 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는데, 제가 학습에 있어서 '효율성'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러나 오해를 방지하기 위해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그 효율성은 배움에 있어서 '불필요하게 힘든 시간'을 줄이고 싶은 것입니다.
'힘들지만 필요한 시간'도 있습니다. 아이가 공부를 하면서 실수를 하고, 실수를 통해 배우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저는 몬테소리 교육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만 3-6세 아이들은 공부의 결과인 '지식'보다, 공부의 '과정' 자체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이가 만약 '곤충'을 주제로 학습할 때, 곤충의 다리 개수를 고민하며 여러 가지 벌레들을 관찰하면서 세어본다고 가정해 봅시다. 그럴 때에는 거미의 다리 개수를 세는 아이에게 "그 거미는 다리가 8개이니까 곤충이 아니야."라고 미리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이의 고민을 엄마가 바로 해결해 준다면 좀 더 빨리 지식을 획득할 수는 있지만, 생각하는 힘은 키워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한 경우에는, 아이가 "거미는 다리가 8개인데 곤충이 아니야?"라고 물어볼 때까지 기다려 주는 것이 더 좋습니다. 이런 고민과 인지적 부조화는 학습 주제와 관련된 것이고, 아이가 발견해 낼 때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느리게 가는 것이 아름다운 때입니다.
그런데 프로젝트 학습을 하다가 프로젝트의 주제가 아닌 한글 때문에 학습의 흐름이 막히는 것은 '학습 주제와 관련이 없는 힘든 시간'이거든요. 아이가 발견한 '곤충의 특징'을 정리하고 싶은데 한글을 몰라서 따라 쓰는데 한참이 걸린다면, 글자를 쓰다가 곤충의 특징을 잊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결국 엄마가 절반 이상 써주어야 할 것이고, 벽에 게시를 해도 아이가 읽을 수 없으니 스스로 지식을 곱씹어 볼 수도 없어요. 저는 이런 종류의 어려움은 사전에 최대한 줄여주고 싶고, 그러한 면에서는 학습의 효율성을 추구합니다.
물론 한글 때문에 발생하는 '불필요하게 힘든 시간'은 빨라도 만 6세 이상 되는 아이들에게 적용되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한글에 익숙해지고, 자연스럽게 쓸 수 있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과 연습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쓰기와 읽기 학습의 적기인 만 3-4세에 한글 학습을 시작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이 시기에 시작을 하시면 시간에 쫓겨 급하게 익히지 않고, 아이의 속도에 맞게 천천히 여유롭게 갈 수 있습니다.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에 적용된 성공하는 엄마표 학습의 5가지 원칙
앞선 글들에서 여러 회차에 걸쳐 ‘성공하는 엄마표 학습의 5가지 원칙’을 말씀드렸습니다.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 역시 이 원칙을 지켜서 적용하였습니다.
원칙 1 : 적기에 시작한다.
0-3세에는 좌뇌가 발달하지 않아 한글의 학습이 불가능합니다. 이 시기에는 다양한 소리를 듣고 말하고, 경험하는 '언어적 경험'이 중요해요. 만 3세가 되어 좌뇌의 발달이 시작되면서부터 비로소 '문자', 즉 '한글'의 학습이 가능해집니다.
쓰기의 민감기가 찾아온다는 만 3세에 아들과 한글 파닉스를 하는 것은 제가 0-3세 몬테소리 디플로마 과정을 공부하면서 꿈꿔온 것들 중 하나였지만 실행하지는 못했습니다. 아들이 유치원에 입학하던 시기는 둘째를 출산한 지 얼마 안 되어 밤을 새워 모유수유를 하던 시기였지요.
아들도 학습을 할 준비가 되지 않았었어요. 아들의 이름에 들어가는 'ㅊ'을 손가락으로 따라 쓰게 해 보았는데, 전혀 따라 하지 못하고 지렁이를 그리더라고요. 이때 느꼈던 것이 한글을 가르치려면 일단 운필력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점과 점을 잇는 활동과 숫자 쓰기 활동을 먼저 시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년이 지나 만 4.5세, 그러니까 아들이 유치원 2년 차로 넘어가는 겨울방학에 한글 파닉스를 처음으로 시작했습니다. 아직 자기 이름을 제외하면 한글을 읽지도 쓰지도 못하는 상태였지만, 그 1년 사이에 인지적으로 많은 발전이 있었더군요. 그동안 딱히 집에서 한 것은 없는데도, 1년 전에 따라서 쓰지 못했던 'ㅊ'을 쉽게 따라 쓸 수 있게 되었어요. 지금이라면 쉽게 한글을 배울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원칙 2 : 매일, 꾸준히 실천하여 공부하는 습관을 만든다.
아들을 평소 관찰하였을 때, 한 번 집중할 때에 20분 정도의 시간은 가능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그래서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는 매일, 하루 20분을 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시간은 매일 규칙적으로 적용하기에 좋은 ‘유치원 가기 전 아침 시간’으로 정하였습니다. 아들은 원래 일찍 일어나는 편이라 엄마표 학습을 위해 일부러 깨울 필요도 없었습니다. 공부를 하는 시간은 아이의 생체 리듬에 맞게 정하시면 됩니다. 아이마다 달라질 수 있습니다.
원칙 3 : 일상이 되어도 부담스럽지 않을 방법과 공부량을 정한다.
공부방법에 대한 질문 1 : 통문자 VS 파닉스
통문자이냐, 파닉스이냐는 질문에는 지난 글에서 이미 언급을 드렸습니다. 아래 글에 대한 결론만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쓰기와 읽기의 민감기에 있는 아이를 대상으로(적기에) '파닉스'로 접근하는 것이 '한글'이라는 '문자의 교육'에 가장 적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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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방법에 대한 질문 2 :
한글 파닉스를 처음 가르칠 때, 교재 추천
공부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 때 교재에 대한 이야기를 빠트릴 수 없겠죠. 첫 엄마표 학습인 <한글 파닉스 떼기>를 계획하면서 저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했습니다. 몬테소리 교육을 공부하면서 배웠던 멋진 학습 자료들을 활용하고 싶은 욕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도 있고, 무엇보다 매일 실천하기 위해서는 엄마가 별도의 공부 없이 부담 없이 활용하기 좋은 교재가 최고라고 생각했습니다. 아무리 좋은 교재도 활용하지 못한다면 소용이 없으니까요.
그래서 제가 가장 활용하기 쉬운 세 가지 교재를 활용하였습니다.
1. 시중에 판매하는 한글 파닉스 교재(취향에 맞게 선택 가능)
2. 깍두기공책(8칸, 보조선이 있는 것)
3. 한글 자모음 자석 교구(자음과 모음의 색이 다른 것)
*만 3세라면 ‘모래문자’ 교구를 먼저 활용할 것을 추천드려요. 아들은 만 4.5세이기에 몬테소리 언어 교구 중 ‘이동 문자’와 비슷한 한글 자모음 자석 교구를 활용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만 3-6세 교육은 학습지가 주가 되기보다는 다양한 감각을 통해 익히는 것이 기본입니다.
먼저 파닉스 교재는 지인의 아들이 만 3세에 한글을 떼는 데 사용했다는 교재를 추천받아 구매했어요. 교재의 이름은 <슈퍼 파닉스 한글>. 아들 교육에 진심인 지인분의 안목을 믿은 것도 있지만, 저는 교재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는 않았어요. 교재는 '한글 파닉스'를 다루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제가 한글의 원리에 맞게 활용하고, 교재의 부족한 부분은 다른 활동으로 채워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교재를 비교해 보고 산 것이 아니라 독자님들에게 적극 추천할 입장은 아닙니다. 그래도 이 교재에 대한 제 개인적인 의견을 물으신다면 저는 기대 이상이었고, 만족한 교재입니다.
이 교재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총 5권(자모음 4권 + 쓰기 1권)으로 이루어져 있고, QR코드로 학습 영상을 제공하며, 가정에 붙여놓을 수 있는 커다란 한글 포스터 두 장(사진 참고)을 제공합니다.
각각의 자모음에 캐릭터를 부여하여 아이들이 더 재미있게 학습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저희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자음은 'ㄷ'인데, 드릴처럼 'ㄷㄷㄷ' 소리를 내며 뚫을 수 있는 강한 캐릭터이기 때문이지요. 배가 고픈 'ㅏ', 겁쟁이 'ㅡ' 등의 캐릭터와 함께 노래를 부르다 보면 자모음의 모양과 소리를 금방 외우게 됩니다.
QR코드로 제공되는 영상은 3분 이내의 짧은 영상들이 대부분이고, 자음과 모음이 만나 어떻게 소리를 내는지를 잘 보여 줍니다. 영상에 대해 부정적인 분들은 굳이 사용하지 않으셔도 교재만으로도 한글을 익히는 데 문제는 없습니다. 저의 경우는, 아들이 워낙에 캐릭터를 좋아해서 동기유발 차원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캐릭터와 노래를 활용하니 더 쉽게 기억하긴 하더라고요.
깍두기공책은 아이의 발달 상황에 따라 선택이 가능한데요, 저희 아들은 한글을 처음 쓰는 상황이라서 10칸 공책보다는 8칸 공책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아이가 글씨 크기를 조절해서 작게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칸 안에 보조선이 있는 공책을 사용했습니다. 보조선이 있으면 자음과 모음, 받침을 쓰는 위치를 알려주기에 용이합니다.
자모음을 조합할 때에는 한글 자석 교구도 함께 활용했어요. 만 3-6세에는 구체물을 만져보고 조작하는 활동이 중요하기에 필요한 교구라고 생각해요. 자석 교구를 고르는 기준이나 구체적인 활용법은 추후에 다른 글을 통해 더 자세히 안내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교재들이 정답이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누구나 쉽게 활용할 수 있는 교재들이고, 엄마표 학습의 중요한 성공 열쇠는 매일 실천하는 것 아니겠어요? 엄마가 매일 활용할 자신이 있는 교재를 선택하길 바랍니다.
원에서라면 보다 이상적인 방법으로 연구를 해가며 적용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번 제대로 교재 연구를 해 두시면 반복해서 새로 들어오는 아이들에게 활용이 가능하니까 노력하는 보람도 있습니다.
만 3-6세는 읽기 위주의 활동으로는 한글 떼기가 어렵습니다. 보고, 듣고, 만지고, 쓰는 활동이 모두 들어가야 효과적이므로, 교재를 선택하실 때 참고해 주세요. 학습 교재를 활용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지만 학습 교재만 활용하시는 것은 지양하셔야 합니다.
공부방법에 대한 질문 3 : 한글 학습의 흐름
이건 큰 틀(한글 자모음 전체의 학습)과 작은 틀(하루의 공부)의 두 가지 측면에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큰 틀에서 한글 파닉스의 자모음을 가르칠 때 가장 효과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순서가 있습니다.
한글 자모음의 학습 순서 : 모음 -> 자음 -> 받침
모음을 먼저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소리 없는 자음인 'ㅇ'만 추가하면 모음만으로도 낱말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자음만으로는 낱말을 만들 수 없어요. 모든 모음을 모두 외운 상태에서 자음을 학습하면 한글을 쉽게 깨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모음, 자음, 받침은 기본 자모음(ㅏ~ㅣ, ㄱ~ㅎ)을 말하는 것입니다. 기본 자모음만 알아도 한글 문자의 조합 원리를 익히는 데에는 충분하고, 여러 가지 단어를 읽고 쓰며 학습하기가 가능합니다.
그러나 책 읽기에는 무리가 있어요. 생각보다 많은 쌍자음과 겹받침이 일상생활 속의 쉬운 단어들에도 들어가 있습니다. 기본 자모음을 충분히 연습한 후에는 복잡한 모음, 쌍자음, 쌍받침과 겹받침 등을 공부해야 합니다. 보통 만 3-6세를 대상으로 한 한글 교재에는 복잡한 모음과 쌍자음까지는 나옵니다. 쌍받침과 겹받침은 생략된 경우가 많습니다.
복잡한 모음과 쌍자음은 무엇을 먼저 공부하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습니다.(그래서인지 시중의 한글 교재들을 살펴보면 복잡한 모음을 먼저 교재에 싣기도 하고, 쌍자음을 먼저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미 자음, 모음, 받침이 합쳐져서 글자를 이룬다는 것을 아이가 학습하여 알고 있는 상태에서 자음과 모음의 개수가 늘어나는 것뿐입니다. 교재의 순서에 상관없이 아이가 쉽게 배울 수 있는 것부터 제공하시면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쌍자음이 개수도 적고 더 배우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에는 아들이 골라 배우고 싶어 해서 아들이 매일 한 개씩 골라서 배우게 하였습니다.
쌍받침과 겹받침은 보통 만 3-6세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한글 교재에 소개가 안 됩니다. 쌍받침과 겹받침은 초등학생 아이들도 어려워합니다. 따라서 굳이 파닉스 교재로 만 3-6세 아이들에게 소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장 효과적으로 쌍받침과 겹받침을 소개하는 방법은 그림책 읽기를 통해서라고 생각합니다. '있습니다', '없습니다.', '밖으로', '앉아요'와 같이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그림책에도 정말 자주 등장하는 단어들에도 쌍받침이나 겹받침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주 나오는 단어들을 중심으로 그림책에 나왔을 때 알려주시면 됩니다.
이번에는 작은 틀에서 하루 20분의 한글 학습의 흐름을 어떻게 계획하였는지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자분들께서도 이대로 활용하셔도 될 만큼 어려울 것 없고 무난한 방법입니다.
하루 20분 한글 학습의 흐름
*한글 교재는 취향에 따라 선택하셔도 됩니다. 다른 교재들도 비슷한 콘텐츠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1. 전체 자음(또는 모음)의 음가(소리) 들려주기-<슈퍼 파닉스 한글>의 자음송 혹은 모음송 이용
2. 오늘 새로 배울 문자를 소개하기(모양, 소리, 획순)-엄마가 소개, 아이와 함께 소리 내고 손가락으로 획순에 맞게 써보기(교재 위에, 허공에, 손바닥 위에, 등에)
3. <슈퍼 파닉스 한글> 오늘 배울 문자 영상 보기(1분 30초 분량) - 방금 엄마와 배운 내용을 확인, 문자 캐릭터가 등장하여 아이의 흥미를 돋움
4. 오늘의 문자 + 예전에 배운 문자들을 활용하여 한글 자석 교구로 단어 만들기
5. 오늘의 문자 + 예전에 배운 문자들로 조합된 단어를 읽고 쓰기(<슈퍼 파닉스 한글> 교재 활용)
6. 3-5개 단어 받아쓰기(8칸 깍두기공책)
7. 받아쓰기에서 틀린 부분 연습(1-5회 더 써보기-쓰기가 느릴수록 횟수를 줄임)
부담스럽지 않을 공부량 정하기
아이에 따라 공부량의 기준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 아들의 경우에는 시간과 학습량의 두 가지 기준을 정했습니다.
두 가지 공부량
시간을 기준으로 : 20분
학습량을 기준으로 : 하루 1개의 새로운 문자, <슈퍼 파닉스 한글> 기준으로 2장
이때, 중요한 것은 '멈추는 기준'을 정하는 것입니다. 저는 위 두 가지 기준에서 한 가지라도 충족이 되면 학습을 멈추게 하였습니다. 예를 들어 학습을 시작한 지 15분밖에 되지 않았지만 1개의 문자 학습을 마친 경우 오늘의 학습은 여기서 끝! 반대로 1개의 문자 학습이 다 끝나지 않았지만 20분 동안 집중해서 공부했다면 오늘의 학습은 여기서 끝! 아이가 계속하고 싶어 한다면 예외입니다.
이렇게 '멈추는 기준'을 정해주면 아이가 학습하는 것을 덜 부담스러워합니다. 기준 시간보다 빨리 끝내면 빨리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기준 시간에 다 못 마쳐도 어려운 것을 계속해서 해야 한다는 두려움을 느끼지 않아도 되어요.
대신 하루의 학습량을 다 채우지 않았다면 20분은 학습을 계속 지속하였습니다. 10분 지나서 몸을 배배 꼬거나 힘들다고 하면 참고 집중하라고 하였습니다. 일정한 시간만큼은 힘들어도 참아낼 수 있는 인내심을 연습하고 의지력을 키우는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물론 시간과 학습량의 기준은 아이마다 다릅니다. 엄마와 아이가 이 부분을 함께 상의해서 조절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단 정하고 나면, 특별한 이유가 없다면 지키려고 노력하여야 합니다. 아이의 그날 기분이나 그날 주어진 학습 내용의 재미있고 없고에 따라 기준이 흔들린다면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해내기가 어렵습니다.
원칙 4 : 재미를 추구하기보다 원리를 깨우치는 기쁨을 알려준다.
저는 한글 학습 방법을 정할 때, 아이가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배울까 보다는, 어떻게 하면 한글의 조합 원리를 확실하게 깨우칠까에 집중하였습니다. 그래서 모음을 가르친 후에 자음을 가르치고, 받침을 가르칠 때에는 몸으로 느끼고 익히는 방법을 택하였습니다. 헛갈리는 모음들은 이동문자를 돌려가며 익히기도 했어요.
재미를 위해서는 <슈퍼 파닉스 한글>의 자음송, 모음송과 그날의 글자 영상(1분 30초 분량)을 보상 차원에서 보여주었습니다. 사실 영상 없이 교재만 활용해도 한글을 익히는 데에 어려움이 없었지만, 아들이 그 짧은 영상을 보기 위해 한글 공부 시간을 기다렸거든요. 이미 만 4.5세이기도 하고, 짧은 영상을 본다고 해서 크게 해로울 것은 없다고 판단하여 보여주었어요. 그 영상 덕분에 아들은 문자마다 부여된 캐릭터를 떠올리며 놀이 시간에도 자모음 포스터를 보며 소리를 내기도 하고 즐거워하였습니다.
영상을 활용할 때의 주의점은, 영상이 주가 되는 학습을 하시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특히 만 3-6세 아이에게 처음 개념을 도입할 때에는 영상은 물론 학습지도 주가 되는 것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학습 교재를 펼쳐놓고 개념을 도입하더라도, 반드시 만지고 느끼고 움직이며 탐색하는 과정이 있어야 합니다. 학습지는 정리 단계에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연습하는 데에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활용합니다.
원칙 5 : 점차 스스로 하도록 유도한다.
자기주도학습을 가르친다는 큰 그림이 저에게 있다는 것은 이미 여러 번 강조하여서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습을 처음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완전히 자기 주도적으로 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저는 자기 주도성과 선택의 범부를 점차 넓혀갈 것입니다. 지시 역시 줄여갈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 엄마표 학습을 시작하는 단계라서 <한글 파닉스 떼기 프로젝트>는 엄마인 제가 주도하는 면이 컸습니다.
그렇다면 처음 학습을 시작하는 단계에서는 자기주도학습을 위해 무엇부터 스스로 하게 해야 할까요? 일단 학습의 준비와 정리를 아이가 스스로 하게 해야 합니다. 학습 자료와 필기도구를 정해진 장소에 두고, 아이가 공부 시간이 되면 스스로 가지고 오고, 공부 시간이 끝나면 스스로 정리하게 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그리고 연습 단계에서 쓰기 활동을 할 때에는 엄마가 보고 있지 않아도, 스스로 집중을 해서 하는 연습을 하게 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쁜 것도 있지만, 아이가 정리 및 연습 단계에서 쓰기 활동을 할 때에 저는 의도적으로 다른 일을 합니다. "엄마는 설거지할게. 그동안 너는 너의 할 일을 마쳤으면 좋겠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런 말도 덧붙이죠. "엄마가 설거지하는 동안 네가 너의 일을 마친다면, 우리는 함께 놀 수 있을 거야."
일부러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들이 공부할 때에 집안이 지나치게 조용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집안일하는 소리와 둘째가 노는 소리가 함께 들립니다. 처음에는 아들이 둘째의 노는 소리에 집중하기 어려워하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환경에서도 자신이 할 일에 집중을 하는 능력이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주변의 환경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아이가 되면 좋겠습니다. 일부러 아이의 학습을 방해하는 환경을 만들 필요는 없지만, 아이의 학습 환경을 위해 집안의 모든 상황을 억지로 짜 맞출 필요도 없다는 뜻입니다.
이 글에서 말씀드린 방법대로, <슈퍼 파닉스 한글> 교재를 하루에 2장씩, 낱자(자음, 모음, 받침)를 하루에 한 개씩 해나가면 2달 이내에 한글 파닉스를 떼실 수 있습니다. 교재는 다른 것도 상관 없습니다. 보통 1개의 낱자라면 비슷한 분량을 담고 있습니다. 하루에 1개의 낱자를 기준으로 하면 총 48개가 교재에 있거든요. 그런데 어떤 날은 어려워서 이틀이 걸리기도 하고, 여러 가지 낱자들을 복습하는 날들도 포함하면 약간 늘어나요. 그래도 두 달은 60일 정도이니 충분하지요. 다른 교재를 기준으로 말씀드려도 비슷한 분량입니다.
물론 이것은 만 4.5세인 아들을 기준으로 말씀드린 것이고 만 3세 아이라면 기준을 한 개의 낱자를 배우는 데에 이틀로 잡아 네 달의 계획을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 5-6세 아이의 경우에는 더 빨리 나가면 한 달 안에도 가능할 것이고요. 보통은 한글을 전혀 모르는 만 4세 아이를 기준으로 하루 한 개의 낱자는 부담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익힐 수 있는 양입니다.
중요한 것은 매일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이전에 배운 낱자들의 복습을 포함하셔야 합니다.
그 이유는 망각 곡선을 이야기하면서 '복습'의 중요성과 방법을 이야기해 드렸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는 이유는, 매일 하시면 효과가 배가 되기 때문입니다. 똑같은 양, 똑같은 내용을 기준으로 매일 하신다면 만 4세 <한글 파닉스 떼기>는 60일 안에 가능합니다. 그런데 이틀에 한 번 하시면 120일 안에 가능해야 계산이 맞을 것 같지만,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때 복습이 안 되어 장기 기억으로 가기 전에 망각되는 양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매일 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하시다면, 아래 글을 읽으시고 의지를 풀충전 하시기 바랍니다! 매일 20분! 그 효과는 상상했던 것 이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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