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화 - 동종
학교 수업이 끝난 후, 나는 옥상으로 향했다. 그곳은 나만의 피난처였다. 해가 지면서 붉게 물든 하늘이 나를 감싸 안았다. 구슬을 손에 쥐고 있자니, 그 빛은 더욱 강하게 빛나며 나에게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듯했다. 나는 눈을 감고 구슬에 집중했다. 그 순간,
"너도 그 힘을 가졌구나."
낯선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깜짝 놀라 눈을 뜨고 돌아보았다. 또래의 낯선 소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소년의 이름은 현우였고, 그 아이 역시 나와 같은 힘을 가진 자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그의 눈빛은 날카롭고,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너는 누구야?" 경계심을 품고 물었다. 목소리에는 약간의 떨림이 섞여 있었다.
"나는 현우라고 해! 나도 너와 같은 힘을 가졌고.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여러 명 있어.
우리는 신의 힘을 받은 자들이지. 하지만 그 힘을 탐내는 것들도 많아. 조심해야 해." 현우는 단호하게 말했다.
현우는 나에게 신의 힘을 가진 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는 몇 년 전 비슷한 경험을 했고,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자신이 가진 힘을 이해하고 훈련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했다. 그의 목소리는 과거의 두려움과 혼란에서 벗어나 이제는 확신과 결의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내 앞에 놓인 길이 명확해지는 것을 느꼈다.
"너희는 어디에 있는 거야? 나도 너희와 함께할 수 있을까?" 나는 현우에게 물었다.
"당연하지. 너도 이제 우리의 동료야. 비밀 기지로 같이 가자. 거기서 다른 동료들도 만날 수 있을 거야." 현우는 나를 안심시키며 말했다.
현우를 따라 비밀 기지로 향하는 길은 긴장과 기대가 섞여 있었다.
우리는 학교를 나와 500-1번 버스를 타고 서울 외곽으로 향했다. 도심의 복잡함을 벗어나 한적한 길을 따라가자, 점점 주변은 조용해지고 낡은 건물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버스에서 내린 후, 우리는 오래된 폐공장으로 걸어갔다. 주변은 고요했고,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만 가득했다.
"여기가 우리가 사용하는 비밀 기지야. 따라와." 현우가 안내했다.
낡고 버려진 듯한 공장이었지만, 현우는 익숙한 듯이 공장의 한쪽 문을 열었다. 문이 열리자 최신식 장비와 훈련 시설이 눈에 들어왔다. 벽에는 각종 무기와 도구들이 가지런히 정리되어 있었고, 넓은 훈련장은 다양한 시뮬레이션 장비로 가득 차 있었다. 나는 그 광경에 압도되었다.
"여기가 우리 기지야. 들어와."
기지 내부는 활기차고 체계적이었다. 다양한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훈련에 열중하고 있었다. 불을 다루는 능력자,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자, 그리고 치유의 힘을 가진 자까지.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그들의 따뜻한 인사에 나의 긴장은 조금씩 풀렸다. 나는 그들과의 만남이 앞으로의 여정에 큰 힘이 될 것임을 직감했다
"안녕, 나는 정미선. 치유 능력을 가지고 있어." 한 여학생이 다가와 인사를 건넸다.
"나는 최진혁. 난 시간을 조종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어." 차가운 눈빛의 남학생이 손을 내밀었다.
그들은 나에게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보여주었고,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줬다. 염력을 시연해 보이자 모두가 감탄했다. 나는 주변의 물건을 공중에 띄우고 자유롭게 움직이며 나의 힘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 힘이 생기게 된 일에 대해 이야기해 주었다. 동료들은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줬고 본인들도 그렇게 힘을 얻었다고 했다.
서로의 통성명이 끝난 후 우리는 곧바로 훈련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현우와 다른 동료들의 도움으로 점점 능력을 제어할 수 있게 되었다.
훈련을 시작한 첫날, 나는 염력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해 실수를 연발했다. 실수로 물건을 떨어뜨려 훈련장을 어지럽히기도 하고,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러나 동료들은 나를 비난하지 않고 오히려 격려해 주었다. 미선은 치유 능력으로 나의 부상을 치료해 주었고, 진혁은 시간을 조종하여 내가 실수를 되돌려 볼 수 있게 도와주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스피커에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상황발생! 상황발생! 모두 회의실로 모이도록!!"
스피커에서 울려 퍼진 목소리는 긴박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동료들은 곧바로 훈련장을 떠나 회의실로 향했다. 나는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궁금하긴 했지만, 두려움이 더 크게 느껴졌다. 현우가 내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
"김신, 서둘러! 뭔가 큰일이 벌어진 것 같아!"
우리는 급히 회의실로 향했다. 복도를 지나면서도 긴장감은 계속해서 나를 압박했다. 회의실에 도착하니, 모든 동료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었다. 중심에는 팀을 지휘하는 리더, 이지훈이 서 있었다.
그의 표정은 심각했다.
"모두들, 급한 상황이다. 외부에서 우리를 노리는 자들이 나타났다. 우리의 위치가 노출된 것 같다."
순간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료들은 충격에 휩싸였고, 나는 심장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리더는 계속해서 말했다.
"우리는 도망가지 않을 것이다. 모두 이 기지를 지켜내야 한다!! 전투준비!!"
싸워야 하는 상대가 누구인지도 모른 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