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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말 서재 Aug 21. 2024

삶을 풍요롭게하는 길- 시작에 앞서

누구나 살면서 다양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한다.

누구나 살면서 다양한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대학을 결정하거나 전공학과를 선택하거나 결혼, 첫직장, 이직 등 수많은 선택들이 우리 삶에 함께한다.

이러한 매 결정의 순간마다 누군가는 많은 고민을 하는 사람도 있고 반대로 큰 고민없이 일단 아무거나 선택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가능한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을 해본 후에 신중하게 결정을 하거나 반대로 닥치면 알겠지라는 생각으로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하는 이도 있다.


정답은 없을 것이다. 


어차피 사람의 삶은 동시에 두가지 다른 삶을 살아갈 수 없으므로 AB 테스트 (동일한 환경에서 두가지 선택 조건을 모두 행하여 실험해보고 나서, 더 좋은 선택 쪽을 지향하는 방법)를 할 수 없는 존재다. 즉 평생토록, 우리는 어떤 선택이 더 좋았을 지 알 수 없다는 말이다. 다만 선택 이후의 순간이 나름 좋았다면 사람은 그 선택을 옳은 선택이었다고 믿고, 그렇지 않다면 옳지 않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렇다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선택을 하는 방법이 있을까?


나는 대학원에서 AI와 데이터를 전공한 이후, 운좋게도 줄곧 다양한 업종의 국내 대기업에서 전공과 관련한 경력을 쌓았다.  비슷비슷한 시간들이었을 거라 짐작할 수도 있겠지만, 나름 매번 큰 변화를 기대하며 만들어간 새로운 선택들로 채워진 시간이었다. 첫 직장인 LG전자에서 10년만에 네이버 (구 NHN)로 이직을 결심했을 때에는, 제조업에서 벗어나 당시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은 인터넷 기업에서의 경험을 강하게 갈구했기 때문이었다. 다시 네이버에서 삼성전자로 이직했을 때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글로벌 기업에서의 해외 경험을 기대하며 이직을 결심했고, 삼성전자에서 SK텔레콤으로 이직했을 땐 가장 많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는 통신사 데이터를 다뤄보고 싶다는 욕심에서 였다. 나이가 40 중반을 넘으면서, 나는 남들도 한번쯤 꼭 해보고 싶다는 기술 창업에 대한 막연한 욕구를 더 늦기 전에 실현하고 싶었으나 창업이 가져올 리스크를 감당하기에는 너무 겁이 많았다. 그래서 창업의 형태는 아니지만, 내 사업으로서 능력을 펼쳐볼 수 있는 기회를 찾기 위해 현재의 IT그룹사로 이직했다. 현재는 소규모 계열사의 CEO로서 기술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을 경영하고 있고, 또 비록 코로나의 창궐로 실패로 마무리되었으나, Data 플랫폼 관련 SaaS (SW As A Service: SW를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비즈니스)를 제공하는 조인트 벤처를 그룹 본사의 도움을 받아 유럽에 설립해보기도 했다.


나의 선택들이 과연 베스트였을 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어차피 바꾸지도 못할 거, 최선이자 베스트 선택이었으리라 믿고 그저 달려왔다. 약 28년간 수많은 이공계 출신의 직장인 및 마케팅 관련 종사자분들과 인연을 맺으면서, 그 분들의 선택과 삶에 대해서도 많은 관찰을 할 수 있었다. 누군가는 멋지게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중견기업에서 더 책임있는 역할을 맡아 승승장구하는 분들도 계시고, 누군가는 계속 대기업에 머무르면서 나름 본인의 칼라에 맞게 삶을 데코레이션해가며 사는 분들도 있다. 혹은 아예 창업을 통해 성공한 후배분들도 있고, 실패했지만 여전히 두려움은 접어두고 끊임 없이 도전하는 분들도 있다. 모두 멋진 삶이고 후회없는 선택을 하셨다고 생각한다.


최근 수년 사이에. 다양한 연령층으로부터 직업 및 직장과 관련한 상담을 요청받았다. 먼저 석사과정 졸업을 앞둔 조카로부터는 박사과정을 계속 할 지, 혹은 취업을 통해 필드 경험을 시작할 지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사회생활 10년차 쯤 된 전직장 후배분으로부터는 나름 Top Tier 인터넷 기업인 현 직장에서 국내 최대 기업 중 하나로 이직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지 말지에 대한 고민을, 그리고 25년차 경력에 IT 조직장을 맡고 있는 후배분으로부터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해야할 지, 혹은 할 수 있을 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기도 했다.

돌이켜보면, 사실 그분들과 함께한 시간들은 어떤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상담이라기 보다는, 함께 공유한 나의 경험과 생각이 재료가 되어 그분들 스스로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또 선택한 이후에는 그 선택이 결국 옳은 선택으로 기억되도록 이후의 시간을 열심히 만들어가는 데 필요한 용기를 준 시간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업종별 대표 기업들 안에서의 치열하지만 재미있었던 삶과, 유럽 스타트업 도전 속에서의 좌충우돌 경험들은, 나와 그분들 모두에게 보다 열린 마음으로 생각을 담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덤이 되었다.  


아마도 내 주변에는, 그분들 말고도 여러 선택의 순간을 마주할 준비와 용기가 필요한 분들이 많으리라 생각된다.

이 세상에는 많은 직업과 삶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대한민국에서 자신에게 맞는 직장, 혹은 창업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성장해 나가고자 하는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고 계신 분들께, 나의 부족하지만, 나름 다사다난했던 선택의 경험들을 나누고자 한다. 아마도 사회생활을 앞둔 청소년이나, 이미 사회생활을 하고 계신 사회 초년생부터 중장년까지, 그분들보다 한발 혹은 몇 걸음 더 일찍 비슷한 고민의 시간을 살아온 시간의 나눔이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설사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저런 면도 있구나 하는 여러 간접 경험들 중 하나로 옆에 두고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면 그 또한 보람 있는 작은 기여가 되리라 기대하며 이 글을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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