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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May 14. 2020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우여곡절 끝에 브런치에 입문했다

나의 시작 나의 도전기는 기한을 넘겨버렸고

이왕지사 이렇게 된 거 헛헛한 허기를 채울 수 있는 나만의 브런치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머릿속이 생각 타래로 꽉 차있다

나만의 일기장에 있던 글들을 뒤적뒤적해보았다. 요즘 말로 이불을 천장까지 차 버리고 밤새 나를 돌아보는 불면의 밤을 보냈다.

어제의 나와 지금의 나를 갈라치기 해본다.

그동안 나는 어떻게 살아왔을까, 잘 살아왔을까

지금의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 중인가, 잘 살고 있는 중일까

그리고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까


나의 삶은 크게 두 세계로 나뉜다.  

그 두 세계는 과거의 어느 시점에서 갈라지는데 큰아이를 출산한 순간이라고 힘주어 말하고 싶다.

출산 전까지는 부모님 그늘에서 성장한 오롯한 나의 과거완료이고 출산 이후의 삶은 오롯한 나에서 180도 달라진 또 다른 세계, 20년 전부터 이어진 과거와 현재진행형이다.

가정을 이루고 아이들을 낳고 기르면서 살아온 이들이라면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질 것이라고 생각된다.

과거 혹은 추억이라고 한다면 아이들의 어릴 적 재롱을 생각한다. 어린아이들과 남편과 지방 곳곳을 여행하던 때를 생각한다. 육아와 일 사이에서, 남편과 시댁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던 때를 생각한다. 내가 살았던 고향을 떠나 남편의 고향인 지금의 내 보금자리인 이 곳에서 낯설게 길을 걷던 때를 생각한다.

이제는 과거의 막다른 터널 벽을 뚫고 과거 완료 이전의 세계를 떠올리고 싶다.

나 어릴 적, 라떼의 시절을 떠올린다. 그곳에는 지금의 나보다 더 젊으신 내 부모님도 계시고, 오래전 돌아가신 할머니도 계시고, 남편과 아이들은 모르는 나만의 친구들도 있고, 나만의 방도 있고, 오늘 새벽에도 흥얼거리던 딸아이 스마트폰 음악도 나의 방에도 밤새 흐르고 있다.

나의 과거의 과거는 선천의 세계였고, 나의 과거와 지금은 후천의 세계이다.

나는 그 세계를 하나로 열고 싶다.



브런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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