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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Sep 21. 2022

내 몸이 기억하는 레일






단단하게 틀린 근육들과

터질 것 같은 힘줄을 움켜쥐고

뼈들은 하루종일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것이다.


추락하는 삶의 끈을 놓지 않으려

끝없는 노동의 계단을 밟으며

뼈들은 여전히 하고 싶은 말이 많았을 것이다

 

석양을 등에 대고 돌아 앉은 천막 아래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뜨거운 소주를 맛보며

혈관을 타고 돌아가는 뜨거운 하루를 느껴보며

뼈들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희미한 별빛이 내려보는 창문 아래

붉게 충혈된 두 눈 눌러 감고 돌아누운

불면의 밤, 뼈들은 그에게 말을 건넨다


오른쪽 어깨가 왼쪽 어깨포개어 닿는다

무릎이 오른 무릎을 쓰다듬는다

바닥에 닿은 관절들이 꿈틀거린다

 

밤 별들이 등뼈에 내려앉는다

별들이 이어지고 이어진 내일과 내일의

불면의 밤, 뼈들이 말을 건넨다.

몸이 기억하는 레일의 탈선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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