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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위나 Feb 06. 2022

그동안 미처 몰랐던 것들





어제 딸아이가 시켜먹고 남은 마라탕이 있습니다

오늘 저는 퇴근하고 집에 가면 그것을 먹을 계획입니다

벌써부터 기대가 됩니다



어릴 때 저희 남매가 시켜먹고 남은 양념치킨 몇 조각을

홀로 드시던 할머니가 생각납니다

이제야 그동안 미처 몰랐던 사실을 새로 알게 되었습니다

할머니는 그 치킨을 흡족하게 드셨을 거라는 사실을요

저는 오늘 마라탕이 기대가 됩니다



티비 예능 프로그램에서

가장 맛있는 찌개는 전날 끓인 찌개라고 하더군요

그 순간 그동안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일 국을 끓이셨던 할머니는

새로운 국은 식구들에게 퍼주시고

전날 먹고 남은 국은 할머니께서 드셨죠

할머니는 국을 아주 맛있게 드셨던 것이었어요

저는 오늘 마라탕이 기대가 됩니다.



어릴 적 아침마다 뉴스를 보시던 아버지는

날씨를 꼭꼭 챙겨보시곤 저희에게 말씀해주셨죠

오늘은 추우니 두껍게 입고 가라

오늘은 비가 오니 우산 챙겨 가라

한동안 아버지의 자상함에 잊지 못하는 나날들이었는데

문득 그 당시 기상캐스터 이익선 아줌마가 떠오릅니다.

아, 그동안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게됩니다

아버지는 익선씨(아버지는 그녀를 이렇게 부르셨습니다)의 팬이었다는 것을요



암 선고를 받으실 때까지 평생 술을 즐겨 드시던 아버지

술을 너무 좋아하셔서 그리 드신 줄 알았는데

어느 날 술을 마시면서 그동안 미처 몰랐던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제 기억 속에 늘 기분 좋게 술을 마신 줄만 알았던 아버지 역시

사는 게 힘드셨다는 것을요

점점 그동안 미처 몰랐던 것을 알아갑니다

저는 오늘 마라탕이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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