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모는 카지노를 좋아한다. 시애틀에 있을 때 카지노를 이모 덕분에 평생 가볼 카지노란 카지노는 다 가본 것 같다
카지노에 중독된 이제 카지노 유투버까지 돼서 활발한 유튜브 활동을 하고 있는 시애틀 미국 이모와 지내면서 배운 점이 있다.
한번 시작한 일은 꾸준히 하기
이모는 내가 브런치를 시작하고 나서 한참 뒤 유튜브를 시작했는데
나보다 구독자가 훨씬 많아졌다. 심지어는 시작한 지 한두 달 만에 성실하게 영상을 업로드 한 덕분에 구독자가 1000명을 넘었고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권한따지 생겼다.
카지노를 절제하면서부터 이모의 유튜브가 요새는 구독자 수가 올라가는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모는 계속해서 하던 대로 동영상을 매일 올리고 있다.
나는 한번 시작한 건 끝까지 해
편집이 잘 되어서 올리는 게 아니라 대충 찍은 동영상이라 할지라도 시작했으니 매일 올리는 것이다. 나도 밴쿠버로 와서 며칠 사이 그동안 구독자 숫자를 생각하면 부담이 생겨 소홀히 했던 글쓰기를 계속하고 있다. 이왕 브런치를 시작했으니 매일매일 일기 쓰듯이 하루에 글 한편은 꼭 올리려는 것이다.
소통의 중요성
내가 이모와 살면서 두 번째 느낀 점은 소통의 중요성이다. 사실 지금까지 내가 사람들과 살아가는 데에 어려움이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의 심리를 지레 짐작하고 그 사람이 이렇기 때문에 나한테 ~했을 것이다라고 단정 지어버리기 일 수였기 때문이다. 특히 나에게 흔히 갑질(?)을 하는 기 센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나서 사람들을 대할 때 좀 의견을 말하지 않고 순응을 해버리기 때문에 사람들 만나기도 싫고 만나도 내 생각을 터놓고 말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속으로 무슨 생각하는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나에게 주는 친절한 호의도 달갑지 않고 오히려 나한테 뭘 원하는 제 두려운 마음이 컸다.
내가 생각하는 우리 막내 이모는 말을 직설적으로 하는 성격이었다.
나한테도 말을 생각 없이 내뱉는다고 생각해서 약간 거리감이 느껴져 대하기 어려웠던 이모랑 지내보니 오히려 이모 같은 사람들이 오히려 가식 없고 진실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런 이모와 3개월을 살았으니 이제 누구와 얘기할 때도 무섭지 않게 훈련이 된 것 같다.
오늘도 한국인 룸메이트에게
제 냉장고에 있는 김치 편하게 드세요^^
라고 얘기했는데 이모가 이사 첫날 김치를 나눠준다고 했을 때 속으로 우리 가족이 밴쿠버에 사는 줄 생각하고 알고 있었다고 한다.
만약 내가 외국에서 만난 한국 사람을 피해 일부러 말을 안 했다면 서로 오해 속에서 살았을 것이다. 사람이 무서워서 대화를 안 하면 나만 손해다.
다시 돌려받게 된 잔돈 15불
오늘 집주인아주머니가 단톡에 문자를 보냈다. 내일 자기 오빠가 집 전구를 고치러 11시쯤에 올 것이라고 하는 내용이다. 집에 오면서 어머니랑 통화를 했는데 약속되어 있는 단 돈 15불도 받을 건 똑똑히 받아내라고 말씀하신 게 생각이 나서 주인아주머니께 용기 내어 예의 갖춘 문자를 보냈다.
어머니 말대로 그 주인아줌마는 15불 줄 것을 잊고 있었다. 내가 말을 안 했으면 일방적으로 주인아줌마는 하숙집 애들 돈 떼먹는 약속 안 지키는 집주로 평생 오해받으며 살았을 것이다.
남자친구도 나에게 소통을 잘하라고 한다. 가끔 내가 생각할 것이 많아 문자나 전화에 소홀하면 삐진다. 내가 설령 무슨 생각으로 전화를 안 했는지라도 설명은 꼭 해줘야 서로 감정이 안 상한다.
이제 내가 생각하는 무서운 막내 이모랑도 소통이 원활히 되니 어떤 누구와 대화해도 내 의견을 얘기하는 게 두렵지 않다.
* 소통을 중요시하는 남자친구. 나를 이해하려고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많이 가지려고 한다. 그 반면에 문자를 안 하면 안 하는 대로, 전화 안 받으면 안 받는 대로 별 신경 안 쓰는 나는 소통의 중요성을 연애하면서도 많이 느끼고 있다.
내가 밴쿠버에 온 이후로 적응하느라고 늦게 자서 다음날 늦게 일어난 적이 있다. 하필 전날 남자 친구가 열이 심하게 났고 나는 나대로 바빠서 답장 없어도 이해해 주겠지 라는 생각으로 아픈 남자친구에게 괜찮냐는 메시지에도 답장도 못하고 아침에는 괜찮냐는 전화도 못해주었다.
소통을 중요시하는 남자친구가 자기가 아팠는데도 내가 신경 안 쓰는 것 같아서 섭섭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그제야 나는 남자 친구에게 뜨끔해서 전화를 걸었고 한 시간 넘게 통화 후 오해를 풀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