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프트카드 하나에 진심인 편

50달러짜리 그림 대회에서 배운 5만 달러짜리 교훈

by K 엔젤


얼마 전, 센터에서 그림 콘테스트가 열렸다. 상품은 팀홀튼 카페 기프트 카드 $50.

그날은 모두가 진지하게, 또 분주하게 그림을 그리느라 하루 종일 붓을 놓지 않았다.

딜런은 짧은 팔을 가지고 태어난 장애인이다. 붓을 쥐는 일도 쉽지 않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그려냈다.

사라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 반맹인이다. 최근에는 나머지 시력도 점점 흐려져가고 있어 시력을 완전히 잃을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한다. 그런 그녀도 조용히, 묵묵히 캔버스를 채워나갔다.



노숙자 복지 센터에서 일한 지 1년 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나는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
무엇보다 이곳 사람들과 나 사이의 의외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들 대부분은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꿈꾸기보다는 현실에 익숙해져 안주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어려움이 닥치면 쉽게 포기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보다는 오늘 하루를 견디는 데 집중했다. 생각해보니, 나도 다르지 않았다.

미래를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것이 늘 두려웠고, 쉽고 편한 길에 익숙해져 도전을 미뤄왔다.

노숙자나 나나, 무언가를 공짜로 얻길 바라고, 그 자리에 머물러도 이상하지 않다고 합리화하는 데 익숙했던 것이다.


그날, 사라가 한 장의 그림을 나에게 수줍게 건넸다.
그림에는 이런 글귀가 적혀 있었다.

"Inner Peace – 내면의 평화"

"지나, 행복은 우리 안에 있는 거야.
네가 어디를 가든, 행복했으면 좋겠어."


사라는 명상과 불교에 관심이 많았다. 우리는 종종 함께 앉아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까워졌다. 방황하던 나에게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지 차분히 알려준 사람이 바로 사라였다.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자니 그동안 사라와 함께 울고 웃었던 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어느새 눈가가 촉촉해졌고, 우리는 서로를 꼭 안아주었다. 밖은 추웠지만, 마음은 따뜻했다.

벽 한쪽엔 사라가 좋아하던 또 다른 문장이 적혀 있었다.

“A mistake is success in progress.”

실수는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


불교에서는 이런 말이 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지만, 성공은 실패의 어머니다.”
말년이 좋은 인생이 진짜 좋은 인생이다.


한창 불교 공부를 하던 시절 들었던 말인데, 이곳에서 다시 그 말을 떠올리게 될 줄은 몰랐다.
빠른 성공보다 중요한 것은, 마지막에 웃을 수 있는 삶이라는 것.


어린 시절 시력을 잃은 사라. 짧은 팔로 세상을 견디고 있는 딜런.

그들의 인생 후반부에는 따뜻하고 좋은 일들만 가득하길 바란다.



이 글에 첨부된 모든 사진은 수락하에 촬영된 것임을 미리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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