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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May 01. 2019

우리는 과학영재를 모른다.

[C Program X 과학책방 갈다] 이지유 작가님의 과학영재론

C Program과 과학책방 갈다가 준비한 특별한 상영회를 소개합니다. 첫 번째 상영회는 미래를 만드는 십대 과학자들의 고군분투기, 내셔널 지오그래픽 제작  <사이언스 페어 Science Fair>입니다. 상영회 이후에는 국내 1호 과학영재교육학 석사, 이지유 작가님의 과학영재론 강연이 있었는데요! 과연 우리는 과학영재의 의미를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 영화 <사이언스 페어> 후기가 궁금하다면?



우리끼리의 사이언스 '북'페어 

약 90분이 넘는 러닝 타임에도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홀린 듯이 영화 <사이언스 페어>를 보았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이지유 작가님께서 준비하신 깜짝 액티비티가 진행되었죠. 어른들은 자리에 남아 있고 아이들만 1층 서점으로 올라가 책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자기 마음에 드는 책을 골라보세요. 책을 봤을 때 느낌이 오는 책을 고르는 거예요. 부모님 목소리는 신경 쓰지 말고, 오직 내 목소리에만 귀를 기울여 책을 골라오세요. 시간은 15분!


책 고르기 삼매경. 한권만 고르기엔 너무 아쉬운 아이들



과연 과학영재란 누구일까?

아이들이 '자기를 부르는 책'을 고르는 동안, 우리나라에서 첫 번째로 과학영재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으신 별똥별 아줌마 이지유 작가님께서 강연을 해주셨습니다. 과연 우리는 과학영재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을까요?



영재의 지적 특성에 대하여

영재가 지닌 지적 특성으로 총 5가지 특징 - 높은 지적 호기심, 발달된 언어능력, 높은 창의성, 우수한 사고능력, 높은 주의집중 능력을 소개해주셨는데요. 흥미롭게도 특징과 함께 그 특징으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처럼 보이는 행동)을 같이 설명해주셨습니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많은 부모님들께서 아이가 영재이길 바라면서 행동은 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커서 독특한 행동이 나오면 통제하려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이지유 작가님께서는 통제보다는 주의와 관심을 통해 왜 그런 행동을 보이는지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구체적인 팁을 알려주셨습니다. 


높은 지적 호기심: 정보 습득이 빠르고 호기심과 궁금증이 많아 다양한 책을 읽는 특징을 가진 반면 질문이 과다할 정도로 많고 인내심이 부족하며 정규 학교 생활을 지루해할 수 있습니다. 가끔은 의욕에 넘쳐 지시를 따르길 거부하기도 하죠. 만약 아이가 그렇다면 이상한 게 아니라, 영재일 수 있답니다!

발달된 언어능력: 어휘력이 풍부하고 정보력이 앞서며, 책을 많이 읽어 구사하는 어휘 수준도 높은 특징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또래보다 발달된 어휘 능력으로 유머 감각이 뛰어나단 이야기를 듣거나 또래 사이에서 웃기는 친구로 통하고 어른들과 따지거나 논쟁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합니다. 물론 "너 왜 그런 실없는 소리를 하니"라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요!   

높은 창의성: 상상력이 풍부하고 아이디어, 해결책 내길 좋아하며 자기만의 해석과 스타일을 추구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결과가 뻔한 반복 학습이나 연습 같은 것을 싫어합니다. 

우수한 사고 능력: 추상화 및 종합 능력이 우수하고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며 문제 해결을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전통적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따라야 하는 여러 가지를 싫어합니다. 그럴 경우 무조건 반박하기보다는 논리적으로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마 지실 지도 몰라요.)

높은 주의집중 능력: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나든 몰입해서 끝까지 해내는 능력인데요. 하던 일을 멈추지 못한다는 부작용이 있다고 합니다. 지나치게 자기 일에 집중하기 때문에 다른 일에 신경을 못쓰고 "너는 왜 너밖에 모르니" 소리를 듣기도 한다고 합니다. 


이지유 작가님께서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강조하셨던 "높은 주의집중 능력"



지적 능력만큼이나 중요한 정의적 특성 

대부분 영재라고 하면 지적 특성을 많이 떠올리시는데요. 이지유 작가님께서는 감정, 흥미, 가치관 등 정의적인 특성 또한 매우 중요한 영재의 특성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총 8가지 특성 - 정서적 민감함과 열정, 완벽주의와 자기비판, 자아개념과 자기 통제력, 뛰어난 유머감각, 내향성과 독립성, 도덕 발달과 정의감, 도전성과 회피성, 다재다능함을 이야기해주셨는데 아래와 같이 소개합니다. 


정서적 민감함과 열정: 영재들은  타인의 기대에 부응받고 사랑, 수용받고 싶어 해서 가끔 과잉 반응이 나오기도 하고, 상황에 따라 정서적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지식으로 이해하려고 애쓰다 보니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해요! 

완벽주의와 자기비판: 본인에 대한 기준이 매우 높아서 좋은 평가를 못 받으면 자기 자신을 확 낮추거나 우울해질 확률이 높다고 합니다. 무조건 "잘했어, 잘했어"와 같은 가치적 이야기가 아니라 성취하든 못했든, 잘했든 아니든 사랑한다는 표현을 많이 해주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자아개념과 자기 통제력: 책임감, 인내심이 강하고,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능력 '과제 집착력'이 뛰어난 반면 그러다 보니 목표 달성을 이루지 못했을 때 깊이 좌절하기도 합니다. 

뛰어난 유머감각
 

내향성과 독립성: 지적인 능력은 육체적 능력보다 3~4살 높은데 감성적 지수는 그 나이보다 어리다 보니 '비동시성'이 특징인데요. 그러다 보니 타인에게 무관심하거나 사회성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서 그럴 땐 비판하기보단 왜 그런지 제대로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도덕 발달과 정의감: 지카 바이러스를 치료하려 했던 브라질 친구와 같이 영재 아이들의 특성은 인류애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점인데요. 전 인류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다 보니 엄마, 아빠는 뜬구름 잡는 소리라고 공감해주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습니다. 길게 대화하며 공감해주는 연습이 필요하죠! 

도전성과 회피성: 일상생활의 틀을 싫어하고 어떤 결과가 나올지 뻔히 보이는 것은 하지 않으려 하는 모험가의 특성이 있습니다. 본인이 노력해서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과제를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재다능함: 다방면에 흥미, 열정, 의욕이 넘치다 보니 욕심이 많아 일을 많이 벌리기도 합니다. 능력이 부족해서 망하는 게 아니라 시간이 부족해서 혹은 신체적, 정신적 한계 때문에 좌절하다 보니 그럴 땐 어른들의 코칭이 필요합니다. 


어른들은 강연 삼매경, 아이들은 독서 삼매경



영재의 시작, 호기심과 과제 집착력

학자가 100명이면 영재의 정의도 100개라고 합니다. 아직도 한창 연구 중이지만 가장 많이 알려진 렌줄리의 정의에 따르면 영재는 평균 이상의 능력, 창의성, 그리고 과제 집착력을 가진 사람입니다. 그중 가장 강하게 드러나는 능력은 과제집착력, 호기심이 생긴 무언가 하나를 물고 늘어지는, 끝까지 가보는 능력인데요. 아이가 이런 모습을 보인다면 그 과제에 계속 집착할 수 있도록, 씨앗에 물을 주듯 북돋아주는 건 어떨까요? 




각기 다른 과학영재의 씨앗을 품은 아이들

우리만의 사이언스 <북> 페어! 드디어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을 시간이 되었습니다. 한 친구씩 본인이 고른 책을 소개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보는 시간을 가졌는데요. 어떤 친구는 집에 있던 원소 책을 읽다가 오타가 있어서 오타를 바로잡기 위해 다른 종류의 원소 책을 골랐고, 다른 어떤 친구는 바둑에 관심이 많은데 꿈이 로봇공학자라 인공지능에도 관심이 많아 '바둑으로 읽는 인공지능' 책을 골랐습니다. 이렇게 꿈틀거리는 저마다의 호기심을 계속해서 이어가면, 과학 영재가 커서도 행복한 영재가 되도록 도와주려면 과연 어떤 응원과 북돋움이 필요할까요? 


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수정'에 관심이 생긴 친구
오늘 느꼈던 마음속 작은 꿈틀거림을 잊지 마세요! 


영재교육의 목적은 심신이 건강한 성인 영재가 되도록 유도하는 것 



내가 과학영재일 확률

과학영재는 아득히 먼 세상의 누군가의 이야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 <사이언스 페어>를 보고 이지유 작가님의 이야기를 들으며 생각이 많이 바뀌었죠. 우리는 저마다 과학영재의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내가 영재일 확률이 1% 높아지고, 나와 영재가 1cm 가까워진 시간


다만, 내가 과학의 어떤 분야에 호기심과 과제 집착력을 가졌는지 발견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합니다. 어떤 아이는 우연히 국립해양생물자원관에서 바다거북을 보고 바다거북 영재가 될 수 있고, 다른 어떤 아이는 우항리 공룡박물관에 전시된 알로사우르스 골격 화석을 보고 알로사우르스 영재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이번 주말은 어떤 씨앗을 발견하러 가볼까요?



+ 미래의 <사이언스 페어> 참가자 친구들과 함께


본 상영회와 강연은 C Program, 과학책방 갈다이지유 작가님이 함께했습니다.  


+ 5월 26일 [C Program X 과학책방 갈다]의 두번째 상영회가 열립니다. 


크리스 조던의 다큐멘터리 영화 '알바트로스'를 보고 과학커뮤니케이터 강양구님의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강연 (#6번째대멸종 #내-일의이야기 #플라스틱)이 이어집니다. 특별한 기회를 놓치지 마세요!




<우리는 과학영재를 모른다 - 2편> 글 어떠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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