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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E SAW Sep 14. 2018

Play Fund가 만나왔던 사람들,

2016년의 기억을 다시금 떠올려보는 시간

Play Fund 프로젝트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보니 (운 좋게!) 멋진 분들을 많이 만납니다.

아이들의 잠재성을 꾸준히 인정하고 존중하는 분들,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프로젝트에 녹여내시는 분들입니다. 아이들의 가능성을 보시고 본인의 전문 영역에서 놀이와 접점에 있을만한 새로운 시도를 하시는 분들입니다. 이분들을 만나며 잊히지 않았던 몇 장면(정말 많은 장면이 스쳐 지나가지만 일부만)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1. 

2016년 10월 21일 오후 7시 40분경 김연금 소장님과의 세션 중

그땐 그랬지, 2016년 10월 21일, Play Fund 매니저의 실제 노트
놀이를 하는 공간으로서의 기능적 접근이 갖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일직선적인 답, 아이들이 이렇게 노니까 이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이야기 하기보다 관찰하고 더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


안전 기준 때문에 우리나라 놀이터는 다 비슷한 모습일까? 그럼 아이들은 어떤 형태의 놀이터를 좋아하는 걸까? 바람직한 놀이터의 형태는 정해져 있는 것일까? 위험한 놀이터는 정말 아이들이 좋아할까?라는 질문을 갖고 있던 차에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어른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놀이’의 기능(예를 들면 자연을 접하며 놀아야 한다)이 있습니다. 그리고 놀이터를 볼 때 그 기능이 가능한 놀이터인지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게 됩니다. 2015년 중랑구의 상봉 세화 놀이터 개선사업을 진행하면서 Pxd가 놀이터 아이들을 관찰한 결과가 떠올랐습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어떤 기구에 집착하기보다는 놀이터의 구역을 나눠 조합놀이대는 지옥으로, 뛰어다닐 수 있는 구역은 천국으로 인식하고 놀았습니다. 이런 아이들을 잘 관찰하면 놀이터는 다양한 모습을 가진 형태로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놀이터가 다양한 모습을 갖지 못하는 건 안전기준 때문이 아니라 어른이 상상할 수 있는, 중요하게 생각하는 ‘놀이’의 모습만 담기길 원하기 때문인 건 아닐까요? 아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서 아이들에게 상상의 여지를 줄 수 있는 다양한 모습의 놀이터가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런 놀이터를 만들고 싶습니다.

Pxd, 놀이터 프로젝트 User research report 중 상봉 놀이터에서 ‘지탈’을 하며 놀고 있던 아이들
놀이터에서만큼은 안전하게 놀아 라고 생각하면서 놀이터를 만들고 있지만
‘놀이터에서만 놀아’가 더 위험한 문제는 아닐까?


아이들에게 ‘놀이터’만이라도 자유롭게 놀 수 있는 장소로 지켜주고 싶습니다. 동시에 아이들 삶 곳곳이 아이들에게 놀이터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김성찬 선생님의 책 부모가 되는 시간에서는 아이들의 삶과 놀이에 대해 아래와 같이 이야기합니다.

스티븐 나흐마노비치 Stephen Nachmanovitch는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에서 “놀이는 언제나 맥락의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 동일한 행동이라도 일상적 맥락에 있으면 일상적 활동이 되고 놀이라는 특별한 맥락에 닿으면 놀이가 된다. 특히 아이들에게 노는 시간, 작업하는 시간, 배우는 시간이 따로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가 않다. 어린아이들일수록 이 모든 시간이 하나의 경험으로 흘러간다.


아이들 삶이 언제 어디서든 놀이의 맥락에 닿을 수 있도록 놀이의 장(場)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놀이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자극제만 있어도 아이들은 그 공간을 멋진 놀이터로 만들 것입니다. 테이프만 있어도, 학교 안 숨어있는 공간이 바닥 놀이터가 될 수 있는 것처럼. 곳곳에 그런 공간들이 생겨나면 김연금 소장님이 언급하신 “Play field” 가 되지 않을까요?


#2

2016년 11월 24일 목요일 오후 6시경 김이삭 관장님과의 대화중

<2016 놀이시작 전시, 헬로우뮤지움, 2016.10.7 ~ 2017.2.25> 노해율 작가, Balance-05, 스펀지, 가변설치, 2016


아이들이 따로 왔는데도 어느새 신나게 같이 작품을 만들고 있어요. 
그게 이 작품이 주는 힘인 것 같아요


헬로우뮤지움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어린이 미술관입니다. 그때 그 당시, 2016 놀이 시작 전시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은 노해율 작가의 작품입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큰 돌 스펀지를 던지고 놀던 아이들이 어느새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쌓기 시작합니다.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기 시작하는 것이죠. 관장님이 기특하게 그 장면을 지켜보시는데 서로 모르는 아이들이 어떻게 쌓을지 이야기하며 함께 만들고 있었다는 거예요. 놀이터는 그 장소에 모인 아이들이 ‘슬그머니’ 끼어서 함께 무언가 할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합니다. 친구가 되어 돌아갈 수 있고, 다음에 그 장소에서 또 만날 것을 기약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3

다시 소장님 세션으로 돌아갑니다.

놀이터는 아이들에게 남겨진 작은 세상, 
아이들의 세상은 더 펼쳐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2016년의 기억을 떠올리니, 그동안 초심을 잘 유지해온 것 같기도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고 여러 생각이 듭니다. 앞으로도 브런치를 통해 Play Fund가 만난 사람들, 그들과 함께한 순간들에 대해 잘 기록해보려 합니다. 


많이 기대해주세요 :) 


Play Fund가 만나왔던 사람들 글, 어떠셨나요?


이 뿐만 아니라, 서울숲놀이터북서울 꿈의숲서대문자연사박물관 1박 2일 캠프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지난 4년간 어린이를 위한 열린 공공 공간과 놀이 환경에 투자해 온 C Program이 엄선한 정보를 놓치지 마세요. 이번 주 목요일부터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구독을 원하신다면 아래 링크를 클릭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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