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we see] 우리 동네 놀세권 워크숍에서 만난 사람들
[People we see]에서는 Play Fund가 만난 다양한 사람들을 소개하고, 함께 나눈 대화를 전합니다. 일상적으로, 업무 차원에서, 사적으로, 혹은 우연히 만난 사람들과 함께 나눈 생각과 순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뛰어 놀기 좋은 동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모들도 어떤 정보를 알아보아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혹은 '요즘 아이들은 시간이 없어서 못놀아', '우리 어릴 때는 골목에서 뛰어놀았는데' 라는 막연한 대화에 그치거나 학군, 편의시설을 참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과연, 아이가 뛰어 놀며 자라기 좋은 동네는 어떤 동네일까?
아이가 매일 혼자 돌아다니기에, 우리 동네는 어떤 동네일까?
그래서, Play Fund는 어떤 부모님이든 구체적인 기준으로 우리 동네가 아이가 뛰어 놀기 좋은 동네인지, 어떤 동네가 놀기 좋은 동네인지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놀세권"이라는 새로운 대화를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 일환으로 누구나 쉽게 자기 동네를 확인해볼 수 있도록 놀세권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습니다.
체크리스트를 본격적으로 배포하기 전에, 실제 부모님들께서는 놀세권과 놀세권 체크리스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들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계신 부모님 3분(김소영님(6,8세 아이), 서현선님(8세 아이), 홍주은님(3,9세 아이))과 선생님 1분(신동석님)을 만났습니다.
Q. "밖에서 노는 놀이(바깥 놀이)"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 소영님 : 집 밖에서 놀면 다 바깥 놀이긴 하지만, 키즈카페는 왠지 바깥 놀이란 생각이 들지 않아요. 매번 똑같고, 반복적인 공간이면 뛰어논다는 생각이 안든달까? 낯설어야 바깥놀이답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밖에서 제대로 놀고나면 눈빛이 선량해지는게 제대로 스트레스를 푸는 느낌이에요.
> 주은님: 신체 활동 위주의 놀이가 생각나는데, 특히 바깥 놀이는 안전 지대를 벗어나는, 낯선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하는 배움 같아요. 익숙한 바운더리를 뛰어넘는 경험이랄까?
> 동석샘: 특히 저는 아이들이 하고 싶은대로 "함께, 같이" 뛰어 노는 놀이가 떠올라요.
> 현선님: 맞아요. 바깥놀이로 사회성이 길러진다고 생각해요. 내향적인 아이들도 바깥놀이를 통해 안 놀았던 아이와도 놀아보고, 의도치 않았던 사람도 만나보고 탐험을 해보는 것 같아요.
Q. "놀세권"은 어때요? 처음 들으셨을 때 어떤 생각이 드셨나요?
> 소영님: 역세권은 세속적인 말인데, 놀이라는 말은 순수한 말이잖아요. 두 단어가 합쳐지니까.. 세속적인 것과 순수함이 합쳐진, 어른과 아이가 합쳐진, 부정적이지도 않고 긍정적이지도 않은 묘한 느낌?!
> 동석샘: 저도 ~세권이 집값을 올리기 위한 표현으로 많이 쓰이니, 자동으로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주은님: 집은 너무 어른들 위주로 고르잖아요? 아이들에게 놀세권이 중요한 권리인데.. 그래서 저는 놀세권을 들으니 권리의 측면에서 아이들이 놀이할 수 있는 권리가 생각났어요.
>현선님: 저는 놀이가 가능한 구역이 떠올랐어요. 놀이터가 있느냐보다 놀세권이 되느냐는 시사하는 점이 다르다고 생각해요. 놀이터 따로 보는게 아니라, 우리 집의 환경으로서 생각해보는 발상의 전환이 좋았어요.
Q. 그렇다면 우리 동네는 아이들이 놀기 좋은 "놀세권"좋은 동네일까요?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 주은님: 저희는 집 근처에 큰 공원도 있고, 도서관도 있고, 나무도 많고, 찻 길을 건너지 않아도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이에요. 그럼에도 놀기 좋은 동네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왜냐하면 동네에 아이가 별로 없어서 놀이터에 또래 친구들도 없고, 놀이 기구도 한정적이고, 모래도 잘 관리가 되지 않기 때문이에요. 단지 안에 아이들이 없으니 애들이 잘 나가질 않아요.
> 현선님: 맞아요. 주은님 동네 환경이 객관적으로 더 좋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저희 동네가 더 좋은 것 같거든요. 왜냐면 놀이 친구를 만나기가 쉬워요. 그래서 부모들도 안심하고 아이를 내보낼수 있는 것 같아요. 나가면 애들이 놀고 있을 거란 신념이 있어요. 가는 곳마다 노는 게 보이니까, 놀이가 계속 촉진되는 느낌이에요.
> 소영님: 완전 공감해요. 놀이터에서 우연히 만날 수 있는 아이들 자체가 많으니까 언제든 잘 놀 수 있어요.
> 동석샘: 저는 주상복합에 사는데, 단지 안에는 놀이 시설이 굉장히 풍부해요. 다만, 단지 밖 아이들이 들어올 수 없어서, 환경 자체는 좋지만 아이들이 우연한 만남이나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어려운 것 같아요.
준비물: 우리 동네 지도 (우리집 반경 1km), 아이의 통행일지, 놀세권 체크리스트
Q. 놀세권 체크리스트, 직접 해보니 어떠셨어요?
>주은님: 저희 동네는 안전하다거나 공원 등의 시설이 다양하다거나, 환경적으로는 굉장히 뛰어난 것 같아요. 다만,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고, 놀이 기구 종류도 너무 20년 전 버전이라, 재미가 없어서 아이들이 반경 300m에만 멈돌며 논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현선님: 쾌적하다거나 다양하다는 점에선 주은님 동네보다 좋지 않지만, 아이들이 친구를 만나기 좋은가에서 정말 좋은 점수를 받았어요. 몇 개 안되는 인프라를 되게 잘 사용하고 있구나라는 걸 다시 한번 느꼈어요.
> 소영님: 아이가 커서 단지 놀이터에서 못 놀 때, 돌아다니는 반경이 커졌을 때까지 생각해봤는데 체육센터도 가깝고 스케이드보드 탈만한 곳도 있더라고요. 클 때까지 생각해보니 우리 동네가 살기 좋은 동네 같아요.
Q. 주변에 놀세권 체크리스트를 추천하신다면, 어떤 면에서 추천하시나요?
>현선님: 체크리스트가 쉽지 않아서 좋았어요. 내가 아직 이 부분은 모르는구나..하면서 우리 동네에 대해 확실히 생각해보는 계기였어요. 그리고 놀기 좋은 동네가 되려면 부모의 역할이 크겠다를 다시 한번 느꼈어요. 무엇보다 제일 좋았던 점은 동네에서 걸어다녀봐야지라는 생각이 든 점이에요.더 좋은 동네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다면 내가 아이와 동네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야겠다, 내가 동네를 더 잘 알아야겠다 싶어요.
>동석샘: 우리 동네 사는 아이들을 위해 어떤 어른이 되어얄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아요.
>주은님: 막연히 생각했던 동네를 객관적으로 봐서 좋았고요. 현선님처럼 동네 탐험을 한번 해봐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지도를 펼쳐두고, 애들이 놀 수 있는 무엇이 어디에 있는건지, 아이가 생각하는 가장 좋은 놀이터는 어딘지에 대해 대화를 나눠보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소영님: 동사무소, 시, 청소년 센터 등 지역사회에서 이 이야기를 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를 키우기 위해서는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걸 체감했어요. 아이랑 같이 지도를 만들면서 동네 탐험도 해보고 싶어요!
워크숍을 마치고 나서, 4분 모두 놀세권 체크리스트의 취지에 공감하신건 물론, 집에 돌아가서 꼭꼭 동네 탐험을 해봐야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셔서 워크숍 해보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Play Fund는
부모님 누구나 쉽게, 구체적인 기준을 가지고
우리 동네가 아이가 뛰어 놀기 좋은 동네인지, 어떤 동네가 좋은 동네인지
알아볼 수 있도록 놀세권을 알리고, 놀세권 체크리스트를 확산하려 합니다.
놀세권 체크리스트가 궁금한 분들!
누구와 어떻게 체크리스트를 활용하실지 간략한 계획을 메일로 보내주시면, 체크리스트를 보내드립니다.
play@c-program.org
놀세권 체크리스트 워크숍이 궁금한 분들!!
놀세권 체크리스트 워크숍 영상을 확인하시려면 링크를 클릭해주세요.
이 뿐만 아니라 서울숲놀이터, 북서울 꿈의숲, 서울시립과학관 등 아이와 함께 가보면 좋을 공간이나 읽어보면 좋을 흥미로운 콘텐츠가 매주 목요일 여러분의 메일함으로 찾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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