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하기] 공간을 만드는 사람들 - 이유에스플러스건축 인터뷰
[시작하기]에서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 하는 파트너들을 소개하고 프로젝트에 임하는 마음을 전합니다. 어떤 고민으로 프로젝트가 탄생했는지, 새로운 공간을 만들고 채우고 운영하기 위해 어떤 파트너들이 어떤 마음으로 프로젝트를 맞이하고 있는지 이야기합니다.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는 공공 도서관 안에 트윈세대를 위한 전용 공간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 여기서 트윈세대는 10대(Teenager)와 사이(Between)를 결합한 단어로 11~15세 나이의 어린이와 청소년 사이의 낀 세대를 의미합니다. 프로젝트의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프로젝트를 함께할 서민우, 지정우 소장님을 만났습니다.
Q. 이유에스플러스건축을 소개해주세요.
지정우 소장님: 지난번 인터뷰에서 소개했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바뀐 점이 있다면 타겟층이 조금씩 옮겨가는 것 같아요. 예전엔 다음 세대 중에서도 어린이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는데 이번 트윈세대 프로젝트도 그렇고 최근엔 관심이 초등학교 고학년, 중학교 쪽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공간 관점에서도 놀이 쪽에서 요즘엔 학교 공간을 개선하는 부분까지 확장해 가고 있어요. 이번 프로젝트의 공간인 도서관도 순수 놀이공간이라기보다는 놀이와 배움이 혼합된 공간이죠.
서민우 소장님: 놀이터에 관심을 가지고 시작하다가 학교 공간, 방과 후 공간, 도서관까지 점점 어린이의 삶 자체로 확장되는 느낌이에요.
Q. 어떻게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셨나요?
지정우 소장님: 실질적인 공간을 만드는 건축가로서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지금까지 여러 번의 미팅을 돌이켜보면 저희도 계속 배우는 것 같아요. 사실 처음에는 각 파트너들의 인풋들을 모아서 솔루션을 내는, 결국 '공간을 만드는 게 제일 중요한' 프로젝트가 아닐까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결국 결과는 아이들이 만드는 것이고 저희는 과정의 일부를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하고 만들지 못지않게 운영자들이 아이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할지, 공간을 어떻게 운영할지, 어떤 콘텐츠로 공간을 채울지가 중요하다는 걸 프로젝트를 통해 느끼고 있습니다.
Q. 이번 프로젝트에서 꼭 해보고 싶은 게 있으신가요?
지정우 소장님: 운영자분들을 대상으로 하는 워크숍을 해보고 싶어요. 트윈세대 공간을 직접 운영하실 분이 아니더라도, 전주시립도서관이 아닌 다른 도서관에 계신 분들 일지라도 무엇을 불편하게 느끼시는지 궁금합니다. 트윈세대의 생각을 반영하고 트윈세대 중심의 기본 원칙을 당연히 가져가지만, 운영자분들이 불편한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죠. 다른 공간을 설계할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공간을 이용할 사람과 운영할 사람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번엔 특히 기존에 없던 공간을 상상하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공간을 쓰실지에 대한 대화가 필요해요. 예를 들면 기존 공간은 아이들이 어떻게 들어와서 어디서 체크아웃하는지 한눈에 다 관리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면 이번 트윈세대 공간은 다락방, 아지트가 있어서 한눈에 다 안보일 수도 있거든요. 그럴 경우 기존 공간과 달라서 싫다가 아니고 기존에는 없던 공간이니 어떻게 쓰실지 상상해보는 기회를 가지는 거죠. 예를 들면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으니까 운영자가 앉는 의자가 더 높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실 수 있겠죠.
실제로 미국 도서관에 있는 청소년 공간 같은 경우 대출 데스크가 한쪽 벽에 붙어 있는 게 아니라 공간 한 복판에 있어요. 감시를 하기 위해서라기보다 언제든지 들를 수 있도록, 들러서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죠. 그러려면 운영자 자체도 마인드가 오픈되어야 하고 아이들이 같이 밥을 먹고 싶어 할 정도로 관계가 형성되어야 해요. 그만큼 운영자가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하는 건축 워크숍 시점 즈음에 운영자분들과도 워크숍을 해보고 싶습니다.
Q. 전주, 도서관의 맥락을 어떻게 고민하고 계신가요?
서민우 소장님: 지역성이라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어느 지역이든 공통적일 수도 있어요. 놀이터 옆에 살고, 아파트 단지를 건너서 학교를 가고.. 이런 특성은 비슷할 수 있죠. 그런데 동네의 지역성, 공동체의 지역성이라는 것은 "전주시는 ~ 하기 때문에 이런 지역성을 살려야 한다"가 아니라, 전주시 아이들이 전주시립도서관에 올 때는 "그 아이들 고유의 무언가" 가 있을 것이라는 가정으로 이를 찾기 위해 아이들과 교류하는 거죠. 놀이터가 단순히 놀이기구를 사서 심어주는 게 아닌 것처럼 지역성은 결국 아이들의 삶, 어른들의 삶, 사람의 삶이 어느 동네든 똑같이 일어나지는 않는다는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틀리다가 아니라 '다르다'를 찾고 보여주고 싶다는 의미예요.
지정우 소장님: 지역성이라는 것은 해외 사례나 인터뷰, 답사도 중요하지만 그 지역, 전주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미에요. 사실 사례 스터디는 저희가 건축가로서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밑바탕을 쌓는 것이지 "어디를 가봤더니 OO가 좋더라, 그걸 적용해보자"가 아니니까요. 항상 주의하는 부분이에요.
지역성은 결국 아이들의 삶, 어른들의 삶, 사람의 삶이 어느 동네든 똑같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따뜻한 시선을 가지는 것
Q. 지역성을 읽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지정우 소장님: 공간 디자인을 위한 워크숍과 연결될 수 있어요. 저희가 워크숍을 한다면 전주시 아이들에게 "너희가 정말 원하는 도서관 공간은 어떤 공간이니?"라고 물어보진 않을 거예요. "너희가 경험한 장소 중에 어떤 곳은 어떻게 쓰이니, 어떤 곳에서 너희는 어떻게 느끼니?"를 물어보고 현재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맥락, 상황, 문화, 일상을 정확하게 읽어내게끔 유도하는 거죠.
막연히 "OO에 가서 즐겁게 놀았다"의 차원이 아니고 분석적인 마인드로 "OO에서는 아이들이 이런 걸 할 수 있어서 좋았다"까지 정확히 읽어내려고 노력합니다. 기존의 상황들을 모은다고 새로운 상황이 만들어지는 게 아닌 것처럼 좋은 장소 5~6곳의 장점을 모은다고 해서 좋은 공간이 만들어지는 건 아닙니다. 현재 1이라는 지점에 있다고 가정했을 때 10을 상상하고 새로운 꿈을 꾸는 게 아니라, 아직 가보지 않은 2라는 장소에 대해 생각해보고 상상해보는 것이 필요하죠. 그래서 워크숍을 통해 아직 가보지 않은 2라는 장소에 대해 아이들이 공간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건축가의 지혜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보여주는 생각을 지역의 맥락으로서 읽어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Q. 트윈세대 대상의 프로젝트를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지정우 소장님: 이번 트윈세대 프로젝트가 저희의 대상 연령대를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주신 것 같아요. 아빠 건축가로서 각자의 아이들 연령대와도 잘 맞거든요. 어린이스러움은 남아있으면서 부모와의 대화 횟수가 줄어들기 시작하는 단계다 보니 아이와 어떻게 소통할 수 있을지 매일 고민하고 있어요.
마침 그 고민이 이번 프로젝트의 이용자에 대한 고민과도 잘 맞아떨어지다 보니, 아이와 일상적으로 나누는 대화에서도 "아빠가 지금 이런 일을 하고 있는데 네가 디자이너라고 생각하면 어떤 공간이 있으면 왜 좋을까? 왜 싫을까?"를 나누고 있어요. 아이들이 스스로 현재 본인이 처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분석해볼 수 있도록 시선을 마련해주고, 공간을 상상해보도록 유도하는 거죠. 가족생활과 건축이라는 업이 완벽하게 분리되어 갈 수는 없듯이 아이가 성장하면서 저희 프로젝트도 계속 성장하고 진화하는 것 같습니다.
Q. 트윈세대 아이와 어떤 대화를 나누시는지 궁금해요!
지정우 소장님: 저희 아이가 정확히 트윈세대인데 어린이 때와 명확히 구분되는 차이점은 있어요. 예전엔 부모가 요청을 하면 웬만하면 다 들어주는 수동적인 시기였다면, 지금은 나름대로 생각하는 세계나 분야가 따로 있어요. 저희 아이는 너프건, 총싸움 놀이를 좋아하는데 집안에서 총을 쏘면서 놀 공간이 마땅치 않다 보니 서바이벌 게임장처럼 실내에서 게임할 수 있는 공간에 같이 가서 같이 굴러가며 놀곤 하거든요. 총은 위험해서 절대 안 돼, 이렇게 금지를 하는 게 아니라 같이 놀면서 일종의 룰을 만들어가는 거죠. 총을 사주는 것도 마찬가지로 집안일 등의 딜을 해보고 있어요.
같이 노는 것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요새는 관심을 표현해보도록 유도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아이가 총을 사달라고 조르면 네가 이걸 가지고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제안해보라며 노트를 주는 거죠. "미래의 교육을 설계한다" 책에 나오는 열정 노트처럼 아이가 어떤 현상에 관심 있는지 적어보도록 하는 거예요. 새로운 모델을 사줄테니 너프건을 가지고 더 즐겁게 놀 수 있는 공간을 스케치해보라고 제안했더니 아이가 자세하게 설명을 붙여가면서 카툰처럼 몇 장 디자인을 했어요.
그런 식으로 트윈세대는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협상을 할 수 있고, 잘 이해하면 생산적인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해요. 그리고 그만큼 어느 정도의 콘텐츠도 각자 머릿속에 가지고 있죠. 그런 것들을 끌어내 줄 수 있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숙제인 것 같아요.
트윈세대는 어느 정도 대등한 관계에서 서로 협상도 할 수 있고, 어느 정도 본인만의 콘텐츠를 지닌 세대라고 생각해요. 그런 것들을 끌어내주는 공간을 어떻게 구성하느냐가 숙제인거죠.
Q. 트윈세대에게 도서관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정우 소장님: 미국의 도서관을 가봐도 청소년 공간, Teen space는 있지만 트윈세대 전용공간이 있는 경우는 많진 않아요. 아직까지 트윈세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없으니까, 어떤 공간을 제시해줘야 할지 모르니까 청소년 공간을 트윈세대도 쓴다는 개념으로 Teen/Tween space로 이름을 붙여가는 실정이죠.
마찬가지로 우리가 트윈세대 조사도 하고 수많은 친구들을 만나지만 기계에 인풋을 넣고 아웃풋을 내는 것처럼 우리가 그들을 완벽하게 마스터했다는 생각이나 딱 맞는 솔루션을 줄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트윈세대의 성격은 규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결국은 저희가 "트윈세대를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공간이 정작 트윈세대가 보기에는 우리가 좋아하는 공간과는 거리가 멀다고 할지라도, 우리가 전해줄 수 있는 메시지는 충분히 의미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민우 소장님: 저는 우리가 과연 트윈세대를 완벽하게 다 이해한 상태에서 공간을 만들 수 있을까라고 생각해요. 트윈세대도 변해가는 시점이고 우리도 변해가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점이다 보니 그들을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은 서로가 계속해서 배워가고 이해하는 거죠. 다만 우리는 우리가 어린아이였던 적이 있고 트윈세대였던 적이 있고 청소년이 된 적이 있었던 어른들이라서 그들이 변해가는 시점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나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트윈세대를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은 서로가 계속해서 배워가고 이해하는 거에요. 완벽하게 마스터한다, 딱 맞는 솔루션을 준다가 아니라 결국 트윈세대를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는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Q. 트윈 세대를 위한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서민우 소장님: 저희가 만들 공간은 특정한 목적을 위한 공간을 여러 개 만들어주는 형식은 아닐 거예요. 여러 가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는 중성적인 플랫폼에 아이들이 스스로, 자발적으로 알아서 꾸며나가는 그런 공간을 상상하고 있어요. 디아이디어그룹이 분석해주신 걸 보면 트윈세대 유형만 7가지인데 아이들마다 성향이 다 다르니까 더더욱 그런 중성적인 공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지정우 소장님: 같은 맥락에서 트윈세대 아이들 자체가 그 공간을 운영하는데 참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공공도서관에 가보면 도서관 안에 어린이 코너를 가면 저도 아이도 마음이 편하고, 책만 읽는 게 아니라 보드게임도 하고 책을 읽는 의자의 종류도 다양하고 카펫이 있어서 뒹굴뒹굴 볼 수도 있고 스토리타임, 크래프트 프로그램도 다채롭더라고요. 그런 분위기 속에서 아이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배움을 당하는 입장이 아니라 가르치는 차원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들이 조금씩 생기더라고요. 동영상을 잘 다루는 아이가 있으면 조금 더 어린 친구에게 시연을 해주기도 하고 종이접기 잘하는 친구가 친구들에게 알려주기도 하는 거죠.
책 큐레이션도 마찬가지예요. 전부 가져다 놓고 읽어봐가 아니라 큐레이션을 할 때 아이들이 결정하고, OO가 고른 책 서가, OO가 정한 오늘의 이벤트 이런 식으로 아이들이 공간에 직접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가 생기면 좋을 것 같아요. 미끄럼틀 타라, 그네 타라 하면 재미없지만 내가 여기서 놀 수 있는 룰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으면 새로운 방식을 만들 수 있는 것처럼 그런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중성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공간에서 놀 수 있는 룰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 새로운 방식을 만들며 재미를 느끼는 중성적인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Q. 집, 학교가 아닌 제3의 공간은 어떤 공간일까요?
지정우 소장님: 제3의 공간이라는 건 제1, 2의 공간이 있다는 거잖아요. 사는 곳, 배우는 곳이 아닌 공간이 제3의 공간인데 지금까지는 상업공간이 제3의 공간 역할을 담당했던 것 같아요. 이제는 제3의 공간이 조금 더 공공 공간이 되어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신혜미 매니저와 함께 발표했던 것도 공공 공간 개념에서의 어린이 공간이었는데요.(강연 내용 링크) 제1,2의 공간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경험할 수 없던 공간감, 공간의 경험, 그런 걸 할 수 있는 공간이 제3의 공간이고 그 공간은 돈을 내고 이용하는 상업공간이기보다 공공 공간일 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요. 공원의 벤치처럼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접근해서 새로운 탐험을 시작할 수 있는 거죠.
Q. 트윈세대에게 제3의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요?
지정우 소장님: 제가 생각하는 트윈세대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단계, 무언가 탐험을 시작하는, 자기만의 세계를 탐험하기 시작하는 세대인 것 같아요. 그래서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은 그 탐험을 떠나는 일종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면서 공간 자체가 탐험의 대상이 되는 우주가 되는 공간이죠. 그래서 새로운 탐험을 시작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공공의 관점에서 열어주고 그런 탐험을 받아줄 수 있는 구석구석의 배려가 있어야 합니다. 본인만의 우주를 만들어가는 시작점에 서있는 트윈세대에게 탐험할 수 있는 공간, 기회,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서민우 소장님: 반대의 개념에서도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은 게 집, 학교/학원을 제1,2의 공간이라고 하지만 어떤 아이들에게는 제1,2의 공간이 없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아이들이 제3의 공간을 어떻게 느낄 것인가도 생각해봐야 하는 것 같아요. 예를 들면 돌봄 교실 프로젝트를 하면서 돌봄 교실이라는 것이 과연 아이들의 삶에서 어디에 위치해야 하는가, 학교처럼 늘 뛰는 노는 곳이어얄지 집처럼 아늑하고 사적인 요소가 섞여야 하는 건지 두 가지의 경계에 있는 듯했거든요. 트윈세대처럼 새로운 출발점을 맞이하면서 기대하는 활동적인 아이들도 있지만 혼자 있고 싶은, 아지트가 필요한 아이들도 있어서 여러 상황, 가능성을 모두 고려해봐얄 것 같아요.
트윈세대를 위한 공간은 탐험을 떠나는 일종의 전초기지이기도 하면서 공간 자체가 탐험의 대상이 되는 우주가 되는 공간이죠.
Q. 공공 공간으로서의 트윈세대를 위한 제 3의 공간은 어떤 의미일까요?
지정우 소장님: 탐험을 떠나는 기지이긴 하지만 기지가 한 가지의 모습은 아닐 거고 모두가 출발선에 있는 것도 아닐 거예요. 어떤 아이는 초3부터 달려와서 가고 있는 아이일 수도 있고, 어떤 아이는 중1이지만 탐험을 시작하는 아이도 있고 탐험의 결, 레벨, 정도가 다 다르기 때문에 그 아이들이 다 모여있는 "공공공간으로서의 트윈세대 공간"이라면 각자가 탐험을 떠나는 다양한 길(Path)이 맞물려 있는 중성적인 공간일 거예요.
제1,2의 공간과 달리 공공공간으로서의 제3의 공간은 그만큼 나 혼자만 달려가는 공간이 아니에요. 집에서처럼 혼자 무얼 먹고 TV 보는 게 아니고, 그렇다고 학교처럼 선생님이 지시하고 규율을 따라야 하는 게 아니고, 각각의 독립성과 자주성은 있는데 그게 옆에 친구, 아이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죠. 내가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모습이 옆 친구에게 재밌어 보여서 함께할 수도 있는 거고 내가 하는 것을 옆 친구에게 가르쳐줄 수도 있고 옆 친구의 탐험에 방해되지 않도록 공공 예절을 지키기도 해야 하고 그래서 상업적인 공간과 다른 의미인 거죠. 돈을 냈으니까 나는 온종일 뛰어다닐 거야 식의 자기 목적만 충족하고 나오는 곳이 아니라, 여긴 공공의 장소이기 때문에 각각 다른 일이 벌어지고 그러면서 배려도 있고 다른 사람들의 모임이나 활동에 호기심이 생겨서 잠깐 발을 담가보기도 하고 이런 소통과 협력이 벌어질 수 있는 장소인 거죠.
공공공간으로서의 트윈세대 공간이라면 각자가 탐험을 떠나는 다양한 길(Path)이 맞물려 있는, 그 안에 배려와 소통이 공존하는 중성적인 공간이라고 생각해요.
Q. 이번 프로젝트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면 뿌듯할까요?
서민우 소장님: 저는 뭐랄까, 다 끝나고 나서 2%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도 굉장히 만족하는 결과가 나오면 제일 뿌듯할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다음 건축가, 다음 운영자, 다음 사람이 다음번 기회에 발전시킬 수 있는 여지로서 많은 사람들이 트윈세대에 관심을 가지고 계속해서 깊이 이해하고 알아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아이들이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는 공간으로서도 2% 부족하더라도 잘 쓰이고 운영되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정우 소장님: 운영자 그룹이나 트윈세대 아이들이 참여해서 다른 벽을 한번 더 친다든지 책을 다르게 배열해본다든지 서가를 놓는다든지 하면서 계속 바꿔보고 큐레이션 해보고 그럴 여지를 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공사가 끝나고 나면 전주에 계신 분들이 아이들과 함께 주체가 되어 그 공간을 계속 이야기로 채워가시길 바라며 그분들의 여지를 남겨주는 것이죠. 이번 프로젝트가 공간을 딱 만들고 짠 보여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거잖아요. 이렇게 다양한 주체가 모여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보고, 각자의 전문성을 가지고 의견을 나누면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작업하는 프로젝트의 과정 자체가 결과인 것 같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기존에 없던 새로운 공간을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제대로 만들어갈 용기와 영감을 얻길 기대합니다.
트윈세대를 이해하는 최고의 방법은 서로가 계속해서 배워가고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건축가
트윈세대가 배움을 당하는 입장이 아니라 가르치는 차원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기를 고민하는 건축가
트윈세대 각자 자기만의 탐험을 떠나는 전초기지이면서 공간 자체가 우주처럼 하나의 탐험 대상이 되길 바라는 건축가
트윈세대 각자의 탐험이 교차하면서도 공공 공간으로서 배려와 소통이 공존하는 중성적인 공간을 상상하는 건축가
이유에스플러스건축이 만들어갈 트윈세대를 위한 제3의 공간,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 아빠 건축가, 두 소장님과의 인터뷰 : https://brunch.co.kr/@weseesaw/18
>> 두 소장님의 "어린이와 공공 공간" 강연 : https://brunch.co.kr/@weseesaw/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