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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PD Jul 31. 2021

좋아하는 일에서
기회를 찾기로 했다

직업은 잘하는 일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고?

교과서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로, 자아 성취와 경제 활동을 제시한다. 선배들은 좋아하는 일보다는 잘하는 일을 하라고 한다. 잘하는 일이어야 경쟁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경제 활동과 자아 성취가 균형을 이루고 있는 조언은 아닌 듯하다.


초등학교 시절, 제법 수학을 잘한다는 칭찬을 받곤 한다. 고등학교 때 만난 전국 수석권의 친구는 다른 차원의 실력의 존재를 알려준다. 대학에서 만난 친구의 미적분을 보고 다른 세계의 수학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만난 IQ 180의 수학 천재는 16차원이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그려진단다. IQ 180의 그녀에게 좌절감을 주고 MIT로 유학 간 친구는, 수학자의 길을 접은 그녀의 선택을 부러워한다. MIT는 또 다른 수준의 세상이란다.


천재성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분야도 있다. 경험적으로, 프로그래머의 세계도 그러하다. 수학이 아담 스미스의 절대 우위론의 세계라면, 프로그래머는 리카도의 비교 우위론의 세계다. 말콤 글레드웰의 만 시간 법칙의 적용이 가능하다, 비교 우위도 노력이 따르지 않으면 갖추기 쉽지 않다. 재능은 흥미를 유발하는데 도움이 되곤 하지만, 잘하게 되는 데에는 대가는 따르기 마련이다. 아인슈타인도 천재성만으로 상대성 이론을 찾은 건 아니다. 첫 스케이팅 수업에서 재능을 발견한 김연아의 세계 1위도 인고의 시간 위에 세워진다.


만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면, 그 시간까지 즐거울 수 있다면 어떨까. 만 시간의 함정이라고 하는 집중력까지 보탤 수 있다. 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둑을 대학에서 전공하고 있는 분의 이야기가 흥미롭다. 프로의 세계는 특별한 재능의 세계란다 (노력은 당연하고). 중학교 시절, 바둑에서의 비교 우위를 바탕으로 확장적으로 세상을 본다면 기회가 많다는 조언을 듣게 되었단다. 이에 힘 입어 좋아하는 바둑을 전공하기로 했단다. 현재 그는 바둑 이외의 좋아하는 다른 분야와의 융합을 시도하는 중이다. 김민식 PD는 상위 30%에 들어가는 3가지 영역의 교집합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 강연이 떠오른다.


몇 해 전 스승의 날이었다. 교수님은 취미 생활을 시작하는데, 잘 되지 않아서 그만 두기로 하셨단다. 잘해야 한다는 생각은 취미 생활 자유까지 침범하곤 한다.


경제 활동은 취미와는 달라서, 세상에서 필요한 모양새로 포장하는 수고를 피할 수 없다. 포장 또한 좋아하는 방향을 선택한다면, 이 또한 30% 이상의 비교 우위로 이어진다. 최고일 필요는 없다. 이를 바탕으로 삶을 꾸릴 수 있는 행운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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