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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문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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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솔매 Feb 12. 2024

저물 때


잔잔한 안개빛 초저녁

나는 생각에 잠긴다

    

진지한 공기에

잃어버린 생기를 더하듯

물방울이 맺힌다


그러나 숨길이 아무리 젖어들어도

이 건조한 목마름은 가시질 않아


나는 생각에 잠긴다

체리를 닮은 허파

치우친 심장

중요한 것은 다 붉다고.


나는 깨어나는데

날은 저물어가고

들려온다

숨과 사랑과 관능이 담긴 그 사람의 말


신부를 내놓아.

   

다 갈라진 목소리

짙다

나는 부연 창밖을 응시하며 천천히

머리를 빗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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