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딸 육아하면서 러닝하는법 궁금하시죠?"

'덕업일치' 성공한 '팔방미인' 김은지 러너

by 아임유어엠버

“지금 병가랑 육아휴직 같이 써서 몸을 사려야 되는데 그런 상황이 안 되고 있어요.”


초등학교 교사인 김은지 러너(1984년생)의 일상은 연예인 뺨친다. 그리고 스태미나(라고 표현해야 맞을 듯)가 엄청 나다. 기자에게 8월 들어 며칠 동안 보낸 카톡만 봐도.


요즘 한식조리기능사에 집중하는중..ㅎㅎ 오늘 8시간 요리(학원 6시간&집 2시간) 했더니 넘 힘들어요ㅠㅠ
경기도에서 하는 탄소중립 봉사 함께 하실 분 계신가요? 오늘까지 모집이래요^^


올 상반기에 육아휴직을 쓴 김 러너는 복직을 며칠 앞두고 있다. 육아휴직 기간 아이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도 시간을 알차게 보냈다. 세계시민교육 연구회 활동하며 강의도 나가고, 기후환경 교육자료도 개발했다.


“아! 물론 건강과 육아에 무리되지 않는 선에서 했구요~ 복직하면 오랜만에 담임이 아닌 전담교사(5학년 과학)를 하게 되어서 환경 자율동아리를 운영해볼까 해요”


초등교사인 그의 부캐는 4년차 러너다. 그리고 본캐는 세 딸의 엄마다.


2023년 jtbc 마라톤(김은지 러너의 첫 풀코스 마라톤). <김은지>


chapter1. 러너 김은지


러너로서는 '탑걸즈크루 7기'에 참여했고, 런데이 앱이 만든 '러너스 헬스크럽 1기' 멤버로도 기자와 함께 참여했다. '가민 런클럽(GRC) 3기'로 활동하며 2023년 첫 풀코스 마라톤(JTBC)을 완주했다. 현재 소속크루는 러닝BK, RGRG, 런티풀, 무해런 크루다.


김 러너는 올해 목표로 2025 JTBC 풀코스 완주를 꼽았다. 세 번째 풀코스다. 올 2월 갑상선암 수술 후, 회복을 목표로 한다고.


그 외에도 많다. 연 1회 풀코스, 연 1회 가족러닝대회 참가(23년부터 3년째), 해외 마라톤 참가, 딸들이 크면 함께 릴레이 또는 동반주, 손주들과도 3대가 달릴 수 있게 꾸준히 체력 관리하기, 시각장애인 동반주 꾸준히 하기...


연예인도 이렇게 바쁘진 않을 것 같다. 런예인이 따로 없다.


러닝은 어쩌다 시작하게 됐나요?

제가 러닝을 시작한 건 코로나 시국 때였어요. 움직임이 많지 않으니 7kg가 쪄있더라구요. 물론 체력도 많이 떨어져있었죠. 이렇게 지내서는 안되겠다 싶어서 운동을 하려고 홈 필라테스 기구를 신청했는데, 아시죠? 잘 안하게 되더라구요~(웃음)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감량 성공 환급 이벤트'에 참여해서라도 운동을 해볼까 해서 감량 전 사진을 찍었어요. 집에서 브라탑에 쇼츠를 입고 사진을 찍어뒀죠. 사진만 찍고 홈트 기구에는 먼지만 쌓여갔구요~


그러던 어느 날, 친정에 놀러간 적이 있어요. 아버지께서 손녀들 사진을 보시다가, 제 사진을 보게 되신거죠. “아니, 우리 딸이 언제 이렇게 살이 쪘어?” 하시는데 그 순간, 얼굴이 확 달아올랐어요. 그때 운동해야겠다는 의지를 갖게 된 것 같아요.


결심은 하더라도 러닝 세계에 발 디디기가 어렵잖아요. 어떤 경로로 러닝에 정을 붙인 거에요?

마침 직장 동료가 ‘런데이’라는 어플이 괜찮다더라며 소개를 해줬어요. ‘30분 달리기 도전’ 프로그램으로 시작을 했죠. 그때가 2022년 4월 말이었는데, 5~6월 즈음 런데이가 오픈 채팅방 파서 러닝 인증하고 소통하는 ‘바른 생활 루티니 1기’를 뽑았어요. 두 달 과정을 30~40명이 1~2만 원의 돈을 내고 참여했죠. 일주일에 세 번을 뛰고 그걸 주 1회 sns에 인증을 하면 주차마다 리워드를 주는 형식이었어요. 나보다 더 바쁘고 힘든 상황인 사람들도 뛰는 걸 보면서 자극을 받았어요. 그 이후에 바른 생활 루티니 프로그램을 2기 3기 5기 이렇게 계속 하면서 러닝을 꾸준히 하게 된 것 같아요.


말씀 듣다보니 러닝을 생활 습관으로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네요?

맞아요. 그리고 러닝 하며 만난 인연이 참 중요하다는 생각도 해요. 바른 생활 루티니 3기 분들하고 만든 단톡방이 있는데 지금까지도 20명 정도가 톡방에서 소식을 전하고 러닝 이야기도 나누고 있어요.


그분들 생활권이 전국 각지에 퍼져있어요. 부산, 대구, 광주, 서울 등이요. 2023년에는 트레일 러닝이 재밌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운탄고도 SKY RACE'에 참가해서 20km를 함께 달렸요. 온라인에서만 소통하던 분들과 오프라인에서 만나서 1박을 하고, 먹고 쉬며 트레일러닝을 한 것이 정말 신기하고 또 즐거웠어요. 올해에는 경주 벚꽃 마라톤과 빵 트레일런에서 다시 회동했어요.


저희끼리 하는 우스갯소리로 ‘돈으로 의지를 사야 달린다’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다들 몸소 느껴봤거든요(웃음). 6월엔 주차별로 리워드를 주는 ‘런데이 5959 챌린지’에 돈을 내고 같이 참여했어요. 10km 1시간 언더를 목표로 하는데 챌린지 전체 인원은 50명이었어요. 챌린지를 통해 적절한 보상(?)과 격려를 받으며 다시 습관을 잡았어요. 이 때 저도 갑상선 수술 후 동위원소 치료를 끝내고 다시 체력을 올리려던 때라 챌린지의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바쁜 일상 속에서도 러닝을 틈틈히 하시는 거 보면 신기해요.

‘덕업일치’라고 할 수 있는 경험들이 꽤 있어요. 제가 가르치는 아이들한테 좋은 러닝 대회 있다고 공유해주면서 함께 참가하는 식이요. 그래서 애들도 학부모도 제가 러너인거 다 알아요.


2023년 풀코스 JTBC마라톤을 뛸 때는 첫 풀코스이다보니 완주할 자신이 없었거든요? 그때 비 온다고 해서 방수 라벨지를 배번표에 붙여서 당시 5학년 저희 반 아이들에게 줬는데요. 애들이 거기다 유성매직으로 응원 메시지를 적어줘서 큰 힘이 됐어요. 그 일이 있고 작년 방학에 걷거나 뛰고 ‘런데이’ 앱을 통해 인증하는 클래스를 운영하게 되어서 일과 취미를 결합할 수 있게 됐죠.


작년에는 대한구강보건협회에서 ‘제1회 튼튼이 마라톤 대회’를 열었는데 저희 반 아이들이랑 함께 참가했어요. 가족끼리만 가려고 했는데 어린이 참가비가 5000원이고 리워드는 3~4만 원어치여서(그것도 대회 전에 우편으로 배송해 줌) 가성비가 좋은 거에요. 그래서 홍보대사처럼 이야기를 했는데, 세상에! 저희 반이 30명쯤 되는데 아홉 가정이 신청을 했어요.


대회장 시작 전에 만나서 무대에 올라가 단체 사진도 찍고, 제가 집에서 챙겨온 러닝용품을 나눠주기도 했어요. 대회가 시작되고서는 각자의 속도대로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뛰며 '따로 또 같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저 또한 당시 유치원생이었던 막내가 중간에 넘어지면서 계속 걸었었는데, 소통을 위해 열었던 오픈채팅방에서 학부모님들께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걱정하고 응원해주셨던 기억이 있네요(웃음). 아마 같은 엄마의 마음이지 않을까해요.


chapter2. 엄마 김은지


세 딸도 러닝을 한다고 들었어요.

세 딸도 저를 따라서 러닝을 하는데요. 몇 년 전 안정은님이 주최하는 수원 화성 러닝 행사에 가족들도 같이 와도 된다 그래서 딸들이랑 갔어요. 저는 고향이 수원이라 화성을 좋아하고 그 근처 학교에서 근무하기도 했죠. 젝시믹스에서 나온 어린이용 러닝탑 색깔이 마침 세 종류이기에 한 명씩 입혀서요.


제가 그 때 공저로 책을 냈던 것이 있어서 선물로 드리려고 챙겨갔었는데, 안쪽에 제 싸인을 하니 딸들도 편지를 쓰고 싶다고 하더라구요. 그 당시 첫째 임신 중이던 안정은님께 "아기 건강하게 출산하세요"라며 편지를 써주었죠. 그리고 달리당 카페에 전시된 마라톤 메달(그 당시 6대 마라톤 완주)을 보며, "이 이모는 지금 임신하셨는데도 달리기를 하셨고 이렇게 멋진 삶을 살고 계셔"라고 했더니, 그 다음부터 "엄마, 안정은 이모 또 언제 만나?"하면서 러닝에 대한 관심을 보이더라구요.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좋았어서 그 이후에 ‘아 이것을 우리 가족의 문화로 하면 되게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좋은 건 함께 하고 싶은 거고 사랑하는 거예요. 저는 해외여행을 나가서 제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뭔가 생각도 넓어지고 그릇도 더 커지고 어떠한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력도 생겼다고 생각하는데 저희 신랑은 반대로 그렇지 않거든요. 근데 그게 그 사람이 나가 본 경험이 없어서라고 생각을 해요.


아무리 그래도 체력적으로 힘들지 않나요? 엄마로서, 러너로서 다 잘하는 거요.

맞아요. 이번 주말에는 가족들하고 놀아주긴 해야 해요. 주중에 못 뛰었고 가을 풀코스를 앞두고 있으니까요. 제 상황상 주말밖에 lsd 훈련을 못 하는데 지난주에도 원하는 만큼은 못 뛰었어요. 아이들과 물놀이를 가느라고요. 밤에는 피곤해서 뛰기 어려울 거란 생각에 발상을 전환해서 아침에 14km를 뛰고 애들이랑 수영장에 놀러갔어요. 그리고 놀러가서는 ‘수영장 리커버리’를 한 거죠! 육아와 러닝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도 가족들이 제가 뛰는 거를 또 인정해주고 응원해줘서(특히 신랑이) 감사해요.


요새 일이 많다보니 밤낮이 바뀌어서 시간 관리는 앞으로도 저에게 좀 주어진 큰 숙제일 것 같기는 해요. 그동안의 생활 습관을 한번 바꾸기 위해서는 정말 혁신적으로 노력해야하는데 어렵잖아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해야 되는데 대회 때가 아니고서는 그게 쉽지가 않더라고요.


올해 가족 러닝대회 계획이 있으신가요?

아이들이 디즈니 캐릭터를 좋아해서 디즈니런을 신청했는데 인기가 많을 것 같아서 당첨될 지 모르겠네요.(추후 물어보니 안됐다고 한다) 안되면 '슈퍼블루 마라톤'에 참여할까해요. 재작년에 민지님과 함께 자원봉사 했었는데, 기억하시죠? 작년에는 시각장애인 동반주자로 함께하며 가족과 함께하면 정말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청소년은 참가비가 무료인걸로 알고 있어서 아마 올해는 '슈퍼블루 마라톤'으로 가족런을 하게 될 것 같아요. 막둥이가 요즘 계속 뛰자고 조르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8월 말부터 뛰자고 설득하고 있어요. 좀 선선해지면 주 1회라도 가족들과 함께 뛰며 대회를 준비해보려구요.


앞으로의 계획은요?

러닝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일에 애쓸 것 같아요.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데 좀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러닝을 하다 보니까 비대면으로 뭔가를 기부하는 챌린지 같은 게 많더라고요. '함께고워크'(자살 예방 걷기), '원더슈즈런'이나 '워터런' 등 개발도상국 사람들을 돕는 기부런, 취약계층 여성을 위한 '런포더문' 등에 참여했어요. 작년에는 시각장애인과 함께 뛰는 빛나눔 주자가 되기 위해 VMK에서 가이드 러닝 훈련에도 참여해서 슈퍼블루 마라톤을 함께 뛰었어요.


요즘은 무해런에 꽂혀있어요. 제가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러닝이라는 취미랑 제가 강의를 나가는 사람들한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연결해서 강의 자료로 쓰기도 해요.


러닝이라는 취미가 정말 좋지만 대회에서 쓰레기가 많이 나오잖아요. 종이컵, 비닐 우비 등이 주로에 뒹구는 모습이 흔하죠. 기안84가 뉴욕 마라톤 나간 것 보셨어요? 대회참가자들이 기부할 만한 옷을 입고 와서 뛰다가 기부함에 넣으면, 취학 계층 사람들에게 기부가 된대요. 독일 마라톤도 마찬가지로 다회용컵을 쓰는 식으로 환경친화적이래요.


우리나라에서는 올해 '지구 닦는 사람들'이 국내 최초 쓰레기 없는 마라톤 '무해런'을 개최했더라구요. 최근에는 '무해런 가이드'를 만드신 것을 보고 바로 후원을 시작했어요. 기존에 후원하는 단체가 많긴 한데, 러닝과 지구를 사랑하는 사람으로 '후원하기' 버튼에 손이 먼저 가더라구요.(웃음) 지속가능한 세상을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러닝에서도 확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세계시민교육이나 환경 강의를 종종 하는데, 무해런 가이드를 보고 신나서 강의안을 추가한 저, 덕업일치 성공 맞지 않나요?(웃음)


기안84가 뉴욕 마라톤에 나갔을 때 보셨어요? 한국 마라톤 대회에선 종이컵, 비닐 우비 그런 게 주로에 뒹굴잖아요. 그런데 뉴욕마라톤에선 러너들이 자기가 기부할 만한 옷을 입고 와서 뛰다가 그 옷을 버리면 그게 취약계층 사람들한테 기부가 된대요. 독일 마라톤도 마찬가지인데 다회용컵을 쓰는 식으로 환경친화적이죠. 우리나라도 슬슬 변화하고 있지만 이런 문화가 확산되면 좋겠다하는 생각을 갖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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