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의 아침 산행
아침에 남편이랑 산을 올랐다.
아이가 학교에 가면 남편과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래서 나의 글엔 남편이 많이 등장한다.
건강을 위해서 매일 아침, 저녁으로 걷는 요즘.
오늘은 문득 남편이 동네 뒷산을 올라보자고 말했다.
나는 아무 데나 가도 좋다고 말하긴 했지만, 산을 얘기하니 바로 싫다고 대답했다.
평지를 오래 걷는 것은 할 만 하지만, 산을 오르는 것은 너무 힘든 일이다.
올라갔다 내려오는데 30분밖에 안 걸리는 코스지만 운동량이 어마어마하다.
고민을 하다 오랜만이니까, 이번에 안 하면 올해 또 언제 오르나 싶어서 가보기로 했다.
트레킹화를 찾아 신고 선크림도 바르고 단단히 무장을 하고 산을 올랐다.
도심과 가까이 있지만 산은 입구부터 바로 숲이라는 것이 체감된다.
영화에서 화면전환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산 입구에 발길이 닿자마자 공기가 바뀐다.
그날의 습도와 바람 자연의 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9월의 마지막주. 가을로 변화하는 숲을 느끼며 산에 올랐다.
체력이 올랐는지 정상까지는 꽤 오를만했다.
남편은 힘들어 보여서 그의 심박수를 물으니 145란다.
운동이 제대로 되고 있는 듯하다.
정상에 이르고 다시 평지 구간이 나왔다.
동네 뒷산이지만 정상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꽤 모여 있었다.
저마다의 이유로 산행을 했겠지만 그들의 표정은 편안해 보였다.
정상까지 올라간 사람들만 공유할 수 있는 만족감인가 생각했다.
평지에선 속도를 늦추고 바람을 느끼며 천천히 걷었다.
그리고 이제 하산을 해야 할 때다.
내려갈 일만 남았는데, 길이 너무 험난했다.
비가 온 뒤라 미끄럽기도 하고, 군데군데 계단을 공사하는 곳이 있었다.
올라간 만큼 내려오면 좋으련만 돌아서 내려가려니 두 배를 걸어야 했다.
남편과 나는 내려가면서 다음엔 이길로 오지 말자고 다짐했다.
우리는 풀린 다리로 터덜터덜 산을 내려왔다.
내려와서 시계를 보니 23분 밖에 안되었더라.
그런데 왜 이렇게 힘든 거지? 하면서 새삼 운동량을 실감했다.
남편이 다음에도 또 여기 오를 거냐고 묻기에, 이번 주는 어렵다고 대답했다.
내려가는 길에 무인 카페를 발견했다.
아이도 친구들과 자주 가는 곳이었는데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꽤 안락한 느낌이었다.
구경만 하려던 우리는 앉아서 시원한 아이스 음료를 먹었다.
오늘은 또 새로운 시도를 했다.
산에 오르고 내려와서 새로 찾은 무인카페에서 시원한 음료를 먹이며 휴식했다.
가끔은 이렇게 힘들 것을 알아도 시도해 보면 또 다른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