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용의 자세

나는 선비랑 산다.

by 꿈꾸는왕해

남편은 항상 여유롭다.

그는 이해심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 엄격한 사람이다.

남과 비교하기보다 자기의 어제, 한 달 , 일 년 전과 비교하는 사람이다.


그는 남을 시기하지도, 흉보지도 않는다

살면서 이상한 사람을 만나면 나는 울그락불그락 얼굴을 붉히는데,

그는 일반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딱 선을 그어 표현한다.


연애때할 때부터 결혼생활 내내 그가 비속어를 쓰는 경우를 거의 못 봤다.

정말 손에 꼽는데, 가끔 운전할 때는 나를 위해 일부러 해줄 때가 있다.

남편이 욕을 하면 너무 안 어울려서 웃음이 빵빵 터진다.


이렇게 조선시대 선비 같은 내 남편.

그가 늘 강조하는 마음가짐은 타인에게 관대하고, 관용의 자세로 살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남편은 적이 없다. 관용을 잘 베풀고 사나 보다.


그런데 가끔은 불편할 때가 있다.

어떤 문제가 생겨서 타협점을 찾아야 할 때가 너무 어렵다.

우리가 피해본 상황에도 그는 이해하며 피해를 감수할 때가 많다.

나는 이해득실을 하나하나 따지는 사람인데 우리가 너무 많이 양보하고 배려하는 것 같아 불편할 때가 있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어떻게 합의를 볼까?

물질과 관련된 것은 내가 잘 체크를 해서 이해득실을 따진다.

사람과 관련한 문제는 남편의 생각을 참고한다.

그러면 덜 손해 보고 타인과 어우러져 살 수 있더라.


태생이 내 몫을 잘 챙기고 싶은 나는 남편을 만나서 달라지고 있다.

타인을 바라보는 따듯한 눈길을 닮아가고 있다.

같이 살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으면 좋겠다.

이렇게 살다 보면 언젠가 나만의 방식으로 관용을 품은 사람이 되어 있지 않을까, 조심스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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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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