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은WhtDrgon. 210528 #게임기획자하얀용
이 글은 <메타버스+사업=?>에서 연결되는 글로 많이 언급되지만 저마다 이야기가 다른 '메타버스'에 대해서 다른 영역의 결합을 통해 상상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글이다. 짬짬이 생각의 흐름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교열이나 퇴고를 거치지 않았음을 미리 양해를 구한다.
무언가를 새로 고민해야 할 때는 '낯설게 하기'기법을 쓴다. 원점 재검토. 그래서 단어의 정의와 분류부터 시작하는데 우리에겐 제목대로 메타버스, 사업, 영화 3개의 단어가 있다. 그럼 영화란 정확하게 무얼 말하는 것일까?
가. 고객 : 영화관에 가서 관람하는 행위.
나. 유통 : 대본, 감독 선정, 투자 및 배급, 상영의 유통판매.
다. 상영 : 영화관의 스크린에 콘텐츠가 상영되는 것.
라. 극장 : 영화관 구조와 이용법.
마. 제작 : 영화 제작의 기법들. 카메라. 조명. 배우. 구도. 로케이션. 씬 구성...
바. 영상 : 극장뿐 아니라 비디오, VOD, TV, 핸드폰에 재생되는 영화 타이틀.
고객 : 코로나가 극장에 타격을 줬다는 이야기는 많이 있는데 일종의 하강 소용돌이. 사실 나는 보고 싶은 영화가 있는데 코로나 우려로 극장에 가지 않았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전에 보고 싶은 영화가 없었으니까.
무엇보다 '영상'에 대한 니즈가 줄었다. 너무 많은 영상을 보고 있지는 않은가 생각될 정도. 아이맥스, 불가피한 경우 가장 큰 스크린을 가진 관(보통 1관) 외에는 극장을 가본 적이 별로 없다.
유통 : 영화사는 극장을 위해 존재하는 게 아니다. 극장은 텔레비전 같은 단말기 시설이고, 이미 VOD산업의 중심이 된 지 오래됐다.
시간 : 극장과 개인용의 차이 중 하나는 관객이 (재생) 시간에 개입한다는 것이다. Play 혹은 Pause 또는 Skip. 메멘토나 테넷, 12 몽키즈 란 영화는 하나는 감독의 의도로, 두 개는 설정의 이유로 시간 순서가 꼬여있는데 이걸 A,1,2로 결합해서 뭔가 해볼 수 있겠다는 느낌.
분기 : 영화 상영이 마치 '내비게이션 주행' 같은 느낌이라면, 각 분기의 삽입, 순서의 재변경, 특정 주인공의 경로만 모아보기 등의 새로운 경로의 제공은 어떨까. 너무 전형적인 것 말고, 극장용 한 편에서 편집되고 누락되는 부분을 합쳐서 분기나 추가분으로 1급(상영용) 외에 2급, 3급을 넣거나, 2회 차부터 랜덤으로 재생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극 중에 등장한 어떤 부분을 계속 플레이할 수 있다거나. 해변이나 산? 전투?
상영과 극장 : VOD로 공급된 데이터가 프로젝터를 거쳐 스크린에 쏴지고 그게 의자에 앉은 관객의 망막에 맺힌다. 이 의자까지 가기 위해 사용자는 정류장/주차장. 쇼핑몰을 거쳐 팝콘매장과 로비와 매표 기를 거쳐 홀을 지나올 것이고. 여기에 메타버스가 트윈, 트랜스포테이션, 게임 맵이 들어갈 자리. 영화에 출연한 배우의 AI 캐릭터를 세울 곳은 없을까? 팝콘을 파는 것도 좋겠다. 근래 극장의 경험 중에 극장 스낵 배송은 인상적이었다. 이럴 거면 모든 직원을 배우로 바꿔도 괜찮을 듯. 나갈 때는 전자 굿즈를 사 가고, 거대한 포스터와 입상에서 사진 찍을게 아니라 아예 들고 가서 메타버스의 내 방 (혹은 섬, 행성, 우주선)에 세워놔도 좋겠다.
형식은 창의를 지배한다. 새로운 디바이스(스크린, TV, 스마트폰, VR, 와이드 모니터)가 나오면 처음에는 그 이전에 있었던 문법을 따라 하고, 그다음엔 그 형식에 최적화된다. 특히 영화는 가로 스크린이 백 년도 넘었다.
스마트폰에서 세로 영상, Vertical 이라고도 하고 포트레이트라고도 한다. 가로는 호라이즌, 랜드스케이프.
이름대로 가로는 풍경, 세로는 인물에 적합하다. 예전에 세로 영상을 감독님에게 요구했을 때 대답은 '사람 눈은 가로이고, 영상은 원래 가로다'라는 답을 들었는데... 그분에 대한 실망은 아니다. 제작환경이 무언가를 도전하기엔 상당히 열악했으니까.
하지만 구상 자체를 목적으로 한다면 인과, 원인과 결과가 뒤집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영상이 세로에 부적합한 것이 아니라, 대부분의 영상 구도가 가로에 맞춰져 있기 때문이라고.
당연한 말이지만 버티컬은 버티컬에 입각해 화면 연출을 연구해야만 한다.
참고 : 버티컬 연출법 https://www.youtube.com/watch?v=xRGIGLY0NYE&list=WL&index=1
우리는 글로도, 그림으로도, 사진으로도, 영상으로도 동일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단지 거기에 맞는 문법이란 게 있을 뿐이고, 관례화되어 그 UI에 너무나도 익숙해진 고객이 있을 뿐이다. 자동차가 반만 나온다고 이야기가 전달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만일 그랬다면 영화는 연극에서 넘어오는 시점에서 연극의 느낌을 표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망했을 테니까.
그냥 무언가를 촬영하는 것을 넘어선 초기의 영화 작품들, 가령 국가의 탄생 같은 작품들. 시작부터 연극과 닮지도 않았다. 영사기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그 차별점을 적극적으로 이용했다. 관객석에 카메라를 설치해두고 연극을 필름에 담는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물론 그런 작품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자 그럼 VR은 어떤가? 콘서트나 공연장의 좌우를 볼 수 있으면 되는 걸까? 그런 거라면 카메라 가져다 놓고 영상물을 만들어도 되는데, 그 수많은 콘텐츠들 중에 아이돌 기획사들이 그런 것을 안 만드는 이유는 뻔한 것이다. 그럼 그걸 VR로 만들면 팔린다는 걸까?
메타버스 + 영화에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 드는 것은 바로 <가상 스튜디오>이다.
바닷가의 모래알 같은...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이 엄청난 수의 모래알들은 어디서 프로세싱하고 모델링, 랜더링, 충돌 체크를 할까? 이게 무슨 이상한 질문인가?
안 한다.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그것이다.
그걸 '라플라스의 악마'대로 바이트로 그대로 옮긴다면 어마어마한 양일 것이다. 미시세계와 거시 세계를 포함하면 문자 그대로 '천문학적 용량'이 될 것.
우리는 이런 세계를 텍스트, 기호, 아스키코드, 타일, 스프라이트, 벡터, 패널, 폴리곤. 그리고 버추얼 디스플레이로... 게임 세계에서 그리고 가상세계에서 미지의 세상을 최신 기술을 통해 그리고 있다.
기억해야 할 것 2개는
무엇으로 표현하든 우리에게는 '원형의 세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내 경로 중에 '세계관'이 있는 것이고.
둘째는 인문적이며 디지타이즈적이지 않은 앞의 것과는 다르게 계수가 필요한 현실 영역에서 바이트가 생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제목의 바닷가의 모래알은 그런 의미이다. 자연은 용량 소모가 없어서 무책임하게 마음껏 거시와 미시를 자연스럽게 표현하지만, 그걸 모사하는 우리의 가상은 그 안의 핵심적인 것과, 그 안에서 익숙해진 우리의 자연 UI, UX, 프로세스를 모사해야 한다. 결국 중요한 것은 인간의 망막에 무엇이 투사되는 가니까.
자연과 기술 사이에 아무것도 없으면 그걸 현실적으로 느끼는 경향은 있습니다만, 곧 그 사이에는 무언가 놓일 것이고 그제야 현실과 구분할 수 없던 CG는 'CG티'라는 것을 가지게 된다. 매년 천배쯤은 발전하는 기술의 인플레이션 속에서 창작자들은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을 식별하고 인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의 자연 UI에 좀 더 다가간 VR의 경우는 모니터보다 더 심해질 것. 이때쯤 되면 이제 바이트 문제가 아니라 원리와 그 원리의 모사를 고민해야 한다.
아트 엔지니어 말고 기획자도. 감독도. 스토리보드 작가도. 기획자가 던전을 그리기 위해 원형을 그리는데 그 영역이 종이를 벗어나듯, 스토리보드 작가도 그렇게 될 것이다. 종이에서 모니터로, 모니터에서 어딘가로.
이런 관점이 더욱더 모든 학문들이 게임과 가상세계에 포함되어야 하는 이유가 된다. 화면 전체가 결국 가상이라, 원경, 근경, 고정물, 동적 고정물, 같은 속도로 달리는 상대적 고정물. 내 위치 변화의 좌표를 인식시켜줄 비교 물, 사이즈를 인식시킬 비교 물, 가속, 감속을 인식시켜줄 고정물. 상대적으로 큰 크기. 그 크기가 왜곡이 발생하지 않는 안전거리. 눈이라는 것이 사람의 머리에 달려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내 신체가 구겨지는 것 같은 감각. 포커싱. 빛의 변화. 더 나아가 보는 것이란 정확히 무엇인가? 가속을 느낀다는 것은 정확하게 심리학, 신경학, 뇌과학, 운동역학에서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우리에겐 원점 검토가 필요하고, 다행히 우리에겐 위대한 자들이 대를 이어 평생에 걸쳐 쌓아 온 학문들이 있다. 이 모든 것들이 차곡차곡 다뤄지며 가상세계를 더 자연스럽게 만들고 있다.
가상 스튜디오는 그런 의미에서 영화, 드라마 같은 영상물과 본 투 더 VR영상물. (BTT라고 불러도 되나?) 이 탄생할 수 있는, 게임 기획자와 모든 영상 제작자들이 들어가야 할 업무공간이 될 것이다.
이 곳은 2백만 대의 카메라를 설치하고, 허공에 지향성 스피커를 설치하고 정확하게 원하는 조명을 보통 상상할 수도 없는 과학적으로 성립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놓을 수 있고, 모든 것에 작동 조건을 설정하고, 충돌하고, 반대쪽에선 안 보이고, 전혀 다른 곳을 비추는 거울, 이동시킬 수 있는 포탈. 마이너스 값을 가지는 어둠의 광원이 가능하고, 빛에게도 그림자를 줄 수 있는 초자연적 공간이다.
진정한 의미에서 마법 창조 공간.
아직은 툴이 상품이라기보다 정교한 기계에 가까워서 기술자들의 영역에 있지만, 조만간 모든 기술자들의 수고를 매끈한 Sci-fi느낌의 대시보드에서 버튼으로 조작하게 될 테니 너무 깊지 않게라도 이것저것 배워가야 할 때이다.
그리고 백 년도 넘는 위대한 영상 촬영 노하우들, 게임은 원래 이래야 해 같은 탁월한 지식들을 고정관념이란 이름으로 모두 내려놓는 고통스럽고도 홀가분한 결정이 계속하여 필요한 때이고. 당연한 듯 매년 1k 배씩 발전하는 시대에 모든 것은 시간문제니까.
게임 엔진은 개발자의 수준에 맞춰 용량을 더 절약해서 더 밀어 넣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거나, 용량은 내팽개치고 더 자연스럽고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해주는 수많은 툴이 있다. 그리고 게임엔진 자체도 메타 캐릭터 제작도구, 지형 건설 도구 등 일반인용 기능을 계속하여 만들어내고 있고. (일반인용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그 데이터를 게임에서 쓰기 힘들기 때문이다. 용량 낭비가 너무 심하다. 이곳은 생각보다 엄청난 최적화 기술이 적용되는 곳이다.)
너무 미래(?)까지 가지 않아도 레거시들은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가상스튜디오가 꼭 실시간으로 촬영 완성 물이 이뤄지는 것들을 만들 필요는 없다. 여기서 만들어지는 것은 촬영, 조명, 음향을 포함하여 확장된 영화산업 제작부서와 협력 기술자들에게 한꺼번에 뿌려지는 설계도를 만들게 될 것이고, 이 가상 제작물을 현재 현장에 쓰이는 일촬표 같은 종이 위의 형식으로 옮겨주는 것도 당분간 정말 멋진 사업이 되지 않을까?
그 후엔 각지에 있는 스튜디오들을 실측도면, 설치할 수 있는 시설들을 디지털 트윈으로 제공할 수 있게 해 주면 좋겠다.
김동은WhtDrgon 210528 #게임기획자하얀용
목차
남은 것
메타버스 + 공연예술
메타버스 + 야외공연
메타버스 + 액티비티
메타버스 + TRPG
메타버스 + 이스포츠 관람으로서? 경기자로서?
메타버스 + 예능
메타버스 + TCG
메타버스 + 시뮬레이터
메타버스 + 창작 취미 (싱크 룸, VR벽화)
메타버스 + AI 튜링 테스트
메타버스 + 휴식, 명상
메타버스 + 우주체험
메타버스 + 회사
메타버스 + 전시
메타버스 + 쇼핑
메타버스 + 소비
메타버스 + 교육
메타버스 + 공/사 교육
메타버스 + 심리치료
메타버스 + 연극 (또는 연극 교육)
메타버스 + 학교
메타버스 + 사물인터넷. 우리 집 집 지킴이, 반려 캐릭터
메타버스 + 지리학. 위성과 로드뷰의 한계를 극복하는 지도의 새 패러다임
메타버스 + 모델하우스
메타버스 + 여행
메타버스 + 금강운수
메타버스 + 코인
메타버스 + 포르노
메타버스 + 카지노
메타버스 카톡 (영통이 왔는데 상대방이 실제 얼굴이 아니라 아바타, 장소는 사이버 공간)
메타버스 단톡 방 (어떤 공통주제로 사람들이 모여 자유롭게 대화)
메타버스 SNS (자신의 개인 공간에 현생의 물건, 장면, 장소, 경험을 전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