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자일한 인생을 살아보고 싶어 졌다

평생 똑같이 이를 닦기 싫은 사람들은 모이자.

애자일. 스타트업과 IT회사를 다녔다면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단어다. 때문에 표지를 보고선 많은 사람들을 착각했을 것이다. 많이 들었기에, 보았기에 자신이 알고 있다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확실해지는 사실이 있다.

성장과 협력, 두 단어로 애자일을 설명하지 못한다면 알지 못한 것과 같다는 사실을.

이 책은 애자일이라는 어려운 개념을 기막힐 정도로 쉽게 설명한다. 그리고 하필 내게 지나치게 유용했다.

생애 처음으로 스타트업의 조직문화 담당자가 되어 조금씩 방향을 찾아나가고 있는 시기라, 동료들의 몰입과 만족을 어떻게 끌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깊었기 때문이다. 단 둘 뿐인 팀이 할 수 있는 일은 더 나은 방향을 찾기 위한 끝없는 고민과 토론뿐이었다.

입사 전, 서비스 중심의 사고를 되찾고 싶어 별생각 없이 신청한 서비스 기획자 클럽이었는데, 우연히 조직문화에 찰떡같은 이 책을 만난 것이다.

실제로 협력과 성장은 스타트업 문화의 근간이며 우리가 업무에서 느낄 수 있는 행복의 가장 큰 요인이다. 이 철학과 방법을 조직 문화에 담을 수만 있다면 무엇보다 강한 조직이 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책을 읽는 동안 참 자주 웃음이 났다. 우리의 지향점을 두 단어로 집약해가는 상황이 종이 위에서 펼쳐지는 걸 지켜보는 건 정말 즐거웠기에. 심지어 트레바리도 하지 않는 팀원에게 쇼호스트만큼 광고를 해댔다. ㅎㅎㅎ (우리 혜운님 놀란 눈이 생생)

또한 업무를 벗어나 결혼이나 육아 같은 인생의 불확실한 많은 순간들에도 애자일한 원칙을 도입하고 싶어 졌다. 인간미는 조금 없을지 몰라도, 개인적인 목표인 더 나은 생을 살다 가기에는 괜찮지 않을까 싶었다.

‘함께’, 또 ‘자란다’는 건 어떤 잣대를 갖다 대도 언제나 옳은 철학이니까.

따라서 회사에서도, 인생에서도 더 나은 내가, 그리고 더 나은 ‘우리’가 되고자 하는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평생 똑같이 이를 닦기 싫은 사람들은 모이자.

매일매일 우리 함께 자라자.

_ 본 독후감은 트레바리 ‘제품/서비스 기획자들-예용 1905시즌’ 참가자로 쓴 글입니다.